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으러 도서관으로 가자' 라고 말하지 마세요

도서관으로 떠나는 모험

by 용현중


저는 고향이 경기도 가평입니다. 제가 어린시절 기억하는 가평의 모습은 지금처럼 문화행사들이 많이 진행되는 도회지의 모습이 아닌, 집과 학교 앞에도 논이 있던 시골의 모습입니다.


저는 제 유년시절의 고향을 굉장히 사랑하고 아름답게 기억하고 있으나, 사실 문화적으로는 굉장히 고립된 지역이기도 했습니다.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엔 지금과 다르게 인터넷도 없는 환경에 더해 영화관도 없었고, 의류 브랜드 매장같은것도 없었고, 심지어 피자를 파는곳도 없는 (초등학교 중반부 이후에 생긴걸로 기억)그런곳 이었습니다.


그 시절의 저같은 사람들에게 오락과 문화공유 기능을 많이 수행해 주었던 것은 우선 tv가 있었고, 신문과 잡지 그리고 책이 있었습니다. 당연히 지금보다 서점이 잘 되던 시절이었습니다.


저희 집 앞에는 청구시점이라는 서점이 있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청소년기까지 집에서 3분거리에 있던 청구서점의 주인아저씨는 제가 가서 책을 아무리 오래 읽어도, 책을 사지 않아도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셨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시골에서 자란 나에게는 축복같은 일이 주어졌던 것입니다. 저는 자연스런게 청구서점의 문턱을 넘나들며 유년시절의 일부를 보냈습니다. 책이 있는 서점이 저에게 놀이터의 역할을 해주었습니다.


물론 그냥 보기만 했던것은 아닙니다. 기억을 더듬어 보면 지금의 학습만화와 & 인성동화와 비슷한 역할을 수행해주던 만화책 [코망쇠형제], 정말 흥미진진했던 [아기공룡 둘리], 만화잡지 [iQ점프] & [소년점프], 아이들 관점에서 과학이나 상식정보를 정리해주던 보물섬, 소년동아 등을 동화집등 제가 흥미를 보인것과 부모닝 숙고해 고르신책들은 두루두루 잘 구입해 읽었습니다. 부모님은 제가 책을 사는거에 대해서는 아무런 이의를 제기해 주시지 않았습니다.




저의 주간 루틴중 하나는 주말중 하루를 반드시 아이와 도서관에서 시간을 보내게 하는것입니다. 주말 여행등을 하지 않는다면 반드시 주 1회는 도서관을 방문하고있습니다. 아이에게 도서관을 놀이터처럼 느끼게 해주고 새롭게 책을 만나는 공간을 '당연히 자주 가는곳' 으로 인식하게 해주는 것이 그 목적입니다.


제가 다니는 영등포의 문래도서관 1층엔 유아전용 공간이, 5층엔 보드게임등을 할수 있는 놀이공간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이 공간들덕분에 우선 자연스럽게 당장 책을 보고 싶지 않은 순간에도 아이는 도서관에서 즐겁게 시간을 보낼수 있습니다. 아이에게 도서관을 매주방문하는 즐거운 공간으로 인식시키는것은 아이에게 또다른 훌륭한 인성적 자산이 되어주리라 생각합니다.


도서관을 방문하기 전 제가 아이에게 절대로 하지 않는 말이 있습니다. 제목에 이미 적어둔 것처럼


"책 읽으러 가자 도서관 가자."

고 하는 말을 아이에게 하지 않습니다. 대신 저는


"새로운 폴리 책을 우리가 이번엔 찾을수 있을지 몰라!"

"오늘은 타요책이 있을까?"


하는 식으로 아이가 좋아하는 대상과 관련된 내용이 도서관에 있을거라는 기대감을 아이에게 전해줍니다. 당연히 도서관에 가는 아이의 발걸음은 언제나 가벼워집니다.


얼마전까진 제가 1층에서 책을 고르고 아이에게 책을 전해주었지만 최근엔 아이와 책을 직접 골라보게 하고 있습니다. 물론 아이가 정말로 정보를 검색해 책을 선별해 고르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아이의 위치에 따라 몇가지 책을 뽑아 보여주면 마치 아이는 자기가 흥미로운 책을 찾아내는 미지의 모험가처럼 도서관에서 책을 발견하기 위해 이리저리 분주히 책발견 경험을 체험하게됩니다.


저는 도서관에서 아이에게 책을 읽으라 강요하지 않습니다. 아이를 도서관의 모험가로 만들어주는일. 아이에겐 즐겁고 행복한 경험으로 오래 기억하게 만들어 주는일, 그리고 그것이 일상으로 기억되게 하는일 제가 하는 독서 육아&교육의 한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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