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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다함 Mar 05. 2024

매일 글을 쓴다는 글을 쓰고 나흘 만에 글 쓴다


2024년 나의 글쓰기 목표는 브런치에 매일 1일 1글 쓰는 것이었다. 그래서 글감이 떠오르지 않는 날도 무리하게 글을 써 발행했다. 어떤 날은 내용이 부실하고, 어떤 날은 분량이 부실하더라도.


3월 1일이었다. 오늘이 3월 5일이니 4일 전이다. 매일 글을 쓴다는 글을 썼다. 그리고 그 이후로부터 글을 안 썼던지 못 썼던지 둘 중 하나다.


글을 안 쓴 첫날은 아들 요한이와 시간을 보내고 재우느라 못 썼다는 게 내 변명이다. 내가 그런 말을 했더니 아내의 생각은 다르다. 낮에 아내 친구 딸 생일 축하하러 갔었는데, 그때 쓸 시간이 있었다는 것이다. 나는 요즘 거의 모든 글을 스마트폰으로 쓰니 말이다. 듣고 보니 틀린 말은 아니다.


그리고 놀았다. 이번에는 내가 선택한 퇴사는 아니고 계약 연장이 되어 정규직이 되리라 생각했던 국민취업제도 일경험이 내 예상대로 되지 않았다.


아직은 다시 구직활동을 하고 있지는 않다. 이 기간의 책을 내는 것이 원래 계획이다. 새로 쓰는 것은 아니고 그동안 써 왔던 글을 추려 한 주제로 엮어 다듬는 것이다.


근데 그냥 놀고 있다. 다시 구직활동을 하고 취업을 하게 될지, 책을 내고 팔려 작가로 살지는 아직 모른다. 후자가 내가 바라는 것이지만, 더 큰 운이 필요하다.


매일 글을 쓰는 것은 사실 무리가 있었다. 글의 질과 양의 문제만이 아니라 1일 1글을 강행하다 보면 아빠와 남편으로서의 역할과 부딪힌다. 아직 글이 돈도 안 되는데 말이다.


매일 글을 쓰는 것은 무리가 있고, 매일 같이 글을 쓰면서도 나의 다른 역할과 갈등하지 않기 위해서는 나의 노력이 필요하다. 매일 글을 써야 한다는 강박은 버리면서도, 나의 다른 역할과 겹치지 않는 빈 시간에 놀지 말고 글을 써야 한다.


근데 그게 또 쉽지 않은 게 글이 아무 때나 떠오르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이건 글을 안 쓰는 사람은 모른다. 정장에 넥타이 매고 글 쓰는 서재에 9시에 출근해 6시에 퇴근하는 작가도 있다고는 들었는데 대부분의 글쟁이는 그렇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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