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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마테라 동굴 속 온천 수영장에서 수영 어때?

이탈리아 어디까지 가 봤니? / 마테라(이탈리아 남부)

by Joanna

같이, 때론 혼자 이탈리아 ✈ 외국어를 몰라도 당당한 중년의 이탈리아 여행법

이탈리아 어디까지 가 봤니? / 마테라(이탈리아 남부)



마테라 동굴호텔에서의 특별한 하루


이탈리아 마테라에서 하룻밤을 보낼 계획이라면, 무조건 다음 두 가지 조건을 충족하는 숙소를 고르길 권한다.


하나, 사시 Sassi 안에 있을 것.
둘, 이왕이면 동굴호텔에서 묵는 특별한 체험을 할 것.


마테라는 도시 자체가 크지 않다. 신시가지에서 사시(Sassi) 지구까지는 도보로도 쉽게 닿을 수 있기 때문에, 숙소 가격만 따지면 신시가지 쪽이 훨씬 저렴하다. 그래서 많은 여행자들이 ‘도보 거리면 충분하지 않을까’ 하고 신시가지에 머물지만, 나는 조금 다르게 말하고 싶다. 이 여행이 아니면 언제 우리가 시간이 멈춘 고대도시 한가운데서 잠들고, 돌의 숨결 속에서 아침을 맞이하며, 황금빛으로 물드는 마을의 밤을 바라볼 수 있을까.

마테라의 진짜 매력은 낮과 밤, 그 두 얼굴을 모두 경험하는 데 있다. 낮에는 돌담 사이로 햇살이 스며들고, 밤이 오면 수천 개의 불빛이 이어져 도시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별자리처럼 빛난다. 그 한가운데에서 보내는 하룻밤은 단순한 숙박이 아니라, 마테라를 오랫동안 기억하게 만드는 특별한 체험이 된다.



카파도키아의 기억, 그 기억이 마테라로 이어지다



마테라의 지형은 오래전 카파도키아를 떠올리게 한다. 튀르키예의 괴르메에서 머물렀던 동굴호텔. 그곳의 밤하늘과 돌의 향기가 내게는 아직도 선명하다. 그래서 ‘마테라에서는 반드시 동굴호텔에 묵으라’는 여행자들의 조언을 들었을 때, 조금의 망설임도 없었다.

카파도키아에서의 숙소 선택 기준이 동굴호텔과 호텔 레스토랑에서 바라보는 뷰가 기준이 되었다면, 마테라에서 이 동굴호텔을 고른 이유는 바로 이 사진 한 장 때문이었다. 푸른빛이 감도는 동굴 속 온천 수영장.


동굴호텔 7.jpg 출처: 부킹닷컴

마테라의 사시 지구는 전 구간이 ZTL 지역으로 차량 진입이 제한된다. 렌트를 했다면 호텔과 연계된 주차장을 이용하고, 무료 셔틀을 신청해야 한다. 캐리어를 들고 오르내리기엔 계단이 너무 많으니까.

로칸다 디 산 마르티노 호텔의 입구는 오래된 돌담 사이에 조용히 숨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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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을 열고 들어서면 돌벽이 만든 서늘한 공기와 은은한 조명이 맞이한다. 우리가 묵은 방은 테라스가 있는 슈페리어룸으로, 창밖으로 사시 전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였다.

“이번 여행 중 침대 컨디션이 제일 좋아.”

심이 신나서 말한다. 흐린 날씨에도 불구하고 방 안은 전혀 습하지 않았고, 공기는 포근했다. 무엇보다 테라스에서 바라본 사시의 야경이 끝내줬다. 쉽게 잠들기 아까운 밤이었다. 정작 테라스에서 바라본 야경의 풍경을 사진으로 남기지 못했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오래 기억에 남는다.


마테라 동굴호텔 로칸다 디 산마르티노 호텔 / 마테라 1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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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5973.JPEG 테라스에서 바라본 사시 풍경
동굴호텔 3.jpg 출처: 부킹닷컴
동굴호텔 5.jpg 출처: 부킹닷컴


동굴 안에 수영장이 있다고?


“이게 뭐지? 진짜 동굴 안에 수영장이 있다고?”

이 호텔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동굴 온천 수영장이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돌의 냄새와 따뜻한 수증기가 뒤섞여 공기를 가득 메웠다. 푸른 조명이 물결에 반사되어 동굴 벽을 물들이고, 소리 없는 물결이 천장에 부딪혀 돌아왔다. 사진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더 크고 신비롭게 다가왔다.


IMG_5860.JPEG 수영장은 눈에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고 오른쪽 동굴 지나가면 더 넓은 수영장이 있답니다. 수영장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컸습니다.

"이렇게 동굴 형태의 수영장을 만들려면 인테리어비가 상당히 들어 갔을 것 같네요."

