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을 연결합니다
익숙해져야 합니다
최대한 호흡을 참아요
아랫집이 수리를 합니다
아래를 빼냅니다 신중하게
와르르 무너지면 지고 맙니다
층이 지워집니다
하루가 멀다고 이집 저집 번갈아 가며 두드려댑니다
바닥이 사라진 빈집은 공중에 뜬 1층 같기도 한데요
내력벽 몇 개로 버티는 공중
층을 연결합니다
젠가를 하죠
서로의 일부가 되어 하나인 채 삽니다
마주하는 불안을 견딥니다
가족이 있어도 무너지고 없어도 무너지는 집
무른 기둥도 벽이라고 애처롭게 버팁니다
같은 허공을 가져서 우린 인사도 없이 익숙합니다
사다리차가 맑게 갠 창문을 싣고 올라옵니다
날씨를 가져오고
높이를 잃은 옥상에선 가끔 젖은 발자국이 떨어집니다
빛은 어디까지 들어와 깊어질까요
이 게임엔 위아래가 따로 없어요
아래가 위가 되고 위가 아래가 되는
아름다운 인지상정이지만 종종 싸늘해지다가
한꺼번에 무너집니다
빈 아래를 향해 참았던 항의를 합니다
소음이 삼켜버린 것들을 헤아리며
뒤꿈치에 힘을 싣고 바닥을 굴러봅니다
공중에 뜬 바닥을요
반년간 문예지『세종시마루』 2022 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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