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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면접

by 에이프럴

"어머나! <국*나무>에서 알바 구하네!"

한밤중 당근앱을 살펴보던 내 입에서 나도 모르게 튀어나온 말이다.


이 <국*나무>로 말할 것 같으면 내가 제일 좋아하는 베트남 쌀국수를 파는 곳이다.

뜨끈한 국물맛이 생각날 때면 직접 찾아가서 먹을 때도 있지만 집에서 배달앱을 이용해서 종종 시켜 먹는 단골집이기도 하다.


손님도 적당하고 테이블 수가 8개 남짓되는 아주 작은 가게이기도 해서 일이 수월해 보였던 곳이기도 하다.

그래서 호시탐탐 일자리가 나지 않나 살펴보던 곳이었는데 드디어 나에게도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물론 면접이라는 관문을 통과해야겠지만......


지원자는 10여 명이었고 내 지원서를 확인한 사장은 당장 면접을 보러 오라고 했다.

나는 어차피 댄스학원 근처니 다음날 면접을 보러 가겠다고 했다.


드디어 면접 보는 날,

나는 일부러 좀 더 젊어 보이도록 연초록 스트라이프 셔츠랑 베이지색 면스커트를 차려입고 화장도 좀 더 화사해 보이도록 신경 썼다.


설렘과 두려운 마음이 공존한 상태로 가게 앞에 도착해서 문 손잡이를 잡았다.

그동안 단골손님으로서 가게 문을 열고 들어갈 때랑은 사뭇 공기가 다르게 느껴졌다.


"안녕하세요?"

내가 밝게 인사하자, 마스크를 낀 젊은 사장이

"네 어서 오세요!"

하고 반겨주었다.


그리고 이어서

"이름이 어떻게 되시죠?"

"나이는요?"

"경력은 있으신가요?"

하고 차례대로 질문해 왔다.


"네! **지역 레스토랑에서......"

내가 머뭇머뭇하자

"식당 이름을 얘기하시면 됩니다."

하고 재촉하듯 말했다.


"네?.... 최근이 아니라서....

여기저기서 서빙알바를 많이 했어요."


"그러니까 그 식당 이름이 뭔가요?"

이젠 거의 신경질적이고 취조하듯 말한다.


"......."

나는 아무 말 못 하고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왜냐하면 그 레스토랑에서 두 달밖에 일하지 않았고 일한 지 25년이 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제 그 레스토랑의 존폐여부도 모른다.(뒤늦게 생각난 거지만 레스토랑 이름을 얘기할걸 싶었다. 일한건 사실이니깐. 이렇게 나는 너무도 양심적이다.)


사장은 전화번호를 묻더니 대뜸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없냐고 한다

"사장님이 무척 젊으시네요!

제가 여기서 일하게 되면 제 집처럼 아끼고 열심히 하겠습니다"


나는 진심을 담아 말했다.

그리고 이번에 안되면 다음 기회라도 여기서 일하게 해 달라고 부탁했다.

전국 체인점 중 여기가 제일 맛나다는, 오랜 단골이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예상은 언제나 맞았다.

면접 본 그곳에서는 며칠이 지나도 아무런 소식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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