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저녁, 애정하는 동네를 걸어보는 것

첫 번째 귤껍질 편지

by 귤껍질


저는 요즘은 매일 저녁 산책을 해요. 걷다 보면 그날 먹은 음식이 소화되고, 감정과 생각이 정리되면서 많은 것들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느낌이 들어요. 그 뒤 집에 와서 샤워하고 팩을 붙인 뒤, 글을 몇 자 적고 잠에 듭니다.


어떻게 하루를 마무리하는 걸 좋아하시나요?




안녕하세요, 부모님과 공간 ‘시안’을 만들어가고, 글쓰기와 만들기를 지속하며 언젠가 나의 브랜드를 만들고 싶은 귤껍질이에요.


언젠가 브랜드를 만들어가기 시작하면, 레터를 종종 써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안부를 묻고 근황을 전하며, 당신을 위해 내가 여기 있고, 나를 위해 거기 있어달라는 당부와 인사를 건네야겠다고. 오늘 그 편지의 첫 장을 작성해보려 해요.




저의 지난 한 주는 이렇게 흘러갔어요.


9/8 : 점심 약속, 멜로 무비 시청

9/9 : 점심 운동, 저녁 산책, 시안 북스테이 네이버 첫 후기

9/10 : 당근으로 킨더살몬 상의 구매, 시안 북스테이 에어비엔비 오픈

9/11 : 점심 운동, 필라테스, TCI 결과 상담

9/12 : 대학생 대외활동 진행, 하바구든 오픈 파티 참석

9/13 : LBCC 모임, 종로유학원 유학상담

9/14 : 토익, 마르쉐 농부시장, 서울국제건축영화제




ch1. ‘시안‘ 이야기


에어비엔비에 시안북스테이를 오픈했어요. 오픈 프로모션으로 20% 할인을 하고 있어요. 시안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전작인 <엄마의 집짓기>를 참고해 주시길 바라요.


에어비엔비 링크 : https://www.airbnb.com/l/nJxpLSLe


엄마의 집짓기 링크 : https://brunch.co.kr/brunchbook/cyan




그리고 어제(9/16), 에어비엔비로 첫 번째 예약이 되었어요. 느리지만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느낌이에요. 덕분에 조금 신이 났죠! 필름 카메라로 더 분위기 있게 공간을 찍고, 사진을 업데이트하려 해요.


시안은 어떤 공간으로 나아가야 할까? 다음 단계를 그려보기 위해, 시안이라는 공간에 온 사람들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해 보려 해요.



+ 종종 아무런 광고를 하지 않은 네이버를 통해서 예약 요청이 오기도 하는데요. 이틀 전에도 요청이 왔는데, 아쉽게도 취소하시겠다고 연락이 왔어요.


환불에 대해 고민하다가, 다정해지기로 했어요. 예약하실 때 안내한 정책으로는 40%만 환불이나, 전액 환불로 결정했어요. 이제 막 오픈한 우리 집을 알아봐 준 고마운 분이므로. 나중에라도 꼭 공간을 소개해 드리고 싶다고 마음을 담은 인사도 전했어요.



그래도 예약 후 취소는 언제나 끝맛이 써요. 왜 선택받지 못했을까, 부족한 부분을 돌아보게 돼요. 꼬리를 무는 질문을 멈추고, 이 계기로 뭐든 개선하자, 방망이 깎는 노인처럼 하나씩 바꿔 나가자고 다짐합니다.




ch2. ‘동네‘가 나에게 남긴 것


서울국제건축영화제에 처음 갔어요. <목적의 땅>, <콘크리트 타임> 영화 두 편을 보고, 이어진 게스트 토크까지 듣고 왔어요.


첫 번째 영화는 흙벽돌을 만드는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였고, 두 번째 영화에는 스코페라는 지역의 이야기와 그 안에서 보낸 어린 시절에 대한 회고가 담겨 있었어요.


스코페는 폭격 후 브루탈리즘을 그대로 녹여 재건한 도시예요. 노출 콘크리트로 재료의 본질을 드러내고, 직선으로 떨어지는 강한 건축물들을 중심으로 구성됐죠.


무채색의 차갑고 딱딱한 느낌의 도시예요. 어떤 이는 예술로 여겨 사랑하고, 누군가는 파괴하고 싶은 억압과 권위로 받아들여요. 영화에서 나온 ‘사람이 건물을 짓지만, 건물이 지어진 뒤에는 건물이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오래 남았어요. 글을 쓰는 지금도 한 번 더 곱씹어 봐요.



