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아줌마의 식은죽 먹기 배낭여행
길치에게도 길이 열렸다, 구글 라이브 뷰
포르투갈에서 8박 9일을 보내고 남프랑스로 넘어가는 날이다. 마르세유행 비행기가 새벽 6시 30분이라 4시 40분에 숙소에서 출발한다. 숙소에서 연결해준 기사님은 친절하고, 새벽 공항에서의 탑승 과정은 여유롭다. 비행기는 정시에 떴고, 마르세유에도 정시에 도착한다. 엑상프로방스까지 가는 리무진 버스도 아무 문제 없이 탑승 완료한다. 여기까지는 아주 매끄러웠다.
하지만 버스에서 내리는 순간부터 상황은 바뀌기 시작한다. 비는 오지, 바람은 불지. 어깨에는 배낭, 한쪽에는 크로스백, 한 손에는 캐리어, 다른 한 손에는 우산. 우산은 바람에 자꾸 뒤집히고, 캐리어는 젖은 바닥에서 더 무겁게 끌린다.
숙소 주인은 말했다.
“터미널에서 도보 15분이에요.”
도보로 충분히 가능한 거리. 하지만 지금은 비가 온다. 짐도 많다. 잠깐 택시를 탈까 고민한다. 하지만 숙소가 역사 중심지 안쪽이라 어차피 중간에 내려 걸어야 한다. 게다가 볼트 요금을 보는 순간 포르투갈의 세 배. 나는 조용히 앱을 닫는다.
“걷자.”
그런데 그때는 몰랐다. 이 15분 거리가 나를 한 시간짜리 드라마로 만들 줄은. 길이 묘하게 이상하다는 것을 감지한 것은 터미널에서 출발한 지 10분이 지나서이다. 이쯤되면 분명 역사 중심지에 가까워져야 하는데 골목 분위기가 아닌 여전히 대로변이다. ‘뭐가 잘못된 거지?’ 하며 구글맵을 들여다본다. 헐~~ 찾아가는 방법이 대중교통으로 설정되어 있다. 다시 도보로 설정을 바꾼다. 20분으로 시간이 다시 늘어난다. ㅠㅠ
다시 빗속을 20분을 더 걸어야 한다. 비는 여전히 오지, 바람은 더 새차게 불지, 우산은 힘없이 뒤집히지... 그 와중에 구글맵은 태연하게 계단길을 안내한다.
‘계단? 이 무거운 캐리어를 끌고 날 더러 계단을 내려가라는 소리니?’
나는 화면을 잠깐 노려보다가 돌아선다. 돌아가는 한이 있어도 절대 계단으로 내려갈 수는 없다. 우회로 돌아간다. 그런데 이번에는 공사 중인 거리로 날 안내한다.
‘오늘 이놈의 구글맵이 날 골탕먹이려고 작정을 했나?’
어쨌든 돌고 돌아 역사 중심지 안으로는 들어왔다. 그게 그날 내가 거둔 유일한 성과다. 이제 정말 다 온 줄 알았다. 숙소 주소는 ‘17 Rue Loubon.’ 구글은 태연하게 “도착했습니다”라고 안내를 종료한다. 그런데 이상하다. Rue Loubon이라는 표지판이 보이지 않는다.
‘Rue Loubon도 안 보이는데 어디에 도착했다는 거지?’
그런데 숙소에서 안내한 작은 분수가 보인다.
‘이 근처가 맞기는 한 것 같은데...’
두리번거리자 대문 옆에 ‘17’이라고 적힌 숫자를 발견한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사진을 찍어 숙소 주인에게 보낸다.
“여기인가요?”
이어서 온 답장.
“아니에요. Rue Loubon 거리를 찾으세요”
그때 나는 이미 1시간을 걷고 있었다. 결국 근처 가게에 들어가 주소를 보여주자 “조금만 더 내려가면 됩니다.”라는 말을 듣고 그제야 숙소 입구를 찾는다. 터미널에서 15분 거리의 숙소를 나는 비를 맞으며 돌고 돌아 1시간만에 도착한다.
구글맵을 잘못 설정한 대가를 온몸으로 치른 셈이다.
화면 속 누군가가 ‘이쪽이야’라고 말한다.
여행 초반에 휴대폰 업데이트 하라는 알림이 계속 떴다. 늘 그렇듯 ‘나중에’ 하고 미루다 포르투 마지막 밤에야 업데이트를 한다. 화면 안의 버튼이 많이 달라졌지만 그때는 뭐가 바뀌었는지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바뀐 기능을 제대로 체감한 건 안시에 도착해서다.
안시 기차역 앞은 길이 사방으로 뻗어 있었다. “이쪽이겠지” 하고 몇 걸음 가면 구글이 돌아가라 하고, 다시 반대로 가면 이 길도 아니라며 또 다른 방향을 안내한다. 방향을 못 잡고 헤매고 있는 순간 내 눈에 보인 화면 안 글자 ‘라이브 뷰’
“이건 뭐지?”
그 순간이다. 카메라 화면 위에 실제 거리 풍경이 보이고, 그 위에 커다란 화살표가 떠서 정확히 가야 할 방향을 짚어준다. 지도를 해석하는 게 아니라, 눈앞의 거리 위에서 화살표로 표시해 가야 할 방향을 정확하게 안내한다.
‘아, 구글맵에 이런 기능이 있다고?’
그 순간 온몸에서 소름이 돋았다. 과장 조금 보태면, 신대륙을 발견한 기분이랄까?
그날 나는 안시에서 마치 오랫동안 살았던 사람마냥 숙소까지 한 번도 멈추지 않고 식은죽먹기로 찾아간다.
라이브 뷰 기능에 감탄한 이야기를 하나 더 하자면... 라이브 뷰를 켜고 몽마르트 언덕에서 지하철역을 찾아가고 있던 중이다. 밤이었고, 가로등도 드문 드문... 상가도 일요일이라 문을 많이 닫아 어두운 밤거리였다. 골목이 너무 어두워서 화면이 주변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자, 정확한 메시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대략 ‘주변이 어두워 인식할 수 없으니 주변 건물이 잘 보이도록 화면을 비쳐달라’는 의미의 메시지로 기억한다. 그래서 밝은 간판 쪽으로 화면을 비춰주자 다시 경로 인식이 되며 길 안내가 이어졌다.
그때 나는 묘한 기분이 들었다. 그냥 기계적으로 나에게 길을 알려주는 지도 앱이 아니라, 나와 함께 걸으며 함께 길을 찾는 느낌이랄까?
이제 낯선 거리에서의 길 찾기는 더 이상 고민거리가 아니다. 라이브 뷰와 함께라면 나는 어떤 길 앞에서도 멈칫하지 않게 되었다. 복잡한 파리에서도, 골목이 많은 동네에서도, 교차로가 여러 갈래로 나뉘어 있어도 그냥 라이브 뷰를 켜면 끝이다. 오래 살던 동네처럼 어디든 목적지를 편하게 찾아다닐 수 있게 되었다.
50대 아줌마의 식은죽먹기 배낭여행의 비결 하나가 바로 이 구글맵의 라이브 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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