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진지원 Jul 09. 2023

평가 1_인사평가는 너무 어려워

인사평가는 반드시 해야 하나요?

12월이 되는 시점은 평가 시즌이 도래했다가 지나간 시점이다. 1년 중 짧고 굵게 임팩트가 있는 업무 장면이다. 평가를 받는 사람이나 평가를 하는 사람이나, 혹은 평가제도를 관장하고 운영하는 스텝부서. 모두가 힘겨운 시간을 보내야 한다.



인사평가는 1년 동안 (또는 3개월마다 등 회사마다 평가 주기는 다양하지만) 업무 결과에 대해서 평가를 받게 된다. 그런데 왜 모두가 힘들어할까?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누군가를 점수를 내고 등급을 낸다는 것은 여러 종합적 사고와 판단이 필요한 사항이다. 학창시절에 시험을 보고 시험 결과에 따라서 등수가 나오는 것이 차라리 공평하다고 느낄 것이다. 일단 결과가 너무 명확하니까. 그런데, 회사에서의 인사평가는 시험 결과가 아니다. 열심히 일하고 고생하고 노력해서 나온 결과를 저마다의 기준에 의해서 평가를 한다. 과정은 복잡한데 결과는 S등급, A등급 등 평가결과 달랑 1개다. 물론, 최근에는 평가결과만 통보하지 말고 성장 관점에서의 피드백을 강조하지만, 이 역시도 등급 결과가 좋지 않으면 평가자나 피평가자 모두 힘든 시간이다.



평가를 진행하고 나면 항상 의문이 남는다. "이 평가는 누구를 위해서 하는 것이지?". 평가 결과가 좋으면 당사자들이 좋아하지만, 평가 결과가 나쁘면 모두가 힘들다. 1년 내내 열심히 일한 구성원들에게 회사 기준에 의해서 저평가를 주어야 할 때, (정말 그 인원이 저성과자인 경우를 제외하고) 평가자들은 너무 괴롭다. 하물며 통보 받는 평가대상자의 마음은 오죽할까? 나를 조직이 인정하지 않는구나, 내 1년의 시간에 대한 보답은 이것인가, 여기가 내가 계속 있을 부서(또는 회사)인가? 아~ 앞으로 어떻게 하지, 우리 평가자가 그렇게 생각 안 했는데 이런 사람이었나? 앞으로 열심히 하나 안하나 결과가 이런데 열심히 안해야겠다 등등 온갖 생각들이 가득해 진다. 



아주 일반적으로 (요즘 많은 기업들이 변화하려고 하지만) 상대평가 제도를 운영하면서 발생하는 문제이다. 상대평가 기준에 따라서 누군가는 저평가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 많은 기업들이 상대평가 제도를 운영하는 이유는 "돈"이다. 성과주의 인사체계 자체가 좋은 성과를 낸 고성과자에게 많은 돈을 주고, 그렇지 못한 인원에게는 상대적으로 낮은 돈을 주어서 구성원들의 동기부여를 목적으로 하고 회사의 인건비 운영 기준을 명확히 하고자 하는 것이다. 모두가 고성과자인 상황에서는 일반적인 임금인상이나 인센티브 지급 재원에 문제가 생길 것이다.



그러나 한번쯤 생각해 봐야 하는 것은 바로 "개인 성과와 조직 성과의 연결" 문제이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회사에 고성과자들이 넘치는 것은 회사가 당연히 좋아해야 한다. 고성과자들이 많아서 그 구성원들 관점에서는 회사에서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 냈고 고평가를 기대한다. 

그런데, 고성과자가 많다고 해서 그 회사의 경영성과가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닐 것이다. 정말 절대적으로 모두가 S평가인데, 회사의 성과는 C등급 수준이다? 말도 안되는 경우이지만 시장 상황과 새로운 시도 상황에서는 충분히 이럴 수도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일종의 투자 개념으로 언제까지 이렇게 할 것인지의 문제이다. 


이러한 골치 아픈 상황들을 잠시 뒤로 하고 다른 이슈들을 생각해 보자. 

그럼, 상대평가를 하지 않고 절대평가를 하면 해결이 되나? 절대평가를 하면 (최근 여러 기업들의 시도를 볼 때) 상향평가 경향이 강해진다.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 상대평가시 평가자도 괴로왔는데 본인의 재량권이 생기면 좋은 평가를 위주로 주게 될 것이다. 물론, 이런 경우에 보상제도는 기존 상대평가에서의 제도를 가지고 있다면 인건비 재원에 문제가 발생할 것이고 회사 영업이익에 문제를 줄 것이다. (그래서, 개인들의 평가 결과와 조직의 성과결과가 비례관계에 있고 개인들의 고성과로 인한 인건비 추가를 회사 영업이익 증가분이 커버해 주면 적어도 문제상황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이런 환경이 매년 지속된다는 보장이 없으므로 대부분 인건비 재원에 문제가 생길 것이다.)



그럼, 보상 제도가 변경되지 않은 절대평가는 이슈가 예상되니, 보상제도를 변경하면 되는 거 아닌가? 보상제도 변경은 기존 대비 불이익한 상황이 일단 예상된다. 예를 들어, 예전에는 S등급 받으면 8% 임금인상이었는데, 앞으로는 S등급 받아도 4%다? 원래 제도에 회사의 재량분이 있었다고 해도 "불이익 변경"이다. 취업규칙 개정 절차를 밟아야 하는데, 구성원 또는 노동조합이 찬성해줄리 없다. 어렵다.


그래서 요즘 나오는 이야기는 차라리 "평가 제도를 없애자." 는 것이다. 대신에 평가를 하지 말고 정말 성장 육성 관점에서 피드백을 통해서 구성원들이 역량을 증진시키고 이를 통해 회사 성과를 달성하자는 것이다. 그럴 듯 하다. 그러면, 보상제도는 어떻게 가져가야 하나? 기존 성과주의 Rule 자체에 대한 도전이다. 단편적으로 말해서 개인평가는 없으니, 조직평가에 따라서 해당 조직에 동등한 (동일 기준의) 보상을 지급하게 될 것이다. 모든 구성원들이 일정 수준을 가지고 다 같이 기여하는 조직문화가 형성되면 어느 정도 가능할 것이다. (물론, 조직성과에 저해되는 인원이가 free-rider에 대한 조치를 할 수 있다면 말이다.) 그런데, 개인들의 편차는 어떻게 하지? 정말 열심히 일해서 조직성과에 기여도 점유율 50%인 사람과 별로 기여한 바 없이 5%인 사람이 동일한 보상을 받는다? 그럼 누가 열심히 할까?에 대한 문제가 발생한다. 



평가제도는 이렇게 해도 문제이고 저렇게 해도 문제라서 모든 회사들이 고민이 많다. 그래서, 각 회사들이 처한 상황과 향후 지향점을 토대로 제도를 유지하거나 변경하거나 새로운 시도를 한다. 

정답은 없다. 단지, 해당 조직에 필요한 제도를 도입하면 된다. 조직 환경을 생각하지 않고 무턱대고 이상적인 제도를 도입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물론, 회사 경영진 모두가 변화의지가 매우 강하고 어떠한 난관이 와도 실행하겠다는 굳은 의지를 가지고 있다면 예외이다. 하시고 싶은데로 하시면 된다. 단지, 구성원들을 보살피면서 그들의 감정까지 세심하게 배려하면서 꾸준한 변화관리를 수년간 해 주시면 된다.)     

이전 01화 Prologue : HR업무를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