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진이 엄마가 하는 카페 마당에 세 들어 살고 있죠. 그래요, 보시다시피 길바닥 출신 마당냥이지만 웬만한 집고양이 못지않게 행복하게 살고 있답니다. 가끔 카페에 절 보러 찾아오는 귀찮은 녀석이 있는데, 걔가 저에 대한 글을 쓰고 싶다네요? 조금 고민하다가 마침 저도 심심하던 차이니 허락해 줬죠. 제 묘생이 워낙 스펙터클하니 쓸 게 많을 거예요. 이래 봬도 사연 많은 여자랍니다. (아, 중성화수술을 해서 이젠 여자는 아니긴 하지만… 이건 됐고!) 앞으로 저의 이야기에 나올 등장인물들을 소개해드릴게요.
이 분은 제가 세 들어 사는 카페 사장님이자 진진이의 엄마예요.
제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인간이죠! 사실 저도 진진이 몰래 엄마라고 부르고 있어요. 갈 곳 없는 저를 거둬서 성심성의껏 길러 주셨으니 엄마나 다름없죠. 엄마 없는 묘생은 상상할 수도 없어요. 언젠가 진진이를 내쫓아버리고 내가 엄마의 딸이 되는 상상을 하는 것만으로도 즐거워서 킥킥 웃음이 나요.
얘는 진진이에요.
가끔 카페에 놀러 와요. 엄마나 카페 직원 언니오빠들은 일하느라 바빠서 자주 놀아주진 못 하는데, 진진이는 오면 하루 종일 놀아주니 반갑긴 해요. 자꾸 껴안으려 해서 조금 귀찮긴 하지만. 얘가 지금부터 저에 대한 글을 쓸 거래요. 절 좋아하는 줄은 알았지만 이 정도인 줄은 몰랐네요. 글 한 편 한 편 다 읽어보고 신랄한 비평을 해줄 생각이니, 눈물 콧물 쏙 뺄 준비나 하시길!
얘는 오랑이예요.
오랑이도 저 같은 길바닥 출신에, 저보다 2달 정도 늦게 이 카페에 입주한 녀석이에요. 사(4)랑이 다음이라 오(5)랑이. 누가 지었는지 참 센스 없죠? (진진이 귀가 가려울 거예요.) 오랑이는 세상에 둘도 없는 저의 베스트 프렌드였어요. 네? 왜 과거형이냐구요? … 그건 진진이가 천천히 알려줄 거예요.
참고로 저는 이렇게 생겼어요.
너무 예뻐서 깜짝 놀랐죠? 진진이의 그림이 실물에 많이 못 미치긴 하지만, 그래도 예쁘게 봐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