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끊임없이 변화하기에 아름답고 멋진 존재들이죠
인간이라는 존재는, 생 속에서 결과적으로 퇴보 없이 발전만 하는 존재일까?
우리는 모두 변화한다.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말이다.
경희와의 대화 속에서, 우리는 변화하는 인간에 대해 말했다. 어느 쪽으로든 우리 인간은 변화하기 마련이며, 한 발자국 뒤에 서서 바라보면 그 변화들은 모두 좋은 쪽으로 귀결되는 것 같다고.
우리는 모두 변화하기에, 아름답고 멋진 존재들이다.
우리 모두의 삶 속에서, 변화는 있지만 변함은 없기를 바란다.
오늘의 주제는 '우울'인데요. 마음에 들어요? 네, 마음에 들어요. 요즘과는 잘 안 맞을 수도 있는 주제인데요.
요즘과는 왜 잘 맞지 않는다고 느끼세요? 요즘은 우울과는 거리가 조금 있는 것 같아서요.
그럼 예전에 경희 씨는 우울과 거리가 가까웠을까요? 가까웠다가 멀어졌다가 하는 시기들이 항상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요즘 한동안은 꽤 멀리 있었어요.
그럼 결과적으로는 좋은 걸까요? 그렇다고 너무 만족스럽거나 행복한 것은 아닌데. (잠시) 올해에는 이전처럼 너무 깊은 우울의 늪에 빠지진 않았던 것 같아요. 저는 사실 우울한 것 좋아해요.
어떤 이유에서요? 생각도 많아지고요. 슬픔과 우울은 다르잖아요.
어떻게 다를까요? 슬픈 건 감정이 있는 것 같고. 우울할 때는 감정이 오히려 조금 사라지는 것 같다고 느껴요. 막상 말하려고 하니 애매하고 잘 모르겠네요. (웃음)
우울할 때에는, 그렇지 않을 때 하지 못하는 것을 할 수 있기도 하죠. 경희 씨는 우울할 때 무얼 하시나요? 저는 노래를 많이 들어요. 생각해 보면 이번 연도가 거의 끝나가는데, 올 한 해에 엄청 우울하지는 않았지만, 그렇게까지 행복하지도 않았던 것 같아요. (잠시) 사실 행복은 제게 높은 기준이 있는 것 같아서요. 좋았다고는 말하지만 행복하다는 말은 하기 어려운 것 같아요. '행복'이라는 말을 잘 안 쓰는 것 같은 느낌이에요.
그럼 경희 씨가 최근에 행복했던 적은 언제인가요? 지금 회상해 보면 행복했던 순간들은 꽤 많이 있지만, 그 당시에는 사실 행복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어요. 그냥 좀 괜찮은 하루다, 정도로만 생각하고 지나쳤던 것 같아요.
그럼 우리 경희 씨가 살아가는 이유는 무엇이에요? 좋은 순간들을 많이 만들기 위해서요. 과거를 회상해 보면 좋았던 순간들이 떠오르잖아요. 그런 순간들이 되게 많이 생기면 또 더 좋을 테고요. 어쨌든 우리는 태어났으니까 살아야 되는 거고. 좋은 순간들을 많이 만들기 위해서 지금 살아가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런 순간들을 많이 만들고 계신가요? 만들고자 해요. 저는 짧은 찰나의 행복을 기록하고자 애써요. 순간순간의 기억들을 잊고 싶지 않아서, 핸드폰이나 다이어리에 열심히 기록하는 편이에요.
올 한 해도 끝나가는데, 이번 연도는 어떻게 지나간 것 같아요? 무난하게 지나갔던 것 같아요. 생각해 보면 몇 년 사이에 저라는 사람이 참 많이 변한 것 같아요. 뭔가 저만의 루틴도 생겼고요.
사람은 바뀌죠. 멋지네요. 사람들 보면 다 멋져요. 다들 자신의 삶이라는 길을 멋있게 뚜벅뚜벅 걸어가고 있죠. 저도 모두가 정말 멋지다고 생각해요. 서로 많은 이야기는 안 해도, 각자가 생각하는 것도, 또 마음도 모두 다른 채로 열심히 살아가고 있으니까요. 살짝 드는 생각인데, 모두가 그렇게 열심히 살아가지만 본인에게 만족하며 사는 건 꽤 어려운 일이잖아요. 내년의 저는, 저 자신을 조금 더 좋아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제가 바꿀 수 없는 것에 너무 욕심내지 않고 싶어요. (잠시) 돌아보면 우리는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변하더라고요.
또 그걸 한 걸음 뒤에서 바라보면, 결국 다 좋은 쪽으로 가는 방향이었나, 싶기도 할 때가 있지요. 그게 아니어도 그렇게 생각하는 게 도움이 될 수도 있겠어요. (웃음)
나중에 이 포터뷰를 보게 된다면, 그 시기의 경희 씨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지금과 생각이 달라진 부분이 있다면 재미있을 것 같아요. 나중에 봤는데, '어 지금은 이렇게 생각 안 하는데' 하는 부분이 있으면요. (웃음)
맞아요. 그래서 포터뷰가 재미있고 의미 있는 작업이라고 생각해요. 이 시점의 생각을 기록할 수 있다는 점에서요. 함께할 수 있어 영광이었습니다. 고생하셨어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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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SOMMAR CHO
photographer SOMMAR 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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