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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다시 태어난 나탈리

by 수성






숲 속인데도, 벌레가 없다는 게 참 신기하다.


미국에 와서 본 벌레라곤 사막을 달릴 때, 차 안에 누가 타고 있나 보러, 앞유리에 날아든 애들이 전부였다.



새들의 합창에 나뭇잎 그림자가 춤을 추고, 깨끗한 공기에 벌레까지 없으니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새들이 아침에 다 잡아먹고, 기분이가 좋아서 노랠 부른건가..?)








그랜드 캐년(Grand Canyon)




[07:20 am]


야생동물이 사는 곳이라 그런지, 신중하게 킁킁대는 저 쪼꼬미가 나를 지키려는 듯 주변을 경계하는 모습이 귀엽고 대견하다.


(다 키웠네 다 키웟어.. 효녀야 효녀 ㅎㅎ )



걸음을 멈춘 구름이가 숲 속 한 곳을 응시하더니, 옆에 바짝 붙었다. 내 눈엔 안보이는 무언가가 보이는 것일까?


“왜? 왜그래?? 무섭게.. 머가 있어?”





있긴 머가 있냐....


응가를 할 때면, 늘 어느 한곳을 멍하니 바라보는 구름이다.


“이렇게까지 바짝 붙어서 할 일이야?”


“네, 아빠가 지켜쥬세효!!”


“나도 여기다 쌀테니까, 니가 치워줬으면 좋겟어!!”


혼잣말은 아니고 들으라고 지껄인건데, 가벼워진 옹동이를 들썩이며 가버린다. 몇걸음을 채 안가 캠프의 지도를 그려놓은 안내판 앞에서 그림을 올려다보는 구름이... 참 신중하게도 쳐다본다.


“그래서 이제 어딜 가려고?”


지도에 보이는 곳 중, 캠핑카에서 가까운 화장실 두 곳은 폐쇄되있었고, 텐트 구역(zone) 화장실만 오픈한 것 같았지만, 걸어가기엔 너무 멀었다.


둘레를 휘휘 돌아보는데, 장기 캠퍼 분들이 많아 보였다. 밖에 나와 계신 분들은 하나같이 웃으며 인사를 건네셨고, 나도 덩달아 인사를 하지만, 말을 길게 걸면 무섭기 때문에 빠르게 앞을 지나쳤다.


(예의없는 아시아인 아님.. 그저 쫄보탱2... )





그때, 다시 걸음을 멈춘 구름이..


“머야? 또 싸?? 나 봉투없어!! 안돼!!”


하지만 먼가 다르다.

구름이의 시선을 쫓으니, 귀를 쫑긋 세운 셰퍼드가 이쪽을 쳐다보고 있는 것이다.


저 멀리 보이는 셰퍼드를 보고 구름이는 갑자기 신들린 무당으로 빙의되었고, 한바탕 벌어진 굿판에 셰퍼드 견주가 고개를 쓰윽 들었다.

(아저씨가 말을 걸면 어쩌나...)

(다 너 때문이야.... c.. )


하지만, 최선의 방어는 공격이다!!


“Excuse me, do you know where the showers are around here??”

(혹시, 근처에 샤워장이 어디있는지 아세요??)


“No. not around here!”

(여기 없어요!)


“Oh, okay. thank you!!”

(아, 글쿤요. 감사합니다!!)



나는 빠르게 발길을 돌렸다.

후우...... 후우...


구름이를 들쳐 업고서야 신내림 칼춤은 막을 내렸지만, 인생이란 정말 산 넘어 산이로구나.. 어제 입실했던 대패삼겹이 퇴실준비를 한다는 것이다..


(아직 이른 아침인데,,,, 체크아웃이 빠르구나... )


팔랑거리는 구름이 귀에 양싸다구를 맞아가며, 왔던 길을 힘차게 달렸다.


“구름옴마!!!”


하악하앍하악하악......


“응? 왜그래?”

“구름이 발 좀 닦아주세요..”

“무슨일이야?”


