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문장을 고민하기보다 일단 첫 문장을

by 최다함

첫 문장은 어렵기도 하고, 그만큼 중요하기도 하다. 어떤 문장으로 글을 시작할까 하는 고민 때문에, 글을 못 쓰시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좋은 글을 쓰기 위한 공식을 공부하고 찾다 보면, 오히려 좋은 글을 쓰는 길을 찾지 못하거나, 아니면 그 시간이 아주 오래 걸리기도 한다. 작가마다 저마다의 방법으로 글을 쓰기 때문에, 글쓰기의 정석이란 있을 수 없다지만, 이렇게 하면 좋은 글을 쓸 수 있다는 어느 정도의 합의된 작법은 있다.


그런데, 그런 글쓰기 작법을 배워 좋은 글을 쓰기에, 나나 이 글을 읽는 대부분의 독자는 늦었고, 그런 여유와 기회도 없다. 글 쓰는 방법을 익혀, 작가인 내가 좋은 글을 쓰는 기계가 되면 좋겠지만, 이 나이에 그런 방법으로 좋은 글을 쓰기에는 너무 늦었다.


좋은 글을 쓰기 위해, 너무 강박을 가질 필요는 없다. 어떤 문장으로 글을 시작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어떤 문장으로든지 글을 시작하는 것이다. 다만, 일기가 아닌 이상 글쓰기는 내가 읽기 위한 것이 아니라, 남에게 읽히기 위한 글이기 때문에, 독자들이 매력을 느낄만한 문장으로 시작하면 좋다.


관악산 등산을 할 때, 꼭 서울대 공대에서 출발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안양유원지 등산로에서 출발해도 된다. 안양유원지 등산로도 좋다. 좋은 길이면 되지 그것이 어떤 특정 길일 필요는 없습니다.


글 쓰는 법을 배우는 것은, 다 때가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 이 나이에 살기도 바쁜 이때에, 체계적으로 글쓰기를 배울 수도 없고, 배운다고 하여도 체계적으로 배운 프로페셔널 작가들과 경쟁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다른 글쟁이들과 차별화할 수 있는 것은 나의 글을 쓰는 것이다.


일단 생각이 나는 이야기로 시작하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좋은 첫 문장을 쓸까 고민하지 말고, 내가 쓸 수 있는 생각이 나는 최선의 이야기와 문장으로 첫 문장을 시작하는 것이다.


어떤 첫 문장을 써야지 글을 잘 썼다고 소문이 날까, 이런 고민은 할 필요가 없다. 고민을 해 보았자 그런 좋은 첫 문장은 쓰지 못할 테니까 말이다. 그냥, 지금 내가 쓸 수 있는 문장과 이야기를 첫 문장을 시작해서, 그 첫 문장을 시작으로 글을 풀어 나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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