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인연에는 오고 가는 시기가 있다
요즘 들어 정말 친했던 친구와 얼굴을 보는 텀이 길어졌다.
연락도 거의 매일매일 했었는데 3일 전에 보낸 카톡을 이제야 답장을 받는 일도 늘어났다.
며칠 전 잠깐 시간이 나 얼굴을 봤을 때 서로 말없이 케이크만 먹는 순간,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집에 들어가는 길에 왠지 모를 씁쓸한 감정이 들었다.
누군가는 먹고살기도 바빠 죽겠는데 뭐 그런 사소한 걸 신경 쓰냐 할 수도 있겠지만, 다른 친구들과 달리 가장 오래 알았고 주기적으로 만나왔던 친구였기에 이런 상황이 더 아쉽게 느껴졌다.
중학교, 고등학교 그리고 대학교 때까지는 "학교"라는 공통 카테고리가 있고 삶의 패턴도 크게 다르지 않다 보니 큰 노력을 하지 않아도 친구 관계가 잘 유지되었다. 하지만 이제 친구들이 다 각자의 길을 찾아 떠나는 시기가 오다 보니 친했던 친구와 멀어지는 일이 많이 생긴다.
나는 지금 그 과정 속에 있다.
나에게는 생각하는 것도 비슷하고, 사소한 취향 하나하나 전부 비슷해서 정말 쿵짝이 잘 맞는 친구가 있다.
하지만 점점 삶에 대한 가치관이 달라지고 인생의 우선순위가 달라지다 보니 갈수록 대화거리가 없어지는 걸 느낀다.
특히 요즘 내 주변은 모두 취준 중에 있어 다들 일상에 큰 변화가 없다 보니 만나도 크게 할 얘기가 없다.
지금도 이런데 나중에 자리를 잡고 결혼을 하게 되면 친구관계가 여기서 더 정리가 될 것 같아 벌써부터 허무한 마음이 든다.
하지만 다행히도 나만 이런 기분을 느끼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유튜브를 보면 "우정 권태기", "친구가 정리되는 이유", "오래된 친구 손절하는 순간" 등 친구관계와 관련된 다양한 영상들이 올라와 있다.
역시 인간관계는 영원히 풀리지 않는 숙제인 것 같다.
그래도 이 문제에 대한 어설픈 해답을 찾아보자면,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돌이켜보니, 원래부터 1년에 한 번씩 보고 연락도 가끔 하는 친구들에게는 크게 서운함을 느껴 본 적이 없는데, 오히려 매일 연락하고 자주 보는 친구들에게 더 바라는 게 많아지고 "왜 이 친구는 이렇게 생각하지?"라고 의문을 갖는 순간들이 생겼던 것 같다.
모든 인연에는 오고 가는 게 있다는 시절인연의 뜻처럼, 오래된 우정이라는 이유만으로 너무 꽉 붙들고 있으려 하지 말고 관계의 변곡점을 받아들이는 게 중요하다.
그렇게 변화가 있을 수 있음을 인정하다 보면, 멀어졌던 친구와 다시 연락하게 되는 순간들도 생길 것이고 전혀 예상치 못했던 새로운 인연이 찾아올 수 있는 것이다.
모든 인연에는 때가 있고, 모든 관계에는 유효기간이 있다.
멀어지면 멀어진 대로, 가까워지면 가까운 대로 거리를 자연스럽게 거리를 유지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