별 말없이 화장실로 직행.. 샤워부스와 좌변기만 있는 작은 공간. 오늘은 모든 걸 차에서 해결해야하기 때문에 공간을 유심히 둘러봤다.


문을 열었을 때 우측에 좌변기, 정면에 샤워부스가 있는 구조이고, 샤워부스는 성인 한 사람이 들어갔을 때, 몸을 90도로 숙이는 것이 불편할 정도로 좁았다.


나는 아주 빠르고 자세하게 훑어보고는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화장실을 호다닥 나왔다.


“오빠, 머했어?”

“화장실이 어떻게 생겼나 한번 봤어!”


“갑자기?ㅋㅋㅋㅋ”

“......... 여기 근처에 화장실이 없어.. ”

“읭!?”


“그리고 오늘.. 우리 여기서 씻어야돼!”

“머?? 왜?”

“샤워장도 없어!”

“진짜??”


나탈리는 자이언 캐년의 1인 샤워실에 대한 좋은 기억 때문이었는지, 같은 국립공원인 그랜드 캐년 샤워실도 당연히 좋을거라 생각하고 왔던 것이다.


“하아.... 어제 페이지에서 씻고 올껄.. ”

“머 이렇게 될 줄 알았나.. ”


나탈리는 씻는 순서가 있다고 한다. 머리를 감은 후, 감은 머리를 수건으로 동여맨 뒤, 세면대에서 세수를 하고, 그 다음 샤워를 한단다. 나는 이 사실을 연애 10년에 결혼 2년차인 지금, 그랜드 캐년에서 처음 알았다.


(알 턱이 없지.. 화장실을 들어가면 나올때까지 멀 하는지 알 수가 없응께... )


고정형 샤워기와 좁아터진 샤워부스, 나탈리의 방식으로는 절대 머리를 감을 수 없는 구조다. 한 술 더 떠, 세면대는 화장실 안에 있지도 않다.


(세면대는 화장실을 들어가기 전, 문 옆에 자리하고 있었다..)


20년이 넘게 머리 감는거 따로, 세수하는거 따로, 샤워하는거 따로, 따로 따로인 삶을 살아온 나탈리에게 이 캠핑카의 공간은 아주 몹쓸 구조인 것이다.


(그리고 오늘은 무조건 머리를 감아야 되는 날이란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싱크대에서 머리를 감아야 할 판인데,,, 엄청난 난감쓰에 걸려버린 나탈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웃지마! 심각해!!”


캠핑카 전체가 나탈리의 목욕탕이 되어야만 했기에 우린 여탕이 된 캠핑카에서 자리를 비켜줘야 했다.


(구름이 넌 안나가도 되지 않음..??)



평상에 앉아 다이어리를 테이블 위에 펼쳐놓고, 그간의 여정을 기록으로 남기며, 오늘 갈 곳을 체크하는 동안 광합성을 즐기는 구름이..









한국에서 작성해온 일정표엔 네 군데의 포인트만이 써 있었다.


“Mather point, Yavapai point, Powell point, Hopi point”


체크인 때 받은 안내 팜플렛을 펼쳤다.


개인 차로 갈 수 있는 기간이 있다던데, 지금 시기는 셔틀버스로만 이동이 가능하다고 한다. 다행히 무료셔틀버스다.


매더포인트는 셔틀없이 얻어걸린 곳이었으나, 어제 간 곳이라 패쓰!!


나탈리 샤워가 끝나면 캠핑장 입구 정류장까지 걸어나가 버스를 타면 된다.

“가만있어보자~ 위에서 셔틀을 한번 갈아타야 되는구만~ 음.. ”


노선을 체크하며, 차근차근 훑어보던 중 ‘Bus Rules' 라는 곳에 써있는 어느 문구 하나를 발견했다.






<No pets>


(끄아아아아아아아악ㅏㄱㄱㄱㄱㄱ!!!!!!!!!!!!!!!!!!!!)



다시 봐도,

또다시 봐도,

분명하게 써있다...


<No pets>



“What the.................”



다이어리의 나탈리 글이 갑자기 떠올랐다.