한참을 수영을 하다가 대뜸 추가 내뱉은 말이다

"뭐라고? 추... 이 동굴 수영장 일부러 동굴 형태로 만든 걸로 알고 있었던 거야?"

"그럼 아니예요?"

"당연히 아니지. 고대로부터 보존되어온 동굴집 원형을 그대로 살려 만든 수영장이야."

"정말요? 동굴 모양이 인테리어가 아니라구요?"

동굴 원형을 살려 수영장을 만들었다는 소리에 그제서야 놀라움을 금치 못하며 수영장 동굴 구석구석을 유심히 살피는 추...


동굴 수영장 체험은 너무나 이색적이고 신비로운 경험이었다. 이보다 더 럭셔리한 여행이 또 있으랴...

아래 수영하는 사람은 바로 저~~ 배영 자세로 누워 동굴을 바라보니 이런 궁금증이 들었다. ‘지금은 이 큰 동굴을 수영장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옛날에는 이 넓은 동굴의 용도가 무엇이었을까?’


행복한 기억으로 남아 있는 마테라 동굴에서의 특별한 경험. 여기에서 수영하는 사람이 바로 접니다.

적당히 따뜻한 온도의 온천수와 포근히 감싸는 동굴에서의 수영은 나에게 평생 잊지 못 하는 특별한 경험이었다. 그러나 심의 경우 폐소공포증이 없는데도 약간의 답답함을 느꼈다고 한다. 조그마한 창을 제외하고는 사방이 막혀 있어서 그렇게 느꼈던 것 같다. 그러니 폐소공포증이 있는 사람에게는 비추라는 사실.



조식까지 맛있다니...


20박 22일의 여정 중 유일하게 머문 호텔이다. 이미 숙소 컨디션과 동굴온천수영장, 테라스에서의 야경까지 만족도가 200%가 넘는데, 거기다 조식까지 흠잡을데 없이 맛있다.

내가 식당에 내려갔을 때 이미 추는 거나하게 한 상 차려 먹고 있는 중이었다. 빵과 치즈 종류가 장난이 아니다. 나 역시 한 상 거나하게 차려 자리에 앉자 이번에는 직원이 다가와 “Cappuccino?” 하고 묻더니, 곧바로 따뜻한 잔을 테이블 위에 내려놓는다. 하얀 거품이 살짝 흔들리며 커피향이 은은하게 내 코 끝에 와닿는다.


동굴호텔 2.jpg 출처: 부킹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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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있자 심이 나타난다.

“오늘은 혼자 여행 온 분위기를 내보고 싶어.”

그 말과 함께 우리와 떨어진 테이블에 홀로 자리를 잡는다. 그가 앉은 근처엔 실제로 혼자 여행 온 중년 여성들이 몇 명 있었다. 그 사이에 앉은 심의 모습이 이상할 만큼 잘 어울렸다. 조용히 커피를 마시며 천천히 빵을 집는 그의 모습은 누가 봐도 ‘혼자 온 여행자’였다.

추가 작게 웃으며 말한다.

“심, 진짜 혼자 여행 온 사람 같지 않아요?”

“응, 카푸치노 광고 한 컷 찍는 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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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은 혼자 여행 온 분위기를 내고 싶다고 해서 따로 조식 ㅋㅋ



이탈리아 숨은 보석, 시간이 멈춘 고대도시 마테라를 제대로 즐기는 방법


이색적인 동굴 마을 마테라, 기존에 알던 이탈리아와는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지는 마법같은 도시 마테라를 제대로 즐기는 방법을 소개한다.


하나, 무조건 사시 안에서 최소 1박을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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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 마테라에서는 무조건 동굴호텔에서 묵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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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 마테라 일출 또는 일몰 감상은 필수!

마테라 일몰2.png 출처: tvN 텐트 밖은 유럽 로맨틱 이탈리아 / 우리가 마테라에 도착한 날은 흐린 날씨로 일몰을 보지 못해 사진이 없네요.ㅠㅠ


넷, 마테라 여행의 백미는 뭐니 뭐니 해도 마테라 야경 감상이지!

마테라 야경1.jpg 출처: tvN 텐트 밖은 유럽 로맨틱 이탈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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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황금빛으로 물들어가는 마테라 야경 뷰 맛집에서 럭셔리하게 저녁 식사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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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마테라 골목길을 거닐며 시간이 멈춘 고대도시를 온전히 느껴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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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마테라 협곡 트래킹까지 하면 완벽, 그 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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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테라를 떠올릴 때 이 일곱 가지 중 세 가지만 해도 충분하다. 마테라의 매력은 ‘많이 보는 것’보다 ‘머무는 것’에서 시작된다. 햇살과 바람, 돌과 불빛이 천천히 당신의 속도를 바꿔줄 것이다.


조안나여행을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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