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다음 주 화요일 프로그램 진행해 주실 수 있을까요?"
내가 사회복지사로 일하는 노치원의 다른 사회복지사가 나에게 부탁했다. 다음 주 화요일 프로그램을 맡으신 요양보호사 선생님의 휴무 일정이 변경되어서.
"한 번도 안 해봐서..."
하면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는데. 지난주 금요일 계약 연장하지 않기로 통보받고, 이번주 월요일 사직서에 사인하고, 28일 휴무일이고 29일 비자발적인 연차라. 27일 화요일이 마지막 근무일인데. 원래 내 일정에 있던 프로그램도 아니고, 없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싶지는 않았다. 노치원에서 내가 원래 하는 루틴을 끝까지 하는 것과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은 다른 일이다.
하면 하는데. 평소라면 기꺼이 내 일처럼 할 수 있지만. 나와 회사는 사실상 끝난 관계인데.
"최 선생님! 죄송한데 화장실 커튼 좀 갈아주시겠어요?"
퇴근시간 땡 되어 가려는데 요양보호사 선생님이 붙잡았다. 키가 안 다니 키가 큰 나에게 부탁한 것인데. 커튼을 교체하는데 5분 정리하는데 5분 그렇게 10분 늦게 퇴근했다.
평소라면 기꺼이 하는데. 마음은 이미 이곳을 멀리 떠났는데. 그래도 웃으며 했다.
비자발적으로 퇴사하게 된 것에 대한 불만은 없다. 다만 이미 같이 가지 않기로 결정이 된 마당에,
직접적인 내 업무와 직무가 아닌, 단지 열정 몇 방울과 영혼 몇 스푼이라도 갈아 넣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월요일 화요일 이틀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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