내가 상상한 미국 서부 여행은 여유로운 LA에서의 브런치와 샌디에고에서 바닷가 산책 정도였다...



(나 여기 2박 왜 잡은거임???)


나의 강력한 주장으로 2박을 잡은 그랜드 캐년. 따사롭던 햇살은 지옥의 불구덩이가 되었다...



그때!! 여탕 문이 열리며 뜨거운 김과 함께 수건으로 동여맨 머리를 내미는 나탈리..


(날.. 데려갈 저승사자인가... )


순간의 정적을 깨며 들리는 목소리..


“오빠! 드라이기가 안돼!”


얼굴을 봤지만 눈을 마주칠 수 없었고, 손과 다리가 떨리는 이 상황을 감당하기 위해선 머라도 해야했다.

“머리!! 머리는 어떻게 감.. 앗어?”

“아 몰라! 그냥 대충 샤워하면서 감았어!!”

“오오~~ 나탈리!!”


나탈리는 20년 넘게 고정되있던 본인의 패턴을 과감하게 깨버린 것이다. 코너에 몰리니 어쩔 수 없이 그냥 하게 된 것!


안 할수도 있었지만, 해버린 것이다!!


‘위기는 기회’라는 말은 사실이었다. 기회로 전환한 나탈리!!


“대단한데!? 나탈리!?”


그러다 눈 앞에 펼쳐있는 지도에 다시 현타가 왔다.

“드라이..기 어딨어??”

“테이블 위에!”


“구름이랑 밖에 있어! 내가 들어가 볼께!”






[11:20 am]


차의 전기시설은 아무 문제가 없었다. 드라이기 브랜드를 검색해보니, 미국에서는 전압 차이로 사용 자체가 안된다는 것이었을 뿐..


(이거 왜 챙겨온거임?)

와이프에게 이렇게 말할 수 없다.


나는 ‘여기 2박 왜 잡은거임?’이기 때문이다.


근처에 인디언이 살고 있는 이 대자연 속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니, 배우 케빈 코스트너가 출연한 “늑대와 춤을” 이라는 영화가 생각났다.


극 중, 인디언들이 주인공에게 지어준 인디언식 이름이 “늑대와 춤을”이다. 이외에도 극 중엔 다양한 인디언식 이름이 나온다.


“주먹쥐고일어서”, “발로차는새” 등등,,


지금 그 인디언들이 우리 옆에 있다면 이름을 이렇게 지어줄 것 같다.

‘이거왜챙겨온거임’ 과 ‘여기2박왜잡은거임’



“전압 때문에 미국에서는 사용이 안된대!”

“머야? 그럼 나 이거 왜 챙겨온거야?”

(헉!! 자기 이름과 비슷했다. 놀라운 이거왜챙겨온거임!!)

“머 이럴 줄 알았나. 그럴 수도 있지.. ”


여기2박왜잡은거임은 이거왜챙겨온거임을 최대한 진정시킨 후,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그런데 말야.... 오늘 가려고 했던 포인트들이.. 어쩌고저쩌고 블라블라 @#그렇ㄻ@셔#$#틀이$^3.. ”


20년의 패턴을 깨고, 자유로워진 탓일까..?

“그래? 머, 어쩔 수 없지.. ”


(오~~ 사랑한다! 이거왜챙겨온거임!!!!)



드라이기를 정리하는데, 창 밖으로 나탈리와 구름이가 보였다. 자연 바람으로 머리를 말리며 걷는 나탈리와 점점 미국개가 되어가는 구름이 아니,, 클라우드 아니,,, 구loud!!


돌아보는 구loud 가 나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 같다.

“It's okay Daddy!”







대단한 엄마에 대단한 딸이로구나!!


구름이 기록에는 [Color : White] 라고 기재되어 있지만, 지금 상태는 대략 [Silver] 다. 그나마 옴마의 정성스런 케어 마저도 없었다면, 구loud의 color는 아마 Gray 였을 것이다.



“아빠는 입국이 금지될 뻔 했지만, 넌 출국이 금지될 수도 있어. 알게써? 구loud??”



