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정하는 것과 성공의 의미

세 번째 귤껍질 편지

by 귤껍질


한 사람이 오는 건, 하나의 세상이 오는 것이라는 말이 자주 떠올라요. 일부러 저와 다른 맥락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만나보려 해요. 새로운 만남은 예상치 못한 경험들로 연결되거든요.


새로운 경험이 오면, 얼른 손을 들고 해 보겠다고 해요. 그렇게 제가 알고 경험해 본 세상의 크기가 켜지고 있어요.


독자분들의 경험을 선택하는 기준이 궁금해요!




한 주가 금방 흘러갔네요. 눈 밑에 약간의 다크서클이 보여서, 연휴 기간에는 잠과 쉼을 좀 늘려보려 해요.


9/22(월) : 필라테스, 영어학원 결제

9/23(화) : 점심 운동, 넷플연가 소모임장 모임 참여

9/24(수) : ‘움푹’ 식사 (‘반했다 힙지로’ 이벤트), 호주 여행 계획

9/25(목) : 점심 운동, 한가위 이벤트 ‘달토끼 마을’ 오픈 (달토끼 손그림을 AI로 캐릭터로 바꾼 뒤, 달나라로 보내기)

9/26(금) : 대학생 대외활동 카드발급실 투어 진행, ‘부르’ 식사 및 제로투엔 루프탑 미니 파티

9/27(토) : 난지 한강공원 ATA 공연

9/28(일) : 엄마와 모닝커피, 호주 여행 계획




ch1. 시안 북스테이의 연휴


연휴 기간 동안의 시안 북스테이의 예약이 빠르게 차고 있어요. (9월 28일 기준 3~9일 마감!)


오픈 초기고 에어비엔비는 후기도 없는 상황이라 걱정이 많았어요. 그런데 EBS 건축탐구 집 방송에 나온 것, 신문에 세 번 정도 실린 것 등이 신뢰를 준 것 같아요.


문득 시안이 많은 분들의 주말농장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서울살이에 지친 저희 가족의 안식처가 되어 준 곳이에요. 바쁜 도시를 벗어나고 싶은 분들께 단비 같은 쉼을 제공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이번 연휴에 n번 방문권을 미리 구매하면 할인을 해주는 숙박 모델을 테스트해보려 해요. 북스테이 안에 있는 책들을 주제별로 정리하고, 일정 간격으로 큐레이션 해서 소개도 하려고요.


뒤늦게 어떤 컨셉의 공간이 되어야 하나 고민 중이에요. 시안의 강점인 도자기 공방과 테라스와 정원, 집 앞 개울까지 장점을 가득 소개하려다가, 그 중 하나의 컨셉만 끌고 가야 할지 고민하고 있어요.



ch2. 아무것도 없는 공간을 상상으로 가득 채워보기


주말 아침 산책에 빠졌어요. 주말에도 루틴을 유지하게 해 주고 일단 기분이 아주 상쾌하거든요.


엄마에게 제안했더니 아주 좋다며, 아침 일찍 일어났어요. 쏟아지는 비에 조금 망설여졌어요. 그래도 비 따위에 굴할 수 없다! 마침 엄마가 보여주고 싶은 장소가 있다고 해서 길을 나섰어요.


15도 정도 틀어진 상가인데, 지하에는 과거 전당포로 쓴 공간이 있고, 중간에 문이 있어서 두 개의 공간이 이어졌어요. 멋진 오픈 바, 편집숍을 연상시켰어요.


시안을 잘 키우고 서울에도 공간을 만들고 싶어요. 이렇게 새로운 감성과 생각을 들게 하는 공간들을 앞으로도 많이 만날 수 있길 기대해 봐요.




ch3. 모임장들의 모임


궁금했던 넷플연가 모임장 모임을 나갔어요.


나의 삶을 돌아보고, 다른 사람과 나눌 수 있는 주제를 정리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모였어요. 모두 여러 번 모임 소개글을 새로 쓰며 치열하게 고민한 경험이 있었죠. 그만큼 각자의 생각과 색과 취향이 확실했어요.


저는 작년에 넷플연가에서 두 시즌의 모임을 열었어요. 깊이 있고, 다정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결이 비슷한 사람들을 모았어요. 주제를 바꾸고 싶었고, 잠시 쉬려고 그만두었어요.


‘시안’을 키우고, 귤껍질이라는 정체성으로 하고 싶은 것들이 뾰족하게 잡히면 다시 열고 싶어요. 모임 후에 그 시기가 좀 더 빨라져도 좋겠다, 완벽하지 않아도 시작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ch4. 한가위에는 토끼를 그려요


연초에 사옥 2층 전광판에 미디어보드(web)를 도입했어요. 이전에는 불가능했던, 실시간 상호작용 이벤트가 가능해졌어요.


