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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경 Oct 10. 2024

위암4기 항암일기: 2차약제(1사이클)

새로운 항암제와 다시 시작

항암내성이 생긴 후 바뀐 항암제 ‘탁솔+사이람자’

위암의 2차약제로 알려진 탁솔과 사이람자는

1주 차에 탁솔+사이람자, 2주 차에 탁솔,

3주 차에 탁솔+사이람자, 4주 차는 휴약기

이렇게 총 4주 치료를 1사이클이라고 한다


2박 3일 입원치료에서 통원치료로 바뀌어서 항암 맞고 바로 세종으로 내려오면 된다는 장단점이 있다


(이번 항암일기는 9화 삭발하기 전의 항암일기입니다)


2024년 8월 13일 화요일

- 1사이클(탁솔+사이람자)


약을 바꿀 거라고 대충 예상을 했지만 막상 현실로 다가오니 조금 두렵기도 하고.. 마음이 많이 복잡했는데 그동안 블로그를 보고 응원해주고 있는 많은 사람들 덕분에 빠르게 멘탈회복을 했다

사람들의 마음과 응원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많아 감사하다

이게 바로 사람 사는 세상이 아닐까

걱정은 하루 이틀정도 미리 걱정해 봤자 바뀌는 건 없으니 그냥 오늘에 집중하자고 스스로를 다스린다

다행히 첫 치료는 부작용이 없어서 잘 먹고 잘 자고 잘 지내는 중!

내 몸은 감사하게도 항암치료받은 당일을 제외하고는 입맛이 금방 돌아온다


약이 바뀌고 나서 부작용에 대해 가장 먼저 설명 듣고 찾아보는데 개인마다 나타나는 부작용이 다르기도 하고 미리 겁먹을 필요는 없으니 대략적으로 어떤 부작용이 있는지만 참고로 한다


다만 확실한 건 탁사조합으로 피할 수 없는 가장 대표적인 부작용은 탈모, 14일의 기적이라고 하니..

(9화: 또 하나의 변화 편 참고)

당장은 그때를 생각하면서 우울해하는 것보다 지금 내 모습을 오래 담아두고 기억해야지

첫 탁솔과 사이람자의 만남은 살짝 근육통이 있을락 말락, 두피도 괜히 조금 아플락 말락

입맛은 조금 떨어져서 먹는 양이 줄었지만 워낙 먹보라 잘 먹는 편이다

아마 3주 차에 다시 탁솔+사이람자 맞을 때가 몸도 마음도 힘들 때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전까지는 충분히 하루하루를 즐길 수밖에!


2024년 8월 20일 화요일

​-1사이클(탁솔)


2박 3일 입원이 아닌 첫 외래에서 맞는 항암!

환자복이 아니라 입고 온 옷 그대로 케모포트만 연결해서 맞으니까 뭔가 느낌이 이상하다 편하기도 하고

도착하자마자 피곤했는지 주사 맞는 내내 기절하고 사이람자 하나만 맞는 날이라 2시간 내외로 빨리 끝났다

그리고 주사 맞자마자 배고파서 엄마랑 서브웨이에서 샌드위치 하나 다 먹고 바나나 먹고 집 와서는 닭볶음탕 먹으면서 밥 한 그릇 뚝딱!

+ 계속 배고파서 과일과 누룽지를 엄청 먹었다

원래 탁솔 하나만 맞으면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은지..?

오히려 입맛이 돌아와서 너무 잘 먹는 중!

나는 이때까지 항암 하면서 항상 잘 먹어서 이 사실에 가장 감사하며 지내고 있다


처음으로 항암 하면서 몸무게가 2키로나 늘었다

그래.. 이렇게 항암 부작용 없는 사실에 감사하자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부작용이니 지금 이 순간을 즐겨야지

지금처럼 암환자 같지 않은 마인드로 하루하루 행복하게 살고 이겨내 보는 거야 ~!

떰브샷

2024년 8월 29일 목요일

- 1사이클(탁솔+사이람자)


이제 화요일에서 매주 목요일 항암으로 바뀐다

컨디션이 가장 좋았던 지난주, 약을 잘 받아들여서 몸이 조금씩 좋아지는 게 느껴질 때 행복하다

항암약이 바뀌었다는 이유로 왜 이렇게 세상이 무너진 것 같았는지

그렇게 짧은 마음고생의 시간이 지나고 더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아무렇지 않게 하루하루를 즐기는 중이다

탁솔+사이람자 두 개를 맞는 날에는 호중구 수치 때문에 피검사 결과를 교수님 뵙고 확인하고 항암을 할 수 있다

이번 항암제는 부작용 중에 코피도 있고 (나는 살면서 코피 한 번도 난적이 없다)

사이람자가 피가 잘 안 멈춰서 피나는 걸 조심해야 하는데 피검사할 때 확실히 지혈이 안 되는 게 느껴졌다

내 몸상태는 내가 가장 잘 알기 때문에 뭔가 오늘은 피검사 결과나 종양 수치 결과가 살짝 좋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병원에 갔다

다행히 종양수치(cea)가 줄어서 55.7에서 34로 내려왔고 아직 정상 범위는 아니지만 약효과가 잘 들고 있으니 금방 내려갈 것 같다

작년에 제일 처음 항암했을 때는 257이었던 내 수치..

이제 올라가지 말고 쭈욱 내려갈 일만 남았길!


교수님께서 항상 웃는 얼굴로 와줘서 고맙다고 조금만 더 힘내자고 위로해 주시고 췌장 수치(리파제, 아밀라아제)가 높아져서 걱정인 나에게 수치는 교수님께서 잘 보고 있으니 아프지 않으면 괜찮다고 이미 정상범위로 내려간 것도 확인했다

기분이 너무 좋은 하루

항암 맞고 나면 또 비몽사몽 입맛도 뚝 떨어지겠지만 휴약기동안 많이 먹고 체력 잘 유지해야지

나는 확실히 내가 얼마나 노력하냐에 따라 몸상태가 금방 바뀐다

먹고 싶은 거 조금만 더 참고.. 힘들어도 운동하고..


머리 때문에 넘 스트레스받지 말고 지금은 수술만 생각하기! 내 머리 줄게 건강다오~~~

떰브샷

휴약기 일주일 이후에

9월 12일 목요일에 2사이클 예정이다

앞으로의 시간이 정말 나와의 싸움이 아닐지

나의 마음가짐, 생각,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잘 이겨내고 싸워보자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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