사이트에서 차량 연결을 해제한 뒤, 차로 갈 수 있는 주변 포인트들을 둘러보기로 하고 운전대를 잡았다.


숲 속을 달리는 길은 초록빛 터널 같았고, 활짝 연 창문으로 들어오는 자연바람이 나탈리의 젖은 머리를 말려주었다. 30여분을 달려 도착한 곳은 나탈리의 심신을 달래주기 위한 별다방!!


나는 구름이와 야외 테라스에 자리를 잡고, 따아 한잔을 부탁했다.

“오빠! 문이 닫혔는데?!”

“화장실 갔나? 기다려보지 머.. ”


10분을 기다렸으나, 그냥 문을 안 연거다..


캠핑카의 좁아터진 샤워, 사용불가 드라이기, 문닫은 별다방까지..


삼구 삼진이면 아웃인데, 나탈리의 표정은 변화없이 평화로웠다. 대자연이란 사람을 이렇게 자유롭게 만드는 것인가? 자유로운 미쿡인이 되어가는 나탈리,, 아니 아메리칸,,, 아니아니..


(구loud 와 나merican)



“치킨집 닫았으면 삼겹살집 가는거지 오빠!”


(멋지다!! 나merican!!!!)



별다방에서 두 건물쯤 떨어진 곳에 초콜렛 전문점이 보였다.


“나merican! 저기 커피 팔라나?”

“안팔면 딴데 가보지 머.. ”

(딴데라뇨? 운전은요..??)


휴우....

문 밖에 놓인 메뉴판에 커피가 써있다..


나는 핫쵸코 한 잔을 부탁하고, 구름이와 밖에서 뛰고 노는사이, 핫초코 한 잔과 따아 한 잔을 양손에 들고 밖으로 나오는 나merican.


“오빠! 커피 한모금만 마셔봐!”


나merican이 주문한 커피 맛은 커피포트에 오래전 내려놓은 커피맛이었다.


“핫쵸코 맛있는데, 왜 그걸 시켜가지곸ㅋㅋㅋㅋ”

“이럴줄 몰랐지. 따아가 마시고 싶었다고..”

“그러게 왜 순대국밥집에서 만두국을 시켴ㅋㅋㅋㅋ”


따뜻한 햇살이 서늘한 기온을 덮어주었고, 우린 햇살 아래 여유로운 시간을 그 자체로 즐겼다.



도시여자인 나merican이 자연인이 된지 5일차다. 사진을 찍으면 무엇이 자연이고, 무엇이 사람인지, 분간이 안 될 정도로 동화되었다.


알흠답다...


(사랑한다! 이거왜챙겨온거임나merican!!)


빨간옷을 입고 있는 나merican은 한송이 장미꽃 같았고, 그녀의 딸래미 구loud는 검정화분에 꽂아놓은 하얀 수국 같았다.








나는 꽃 속에 파묻혀 사는 행복한 남자다..


“오빠! 사진 잘 찍고 있는거지?”

“어.. 어.. 그럼그럼..”


(뒤에도 눈이 달린 무시무시한 녀자... )






[06:30 pm]


‘검정바지의 흰 실버강아지’


지금 구loud의 모습을 가장 잘 표현한 말이다.










(좀 춥긴 했다만, 바지를 껴입을 정도는 아니었는데.. 후우…....)



“킁킁~”


가끔은 댕냥이 구loud 보다 더 뛰어난 후각을 가진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나merican은 엄청난 후각을 지녔다.


“오빠, 구름이한테서 흙냄새 나!”


(흙냄새가 나는 검정바지의 흰 실버강아지..)



“그래? 허허... ”



(도시여자에게 흙냄새란.. 있을 수 없는 일.. 흙냄새가 난다는 말에 동조했다가는 목욕을 시켜야 할 수도 있었다....)


(‘허허’로 아주 잘 처신했스...)







