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집짓기
“우리 둘이 조각난 벽돌 하나하나 쌓아서 정리해 놓고, 물로 먼지도 씻어서 정리해 뒀잖아. 우회적으로 벽돌을 귀하게 써달라고 부탁하는 거지.”
벽돌 비용을 처음에는 6천만 원 정도로 생각했는데, 이것도 건축비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해서 싼 벽돌이나 다른 소재로 해야 할지 고민이 정말 많았다. 그런데 건축을 하며 내부에 공방과 연결되는 문과 벽에도 벽돌을 사용하면서 예상보다 벽돌이 더 많이 필요해졌다. 60평인데 80평 벽돌이 들어가는 꼴이 되어 버렸고, 그 결과 총비용이 8천만 원을 초과하게 되었다.
하지만 현장에서 그 귀한 벽돌을 옮기면서 깨뜨리고, 잘라 사용하며 남은 멀쩡한 조각을 그냥 버려두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엄마가 ”아저씨 저희 벽돌이 진짜 비싸요. 최대한 깨지지 않게 조심히 써주세요.”라고 작업 시마다 말했더니, “아줌마 다 써유 “ 라면서 그만 이야기하라고 귀찮아하셨단다. 그래서 부모님이 선택한 다음 방법은 직접 보여주는 것이었다.
공사가 끝나면 두 분이 조각난 벽돌을 하나하나 쌓아서 모아두었다. 엄마는 “먼지가 있으면 못쓴다 하고 버릴까 봐 물로도 한 번 씻어서 두니, 하나둘씩 사용하시더라고. 현장을 방문한 벽돌 사장님도 이 정도면 파벽돌이 진짜 안 나오는 편이라고 했어.”라며 뿌듯해했다. 두 분이 직접 행동을 통해 일하시는 분들의 공감을 일으킨 것이 멋졌다.
그래도 너무 고생스럽지 않냐고 했더니 직영 방식은 단계별로 사람을 직접 고용하는 것이고 전체를 총괄해 주는 사람이 없어서 벽돌이 아니었어도 매 단계 이후 청소 등 허드렛일은 부모님 몫이라고 했다. 단계별로 작업이 끝나면 고용된 아저씨들은 정리도 없이 가버렸다. 그럼 다음 팀 오기 전에 어질러진 공사판을 그나마 정리된 작업장으로 만들어 두는 건 부모님이 해야 했다.
엄마는 치우다 보면 정말 온 힘을 다해 어지럽혀 놓는구나 싶다고 했다. “담배 한 대를 펴도, 물 한 잔을 마셔도 그냥 예쁘게 내려놓는 법이 없어. 담뱃재도 여기저기 흩뜨려져 있고, 물은 여기서 마셨는데 저기 한 구석에 병이 찌그려져서 뒹굴고 있어. 보온병에 담아드리면 공사판 저 구석에서 일회용품처럼 버려져 있고. 어쩜 그렇게 사방팔방 던져 놓는지 몰라.” 라며 탁, 타악하고 효과음을 내며 여기저기 쓰레기를 던져놓는 모습을 따라 해 줬다. 그런 엄마의 모습이 재미있으면서도, 얼마나 고생스러울까 싶었다.
내 공간에 대한 책임감으로, 다른 사람도 우리 집을 귀하게 여겨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두 분이 정말 많이 애쓰고 계시다는 게 느껴졌다. 또한 상대방이 내 걸 귀하게 여겨줬으면 한다면 나부터 소중히 다루어야 한다는 당연한 사실을 한 번 더 마음에 새기게 되었다.
이렇게 흘러서 사라져 버릴 이야기들을 굳이 글로 잡아 가두어 어딘가에 남기는 것도, 이 경험을 귀하게 살리고 싶어서라는 생각도 함께 들었다. 글로 집에 대한 부모님의 마음과 노력을 전달해서 나중에 이 집에 머무는 사람이 공간에서의 경험뿐 아니라 공간에 담긴 역사와 스토리를 함께 가져가도록 하여, 일련의 경험들이 귀하고 특별하게 여겨지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