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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다함 Feb 22. 2024

나는 간다, 사랑 찾아 인생 찾아

사실상 끝났다


지난주 금요일 회사 경영사정으로 계약 연장하지 않는 것으로 통보받았다. 이번주 월요일 사직서에 사인을 했다. 끝이 났는데 이번달까지는 회사를 다녀야 한다. 정확히 말하자면 다음 주 화요일 까지는 다녀야 한다. 28일은 원래 일정 상의 내 휴무일이고, 29일은 남은 연차를 비자발적으로 쓰게 되었다.


이미 끝난 것인데, 어제 수요일 오후에 사회적응프로그램 진행을 해야 했고, 오늘 목요일 오전에는 체조 진행을 해야 했다. 사실상 끝이 났지만, 월급을 받고 일하는 날이 끝나지 않았으니, 내가 맡겨진 일은 당연히 하는데, 미리 정해진 것이라도 프로그램까지 진행하는데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마음의 여유는 없었지만 준비하는데 시간을 쓰지 않고 인터넷에서 자료 찾아 평소 하던 루틴대로 처리했다.


라라랄라 라라라라 랄라 라라라라 라라라랄라

사랑 찾아 인생을 찾아 하루종일 숨이 차게 뛰어다닌다
서울 하늘 하늘 아래서 내 꿈도 가까이 온다

사랑도 있고 우정도 있고 하늘 아래 살고 있고
저마다 다른 인생 속에 또 하루를 바쁘게 산다
우리 인생 살다 보면 힘든 날도 수없이 찾아오지만
사랑하나 그 사랑하나 찾으려고 몸부림치네
사랑 찾아 인생을 찾아 하루종일 숨이 차게 뛰어다닌다
서울 하늘 하늘 아래서 내 꿈도 가까이 온다

사랑을 알고 우정도 알고 정하나로 살고 있고
저마다 값진 인생 속에 또 하루를 바쁘게 산다
우리 인생 살다 보면 힘든 날도 수없이 찾아오지만
오늘보다 더 멋진 인생 찾기 위해 몸부림치네
사랑 찾아 인생을 찾아 하루종일 숨이 차게 뛰어다닌다
서울 하늘 하늘 아래서 내 꿈도 가까이 온다

사랑 찾아 인생을 찾아 지친 가슴 끌어안고 뛰어다닌다
서울 하늘 하늘 아래서 내 꿈도 가까이 온다


어제 저녁에 오늘 체조 프로그램 준비를 하는데 시간을 쓰기보다 노래 연습을 했다. 목요일 오전에 지역에서 활동하는 트로트 가수들이 온다. 그 시간에 부를 노래 연습을 어제 퇴근하고 저녁 시간에 종일 했다. 노치원 직원들과 어르신들에게 띄우는 메시지다. 노래로 저항하는 의미는 아니다. 노래는 노래일 뿐.


조항조의 『사랑 찾아 인생 찾아』는 노치원에서 일하며 배운 노래다. 조항조의 대표곡 『남자라는 이유로』는 내 취향은 아니다. 조항조의 다른 노래들도 마찬가지로 내 취향은 아니다. 『사랑 찾아 인생 찾아』는 좋다. 조항조가 좋은 것도 싫은 것도 아니고, 조항조의 『사랑 찾아 인생 찾아』가 좋다.


나중에 내가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어 TV나 매체로 나를 만나면 내 생각들을 하겠지. 나는 반드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될 것이다. 내가 확신하는 근거는 베스트셀러 작가가 될 때까지 그 길로 끝까지 뛰어갈 것이다. 끝까지 가는 것에 이길 장사는 없다.


노치원에 공연 온 트로트 가수가 이 노래가 어려운데 잘 부른다고 했다. 당연하지. 어제 저녁 5시간 가까이 한 곡을 연습했는데. 음정 박자는 물론 가사 어디에 강약이 들어가는지까지 연습을 했는데. 고음이 자연스럽게 올라가지는 않지만 비슷하게 흉내는 냈는데. 고음에서 두성을 못 내면 가성으로 자연스럽게 커버하면 된다. 프로도 아니고 아마추어인데. 얼추 비슷한 소리가 난다. 원래 F#m인데 간주 나갈 때 트로트 가수가 Em 키로 한 키 낮추어 주었다. 얼추 비슷하게 가면 전문가가 곁에 있으면 알아서 맞추어 준다. 파샵까지는 불편하게 올라갔는데 미까지는 편하게 올라갔다.


그러고 나니 이제 금 월 화 3일 남았는데 진짜 사실상 끝났다. 그렇다고 해도 하던 일은 그대로 하지만 마음이 그렇다. 그냥 남은 시간 그곳에서 하던 일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이지 애를 써야 하는 일은 없다.


마지막 노래를 연습 멋지게 부른 속내에는 남은 기간 날 건드리지 말라는 의미도 없지는 않다. 노래는 노래일 그렇게 받아들이는 사람도 없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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