이번에는 한가위를 맞아 이벤트 페이지에서 토끼를 그리면 AI로 바꿔서 달나라(미디어보드)로 보내는 기획을 했어요.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벤트를 위해, 오픈 전 와다다 달렸어요. 그래도 오픈 뒤 각양각색의 토끼들이 그려지는 걸 보니 뿌듯했어요. 사람들마다 가지고 있는 ‘귀여운 걸 좋아하는 말랑말랑한 마음’을 꺼내준 것 같달까요.




ch5. 힙지로에 직장이 있다는 것


동네만큼이나, 직장의 위치도 중요한 것 같아요. 을지로는 구석구석 들여다볼수록 재밌는 지역이에요. 뱅글뱅글 긴 계단을 올라야 하는 맛집부터, 인쇄소, 노포와 네온사인까지.


한 블록을 지나면서도 분위기가 휙휙 달라지는 걸 볼 수 있어요. 다양한 나이대와 취향의 사람들을 한 지역에 공존해요.


퇴근하면 누구보다 빠르게 벗어나곤 하지만, 매력적인 지역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어요.


이번 주에는 광고, 홍보 과정에 참여한 ‘반했다 힙지로’ 행사에 참여하러 갔어요. 평소 비싸서 망설여졌던 디쉬를 턱턱 주문하며, 분위기를 냈어요. 맛있는 음식이 주는 행복과 비싼 물가를 동시에 체감했어요.



ch6. 리더스 대장의 무게


회사에서 대학생 대상 대외활동을 담당하고 있어요. 어쩌다 보니 면접부터 월 2회 워크샵 기획, 콘텐츠 제작 및 운영 등을 혼자 해요. 그런데 은근 적성에 맞아요. 스트레스나 압박보다 즐기고 있달까요.


이번에는 카드발급실 투어를 갔는데, 인원이 추가되어 26명의 대인원을 이끌고 진행했어요. 앱 기획에서 시작해서 콘텐츠, 이벤트, 이제는 워크샵까지 기획의 세상을 헤엄치는 중이에요.




ch7. 내 이상형은 잔나비?


난지한강공원에서 아시아 탑 아티스트의 줄임말인 ATA콘서트를 했어요. 이무진, 잔나비 무대는 스텐딩에서 봤어요.


특히 잔나비 무대가 좋았어요. 시 같은 가사들에 한 번 반하고, 엄청 열정적인 무대에 한 번 더 마음을 뺏겼어요.


두 손 꼬옥 모으고 보다가 방방 뛰면서 소리도 질렀어요. 그런 제 옆에서 동생은 가방을 앞으로 꼬옥 안고 가만히 있었어요. 나중에 물으니, 내적으로 깊이 감상하는데 마구 움직이면 방해가 될 것 같았다고 했어요.


각기 다른 방식으로 가을밤, 불꽃 축제가 있었던 토요일, 한강에서 깊은 몰입을 경험했어요. 콘서트는 주기적으로 가야 한다, 확신을 가지게 된 시간이었어요.




ch8. 누군가를 초대할 식당과 루프탑이 있다는 것


금요일 저녁은 제로투엔 사옥 1층의 고급 레스토랑 '부르'와 루프탑에서 마무리했어요. 환대란 이런 걸까, 눈을 감고 절로 음미하게 하는 맛이었어요. 음식 하나하나 귀하게 담아서 순서대로 내어주셨고, 모두 마지막 한 소스까지 깨끗하게 비웠어요. 좋은 음식을 먹고 좋은 사람과 대화하는 행복으로 가득 채워졌던 시간이었어요



저는 주로 이동하며 글을 써요. 오늘 지하철에서 글을 마무리하고 있어요. 마침 노랗게 물든 한강을 지나며, 기사님이 다정한 문구를 읽어주셨어요.


마지막에 ‘행복은 느긋한 사람을 좋아하니까요.’라는 말이 마음에 남아요.


바쁘고 몰아치는 삶의 소용돌이 속에 있더라도, 느긋한 시간과 그 시간 속에서 느끼는 행복을 잊지 말길 바라요. 이만 안녕!



+작고 소중한 순간들
+디자이너분이 퇴사하시며 주신 선물! 안에 향수를 뿌려주셔서 열자마자 행복해졌어요.


+요즘 가장 귀엽게 보고 있는 짤이에요. 호잇짜 발등불 얼른 끄려고 이리저리 뛰어다녔더랬죠.



+좋아하는 카페에서 마주한 작업물들! 취향이 담긴 일터이자, 다른 사람을 초대할 수 있는 멋진 공간을 저도 가지고 싶어요.


+맛있게 먹었던 음식점에서 마주한 일러스트! 긴~ 삶을 우리 다정하고 행복하게 살아봐요.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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