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일 못하는 사람은 사람취급 안 해요!"
이 말은 내가 알바 첫날 스몰토크로 분위기를 편안하게 만들어 보려고 이것저것 이야기 하던 도중 물은 질문에 사장과 학교밖 청소년 즉 내 선임-둘은 오랫동안 같이 일해왔으며 코드가 아주 잘 맞아 보였다-이 이구동성으로 한 대답이다.
나는 강산이 두 번 반 변한 후(?)에 시작한 일이라서, 이런 디지털시대의 음식점 알바는 처음이라서
"경력직은 일을 잘하지요?"
하고 물었던 것이다.
사장과 내선임 알바생은
"잘하는 사람도 있지만 꼭 그렇지도 안 해요."
하고 연달아 튀어나온 대답
"우리는 일 못하는 사람은 사람 취급도 안 해요!"
흐억!!!
일 못하는 사람은 사람취급을 안 한다고?
그런 무서운 말을......
그럼 나도 일을 못하게 되면......
생각만 해도 다리가 후들후들 떨리는 말이었다.
그래서 나는 정신 바짝 차리고 예전 학창 시절, 암기의 여왕(?) 때를 소환하듯 부지런히 외우고 동작도 재빠르게 하려고 노력했다.
알바 첫날 이것저것 익히느라 정신이 없던 와중
내선임 알바생은
"내일부터는 혼자 하셔야 해요.
저는 원래 주방파트인데 지금 인수인계해줄 사람이 없어서 대신 가르쳐주는 거예요.
내일은 오늘처럼 제가 붙어서 다 해줄 수 없을 거니 오늘 다 외우세요!"
하며 거의 협박에 가까운 투로 말한다.
3시간 만에 인수인계를 다 한다고?
사장의 경영방침인 건가?
아찔한 순간이었다.
사장의 나이는 26세이고 이 식당을 인수받고 일을 시작한 지는 2년째라고 한다.
원래 요리를 좋아하냐고 물으니 그냥 돈 벌려고 하는 거라고 대답했다.
나는 처음에는 사장이 참 대단한 사람이구나 싶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생각이 달라졌다.
이 식당은 당근에 구인광고가 자주 올라오는 편인데 일하는 사람이 자주 바뀌는 모양새였다.
사람이 자주 바뀌는 이유는 두 가지밖에 없다.
임금에 비해 일이 힘든 경우 거나
사장의 인성이 별로인 경우이다.
물론 일하는 직원 간의 관계문제나 개인 사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 말이다.
덮밥 종류는 주방에서 음식이 나오는 창구옆 밥솥에서 밥을 접시에 푸어서 주방으로 다시 넣어주는 시스템이었는데 처음으로 내가 밥을 푸려고 압력 밥솥을 연 순간 나는 악! 하고 소리를 지를 뻔했다.
압력밥솥의 내솥이, 까만 코팅의 내솥의 색깔이 검은색이 아니라 얼룩덜룩한 은색이었기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