앞으로 어린 시절을 보냈고, 잠시 떠났다가 돌아와서 지금도 살고 있는. 목동에 대한 이야기를 써보려 해요. 요즘은 애정하는 동네가 있고, 거길 매일 저녁 걸을 수 있다는 것에서 행복을 느끼고 있는데요.


분명 힘들고 싫었던 기억도 한가득인데, 왜 이 동네가 이토록 애틋하고 따뜻하게 느껴지는지 스스로 질문하고 있어요. 아무튼 이 동네가 담고 있는 기억들과 지금 나에게 주는 안온함이 더해져 사랑에 빠져버린 것 같아요.


궁금하면, 답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성격이 아니에요. 일단 글로 풀어내고, 이야기하면서 답을 찾아요. 그래서, 막 연재를 시작한 따끈한 브런치 북 링크도 남겨요.


그 목동키즈는 어떻게 되었을까? 링크 : https://brunch.co.kr/brunchbook/mokdong







ch3. 브랜드 오프닝 파티의 소외


하바구든이라는 가구 브랜드의 2호점 오프닝 행사에 참여했어요. 장소는 청담. 드레스코드가 없었는데, 모두 행사의 무드에 어울리는 옷을 입고 왔더라고요. 자신의 개성을 잘 담아내면서도 장소에 잘 녹아드는 옷차림이 멋졌어요.


시안에서도 이런 행사를 열 수 있을까? 질문하며, 일단 알아야 뭐든 할 수 있다는 생각에 공간의 무드와 제공되는 음료와 다과를 열심히 즐겼어요.


우리도 멋진 사업가가 되자, 함께 간 친구와 단단히 약속하고 나왔어요.




ch4. 다정한 커뮤니티를 꿈꾸며


<모임의 기술>이라는 책을 아시는지? 거기에 실린 첫 번째 인터뷰 내용을 제가 썼어요. 제가 모임의 최대 참석자였거든요.


느슨하고, 게으른데, 꽤나 성실하게 나에 대해 질문하고 나아가는 사람들이 모였어요 그리고 그 모임에 중독되고 말아서, 거의 매주 신청하고, 당첨이 되는대로 열심히 나갔어요. 그렇게 최다 참석자라는 명예로운 타이틀과 함께 떡하니 책에 내 이야기를 싣을 수 있게 됐습니다. 이 책이 2쇄를 찍는다고 해서, 작가님들께 인사를 드릴 겸 갔어요.



언젠가, 커뮤니티를 만들고 싶다는 마음이 있는데요. 일회성 모임 말고 오래 넓게 갔으면 해요. 다정하고 호기심 많은 사람들을 왕창 모으고 싶어요. 지금 이 글을 읽는 당신도 포함되었으면 좋겠네요.



ch5. 식재료에 담긴 이야기들


마르쉐 농부시장에 다녀왔어요. 동그란 노각, 작그마한 가지, 단호박 아이스크림까지! 이야기가 담긴 식재료들과 그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모였어요.


‘시안’에서 다래를 처음 맛봤는데요. 껍질이 부드럽고 작과 달달한 키위 맛이 났어요. 다래를 종자 개량한 것이 키위라고 해요. 이 귀한 다래를 한가득 가져와 판매하시는 분도 있었어요.


오목공원은 걸어가기에는 약간 멀고, 도착 전에 다른 좋은 산책로들이 많아서 자주 가지 않았어요. 막상 가보니 공원과 어우러진 건축물과 곳곳의 휴식 공간까지

매우 아름다웠어요.




‘인디언 기우제’라는 말을 들어보신 적 있나요? 비가 올 때까지 기우제를 지내는 거예요.


에피소드에 넣지는 않았지만, TCI 검사도 했는데요. ‘끈기’가 99로 나왔어요. ’ 뭐지? 내 관심사는 하루에도 다섯 번씩 바뀌는데?‘하는 생각에, 물어보니 보상이 없어도 지속하는 걸 말한다고 하셨어요. 그 말을 들으니 조금 납득이 되더군요.


저는 모든 목표는 인디언 기우제와 같은 마음으로 임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 뉴스레터가 그 여정을 기록하고, 나누는 시작점이 될 거라고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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