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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진진 Sep 21. 2024

내 한 몸 뉘일 곳 어디 없냐옹

사랑이의 보금자리 찾아주기


<1> 카페 무단입주냥

1-2. 내 한 몸 뉘일 곳 어디 없냐옹



집 보러 왔어요


새끼고양이에게 간택당한 후 가장 먼저 할 일은 이 귀여운 무단입주자에게 내 줄 공간을 찾는 것이었다. 일단 카페 안은 고려조차 안 했다. 우리 카페는 커피뿐만 아니라 빵도 내놓고 파는 곳이기 때문에, 빵에 고양이 털이 들어갈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생각해 낸 첫 번째 후보는 직원 기숙사였다. 카페 옆에 작은 직원 기숙사가 있어서 거기서 집고양이처럼 키울 생각이었다. 하지만 놀랍게도, 또 당연하게도 세상 모든 사람들이 고양이를 좋아하는 건 아니다! 직원들 중 고양이를 기숙사에 들이는 걸 반기지 않는 사람도 있었고, 하물며 고양이 털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도 있었다.


아무리 고양이가 불쌍하더라도 원래 있던 사람이 먼저니, 어쩔 수 없이 직원 기숙사는 기각되었다.



답답해 죽겠어!


다음 후보는 창고로 쓰는 허름한 컨테이너였다. 여긴 누가 사는 공간이 아니기 때문에 거부할 사람도 없었다. 그래서 한동안은 고양이를 컨테이너 안에 넣어놓고 가끔씩 밖에 풀어주는 식으로 키웠다.


하지만 더럽고 축축한 컨테이너 안에서 사람이 지나갈 때마다 창문에 딱 달라붙어 낑낑대는 고양이를 보니 그렇게나 처량할 수가 없었다. 결국 컨테이너도 기각, 고양이는 다시 바깥세상으로 나오게 되었다.



와일드한 세계


결국 실내 공간 중엔 고양이에게 내 줄 만한 곳이 없어, 자연스럽게 직원 기숙사 앞마당에 살게 되었다.


원래 밖에서 나고 자란 녀석이지만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 많았다. 마당은 무서운 야생동물들에게 노출된 환경이다. 가끔 음식물쓰레기를 뒤지러 오는 덩치 큰 고양이도 있었고, 뒷산에서 들개가 내려오기도 했다. 또한 날씨도 문제였다. 비가 오고 눈이 내리면 쫄딱 젖어버릴 아기고양이를 생각하면 마음이 아팠다.


결국 우리가 찾아낸 합의점은, 마당에서 키우되 주변에 어슬렁거리는 야생동물이 있거나 날씨가 궂을 때만 기숙사에 들여보내 주는 것이었다. 그것도 고양이를 싫어하는 직원이 없는 밤 시간에만.


그렇게 사랑이는 우리에게, 우리는 사랑이에게 적응하며 함께 살아가게 되었다.





너의 이름은


"야옹아, 야옹아~"


"엄마, 얘 계속 키울 거면 야옹이 말고 제대로 된 이름을 지어줘야 하지 않을까?"


"그러게. 그럼 사랑이 어때?"


"왜?"


"사랑스럽잖아."


"촌스러!"


(너 지금 뭐라 했냐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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