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MZ 사원의 경험상점
"엄마가 배운 바느질 선생님, 나 소개해줘! 나도 배울래!"
항상 제품을 제작해 보고 싶다는 마음이 있는데요. 내 몸이 편하고 그래서 보기에도 편안한 옷, 잔잔하게 사랑스럽고 귀여운 옷을 만들고 싶습니다. 옷이 가장 먼저 떠오르기는 하는데, 사실 가방, 인형, 반지, 조명 등 카테고리를 특정하지는 않고 일단 시작해보고 싶어요.
주변 친구들을 보면, 유독 경험에 대한 호기심이 많고 직접 해봐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들이 있죠. 제가 딱 그런 사람인데, 아마 타고난 부분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더듬더듬 말하기 시작한 시절부터 운동화를 신겨 주면 ”아가가 할 거야 “하며 작은 손으로 꼬물꼬물 혼자 신겠다고 애썼다고 합니다. 말도 빨리 하고, 돌 때 너무 잘 걸어서 손님을 맞이하려 문을 열어두면 냉큼 나가버렸다고 해요. 커서도 멋진 결과물들이나 좋은 콘텐츠를 보면, '내가 해보면 어떨까?, 나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바로 시작해버리곤 합니다.
"특별한 인연으로 만난 선생님, 나만을 위한 커리큘럼"
바느질을 배워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엄마에게 대뜸 엄마가 배웠던 선생님을 소개해 달라고 했습니다. 문화센터에서 바느질 출강을 하시는데, 학생으로 참여한 엄마와 계속 연락을 하면서 친해지신 분이셨어요. 감사하게도 퇴근 후 시간에 맞춰서 배우고 싶은 걸 가르쳐 주시겠다고 하셨고, 집에 가서 수업을 하기로 했습니다.
학창 시절에 우리 집에 놀러 오신 같은 반 친구 엄마들과 대화를 나눈 기억이 가물가물 나는데요. 어른이 되어서는 처음으로 엄마의 지인분과 오래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엄마가 아닌데, 엄마 같은 느낌으로 나를 대해주는 어른과 함께하는 경험이 낯설면서도 좋았습니다. 또한 완전히 저에게 맞춰진 커리큘럼까지, 이런 게 엄마 찬스인가 싶었어요. 퇴근 후 배고프겠다며 떡도 구워 주시고, 김밥도 사주셨습니다. 제품을 만드는 중에는 원단이나 바느질에 대한 질문뿐 아니라 개인적인 고민을 나누기도 했죠.
첫날에 무엇을 배우고 싶냐는 질문에, 제가 보물처럼 모아놓은 페브릭 브랜드 리스트를 냅다 전달드렸습니다. “나중에 공장에 의뢰하더라도, 일단 만들기의 기본은 알아 둬야 할 것 같아서요” 라며 나름 야무지게 포부를 밝혔던 것이 기억납니다.
그렇게 정해진 커리큘럼은 아래와 같았습니다.
1. 재봉틀 다루는 법 기초
2. 스크런치 만들기
3. 북커버 만들기
4. 가방 만들기
다음 글에서는 부끄럽지만 제가 만든 제품들과 후기를 소개하고,, 그리고 그다음 글부터 엄마와 바느질 선생님과 함께 기획한 첫 제품도 소개해 볼게요!
곧 이어지는 글에서 만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