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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다함 Sep 29. 2022

네팔에서 결혼식 그리고 신혼생활


2018년 12월 18일 네팔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네팔에는 우리처럼 웨딩홀이 따로 없다. 집에서 하기도 한다는데. 우리는 어느 레스토랑 연회장에서 결혼을 했다.



네팔에는 우리처럼 결혼식을 위해 특화된 공간이 따로 없다. 개별적으로 이벤트 업체를 통해 데코레이션을 한다.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천차만별인데 그게 다 돈이다. 네팔 결혼식 비용은 에미마 측에서 부담했는데, 상당한 경비를 지불했을 것이다.


일반적인 국제결혼을 생각하는 사람들은 슬쩍 물어본다. 신부 측에 돈을 많이 가져다주지 않았느냐고. 어느 정도는 사실이지만, 꼭 그렇지도 않았다. 우리가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으니까, 부모님께서 에미마 측에 돈을 썼지만, 에미마 측에서도 최선을 다해 우리에게 돈을 썼다. 양가 형편에 따라 서로가 상대측에 할 수 있는 최선의 도리를 다했다. 네팔에 결혼하러 가서 우리 부모님께서 에미마 집에 많은 돈을 썼지만, 에미마 집에서 네팔 결혼식 비용을 대고, 정성을 다해 우리 가족에게 일종의 혼수를 보냈다. 액수로만 따지자면 우리 집에서 돈을 많이 썼지만, 에미마 집에서도 우리 집에 상당한 돈을 썼다.



네팔 결혼식은 우리와 다르다. 며칠 동안 하는 집도 있다. 우리는 그렇게까지 하지는 않았지만, 한국과는 다른 결혼식이었다.


우리의 결혼식은 낮 12시에 시작했고, 밤 8시에 끝났다. 12시에 시작하면 한 사람 씩 오기 시작해서 삼삼오오 대화를 나눈다. 예식의 시작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다. 올 사람들 다 왔을 때 예식을 시작한다. 예식이 끝나면 하객들은 밥을 먹는다. 식사를 하며 한 사람 씩 신랑 신부에게 와서 담소를 나누고 사진을 찍는다. 신랑 신부는 예식이 끝날 때까지 밥 먹을 새가 없다. 한국처럼 신랑 신부가 하객을 찾아다니며 인사하는 게 아니라, 식장 무대 앞 신랑 신부 석에 앉아 있으면, 각자 밥 먹고 놀다가 한 사람 씩 턴 바이 턴으로 하객이 신랑 신부를 찾아온다.



결혼식 후 부모님께서는 한국으로 돌아가시고, 나는 5개월 정도 아내 에미마와 네팔에서 신혼생활을 보냈다. 에미마가 한국 결혼비자를 받고 대학원 논문 통과하는데 시간이 필요했다.


약혼여행 갔을 때 한국인 가이드는 수속하는 기간 동안 외국인들이 주로 사는 스튜디오를 빌려 살라고 조언했지만, 우리는 네팔인들이 사는 보통 동네에서 신혼생활을 했다. 방 2 부엌 1 화장실 1가 있는 한 개 층을 빌렸다. 우리만 살았던 것은 아니고, 에미마 가족이 왔다 갔다 하며 5개월 동안 함께 살았다. 양국의 소득과 물가 수준이 크게 차이가 기 때문에, 집에서 보내오는 용돈 수준의 돈으로도 충분히 생활이 되었다.



한 달 살기가 유행이다. 나는 네팔에서 다섯 달을 살았다. 네팔의 풍경과 사람들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우리가 네팔을 떠나 한국으로 오는 날 오전 에미마 친구들은 우리 집으로 찾아왔다. 차 여러 대를 나누어 타고 공항으로 따라왔다. 떠나는 에미마를 보내며 함께 울었다.



새벽에 한국에 도착했다. 가족과 교회 식구들이 우리 부부를 맞이하러 인천공항에 나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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