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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원준 바람소리 Nov 04. 2024

브런치 작가와 함께하는 테니스 이야기...

말짱 도루묵...

차르랑 밀당하기

내가 졌다 차르야!     

.

.

.     


[上略]     


고양이는 치아 구조상 충치는 절대 안 생기지만 치석은 아주 쉽게 생긴다고 한다. 차르의 밥은 주로 습식인데. 습식의 끈적함이 더 쉽게 치석을 만든다고 한다.     


그래서 선생님이 내린 처방은 철저한 관리뿐!

건사료만 먹일 것, 물 충분히 먹일 것, 양치 잘해줄 것!     


스케일링하고 온 날, 차르는 온 집안을 구석구석 순찰 후 내놓은 건사료를 오독오독 맛나게 잘 먹었다.  

‘오 생각보다 쉽겠군!’     


다음날, 어김없이 새벽 5시 밥 달라고 내 귀에 대고 아옹 아옹했다.

“차르야 밥 있는데..”

어젯밤에 북어 트릿 토핑한 건사료를 수북이 담아 놓았는데 그거 먹지 왜 안 먹고 깨우니 차르!     


밀당을 해야 되기 때문에 이불을 뒤집어쓰고 못 들은 척했다. 한참을 아옹대더니 할 수 없는지 오도독오도독 씹는 소리가 났다.

'휴 사료 바꾸기는 성공할 수 있겠군'
확인해 보니 1/3 정도 먹었다.

그날 온종일 내 꽁무니를 따라다니며 밥 달라고 다리에 비비고 깨물고 아옹 아옹 난리도 아니다. 북어 트릿이 고명으로 얹힌 건사료는 코만 대보고 홱 돌아서면서...

"인이 배긴 걸 하루아침에 안 주면 되겠니? 양을 줄여서 줘 봐라"
어머니가 안쓰러워서 못 보겠다며 나를 탓했다.

"어머니, 습식을 먹으면 잇몸 구멍에 다 쌓인다자나요. 그럼 이 다 뽑아야 된대요!"

찔끔찔끔 먹기는 하는데 허기만 때우는지 기운이 없고 눈도 또렷하지 못하고 장난감을 흔들어도 조금만 뛰다가 픽 쓰러져 누웠다. 온종일 건사료 몇 알만 먹은 것 같다. 그래도 나는 모질게 마음먹었다.
'차르는 이가 안 좋으니까 어떻게 해서든 바꿔야 해'


그러던 나는 이틀 만에 항복했다. 차르의 오줌똥 때문이었다. 오줌똥 양이 급격히 준 것이다.

음수량 감소, 스트레스-> 소변량 감소-> 신부전?

필요 이상으로 섭렵한 유튜브 상식이 내 모진 결심을 급전환하게 했다. 신부전은 고양이 사망률 2위에 랭크된 무서운 질병이라는데 덜컥 겁이 났다.

며칠 후, 주치의 선생님이 차르 어떠냐고 전화를 주셨다.
"선생님 저 밀당에 실패했어요"
"................"
"습식 다시 먹어요"

.

.

.


-브런치 작가 모니카 님의 글



     

작가님은 고양이의 건강을 생각하여 식습관을 바꾸려고 갖은 노력을 다하였지만 결국은 원점으로 돌아와 버렸다는 얘기.

나 역시 애완견을 30여 년 동안 키우면서 비슷한 상황을 맞이했을 때 노력이 허사가 되고 도돌이표가 되었던 기억이 난다.  


애완동물이 밥을 주는 사람을 주인으로 생각하는데 주인을 이겨보려고 고집을 피우겠는가... 단순히 내가 먹지 않는 음식이니까 거부하는 것은 아닐까? 이틀을 지켜봤지만 그대로 굶는 것을 보면서 나도 안쓰러워서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한 번 길들여진 습관은 고치기가 힘들다.


테니스에서 폼이나 스타일이 형성되는 시기는 켓을 처음 잡고 각 동작을 배울 때다. 올바른 폼이나 자세를 갖기 위해 비용을 지불하 레슨으로 배운 것과 아닌 것 차이는 분명히 있고, 가장 크게 작용하는 것은 어떻게 배우든지 개개인의 소질과 역량이 크게 차지한다고 본다.


각자스타일맨 처음 라켓을 잡 때 파지법에서 컨티넨탈, 이스턴, 세미 웨스턴, 웨스턴에 따라 개인마다 특성이 생기치는 에 따라서 베이스라이너인지 서브어프로치샷 후 트로 대시하는 발리 플레어인지 또 포지션도 포와 백으로 어느 쪽을 더 선호하는 지 진다.


초보시절에 폼이 만들어지고 그 자세나 위치에 익숙해진 상태로 중급 수준에 이르러 본인의 샷에 만족도가 떨어지면 더 나은 방향으로 고치기 위해 그립의 파지나 타구법 등 스타일의  변화를 생각하고, 시도해 보기도 하지만 생각만큼 쉽지 않을뿐더러 그것이 연습 때는 잘 되다가도 실전 게임에서는 본인이 평소 익숙했던 자세로 돌아와 버린다.


예를 들어서 베이스라인에서 자신 있는 스트로크로만으로 승부를 던 사람이 발리의 중요성을 깨닫고서 배워서 네트 플레이를 시도하다가 몇 번 에러가 나면 서비스라인 근처로 떨어지는 볼이 올 경우 상대 진영으로 넘긴 후에 한 발 더 앞으로 전진하는 것이 아니라 뒷걸음질 쳐서 베이스라인으로 돌아와 평소 익숙한 스트로크 자세 취하면서 다음 리턴 샷을 준비하고 있다.


한 번 시도를 했다가 이처럼 원래대로 돌아가버린 모습은 승패에 영향을 끼치는 에러에 대한 염려가 가장 크기에 그렇다. 러로 인해 파생되는 이런저런 생각이 많기 때문에 순간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지 못하고 말짱 도루묵 돼버린 것이다.


변화는 진화일 진대 한계복하지 못하면

스스로에게 굴복한 것이며 력은 상 제자리를 걸을 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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