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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다함 Feb 20. 2024

전설을 쓰기로 했다

거울 속의 그대 모습을
바라본 적 있는가
...
누굴 위해 살아왔는가
여긴 지금 어딘가
...
그대 아직 늦지 않았어
두 팔을 벌려 너의 날개를 펴고
전설 속의 누군가처럼
그대의 미래를 향해 훨훨 날아봐
-  신승훈, 전설 속의 누군가처럼


전설을 쓰기로 했다. 다시 조증이 찾아와 붕 뜬 것도 아니다. 내가 남보다 특별하다고 생각하는 것도 아니다.



한 달 벌어 한 달 사는 평범한 삶을 살아가보려 했다. 사랑 때문에 조울증에 걸렸고, 사랑 때문에 조울증을 극복했다. 평범하고 안정된 삶을 향하여 한 발자국 디뎠는데 평범함으로 밥 먹고 사는 게 불가능했다.


화가 나거나, 실망하거나 그런 것은 아니다. 당장 내일이 보이지 않아 불안할 뿐이다.



2000년 스무 살에 조울증에 걸려 20년 가까이 방황하다 조울증을 극복하고 이제 다시 평범한 사회생활로 돌아가려 했는데 열심히 해도 되지 않았다. 화가 나거나, 실망하는 것은 아니다. 세상이 원래 그렇다는 것을 이미 잘 아니까.


지극히 평범한 비슷한 다른 길을 찾아볼 수도 있는데. 다 부질없는 짓이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안 되는 것 이제 나의 길을 가기로 했다. 언젠가 가고 싶은 길을 지금 내가 선택하기로 했다.



2020년 10월 브런치 작가가 되고 4년 차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 800개 조금 넘는 글을 발행했다. 그중 50개 정도의 글을 추려 정리해 『︎사랑 때문에, 조울증』이라는 제목으로 200 페이지 정도 에세이집을 내기로 했다.


1쇄를 1000부 찍는 일반출판도 말고, 1권부터 시작해 소비자 소매 주문량만큼 찍는 POD도 말고, 200권부터 시작해 서점 도매 주문량만큼 찍는 독립출판을 생각하고 있다. 100만 원 들여 100만 권 파는 전설을 써볼까.


내 책을 내는 1인출판사를 하기로 했다. 책을 안 읽고 책이 안 팔리는 시대이지만, 책을 쓰고 싶은 사람은 많고, 팔리는 책만 팔리는 시대니까. 내 책과 내 출판사의 책만 팔리면 되니까. 쌩 아마추어도 말고, 간절히 책을 쓰고 싶지만 길이 보이지 않는 가능성 있는 작가를 발굴하고 싶다. 내가 책 내자고 꼬시면 내가 돈 대고, 작가가 책 내달라고 날 꼬시면 작가가 돈 대는. 그래봤자 100만 원 정도 대어 할 수 있는 방법으로. 그런 방법이 있다. 그 방법은 다음글에서 이야기하기로.


조증이 와서 과대망상으로 붕 뜬 것은 아니다. 내가 남들과 특별하다고 생각하는 것도 않다. 지금의 난 평범함이 좋지만. 평범함으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행복하게 살 수도 없고, 평범함으로 밥 먹고 사는 게 어려우니까.


평범할 수 없다면 비범해지기로 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행복하게 살며, 돈도 많이 벌기로 했다.


그래서 난

전설을 쓰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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