[08:10 pm]


간단하게 저녁을 해결한 후, 설거지를 마치고 문을 열었다. 문으로 들어온 바람이 반대편 창문을 통해 차 안 냄새를 데리고 나가는 동안, 나는 쓰레기통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집에서도 쓰레기와 관련한 모든 것(종량제, 음쓰, 분리수거)의 담당은 나다. 셋이 살게 되면서 양이 늘었을 뿐, 혼자 살던 시절부터 해왔던 일이라 그렇게 어려운 일도 아니다.


(혼자 살 때보다 양이 27배는 늘었음... 큼큼.. )


화장실 쓰레기를 한웅큼 집었다.



“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소리를 지르는 나탈리..


“아!! 그걸 왜 손으로 해?”


(그럼 손으로 하지.. 발로 하니..??)


집에서도 늘 이렇게 하는데, 나탈리는 내가 쓰레기 비우는 모습을 처음 본거다.

“그거 더러워!!”

“쓰레기가 다 더럽지 머.. 얼마나 깨끗하겠어..”


내가 손에 들고 있던 뭉텅이가 나탈리가 버려놓은 여성용품이었다는걸 말해줘서 안거지, 난 아무 생각이 없었다. 내 손에 들린 뭉텅이를 휙 가로채며 나탈리가 소리쳤다.


“오빠는 여자의 마음을 몰라!! 흥!!”

(아니.. 먼 쓰레길 버리는데, 여자의 마음까지 나와..)


수고한다. 고맙다.

이런 말은 못할망정.. 참나...


(아오!!!!)


여자의 마음이라니..


(남자의 마음은요..???)



밖으로 나왔다.


숲 속엔 어둠이 내려 앉았고, 고요함은 세상의 소음을 차단했다. 캠프의 모든 이들도 이 적막을 깨고 싶지 않은 듯, 조용히 숨 죽인 것 같았다.


눈을 감고 숨을 깊게 들이 마셨다. 차가운 공기가 코를 통해 폐 깊숙이, 그리고 뇌로 퍼지는게 느껴졌다.


맑은 공기는 내 안에 머물다 나가기를 수차례 반복 하더니, 머릿속 쓰레기들을 말끔히 청소해주었다.


눈을 떴다.


밤하늘의 별 중엔 여자가 누워있는 듯한 모습의 처녀자리가 보였다.


여자는 평생 여자이고 싶다던데..

여자의 마음을 내가 더 신경 써야겠다.



‘간격’이라는 것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 꼭 필요한 것 같다. 잠깐의 ‘쉼’으로 머리가 맑아진 나는 문을 다시 열었다.


움켜진 내 마음을 쉬게 해줘야겠다. 나탈리가 패턴을 깬 것처럼, 꽉 쥐고 있던 내 생각을 놔줘야겠다.








< 사과의 말씀 >



Grand View Point



차를 몰고 ‘그랜드뷰포인트’에 들렀다.


위험해보이는 절벽 난간 앞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 사람들..

“저기 어떻게 내려갔지?”


사람들이 올라오는 길을 따라 내려가 본 그곳은 사진을 찍기에 딱 좋은, 마치 저기서 사진을 찍으면 그랜드 캐년에서 더 이상 사진을 찍지 않아도 될 것 같은 포토존에 도착했다.


(다른 포인트를 안가봤기에 이런 말을 되도 않게 씨부림ㅋㅋㅋㅋ)



우리 앞 팀이었던 독일인 가족은 돌아가며 열심히 셔터를 눌렀다. 한참을 찍고서야 기다리던 우리에게 가족사진을 요청했고, 나는 구름이와 나탈리를 찍는 스타일대로 ‘하나, 둘, 셋’ 따위 없이 손가락을 거침없이 발사하며 3초에 15컷을 뽑아냈다. 독일인 가족은 핸드폰을 건네 받았고, 잠시 고개를 갸우뚱 했다.


사진 찍기의 x 손이라는 것을 아는 나탈리는 구름이와 먼 산 구경을 하고 있었다.


사진이 어떻게 나왔는지는 오직 그 가족만 확인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유를 불문하고, 이 자리를 빌어 독일 가족분들께 사과를 전하고 싶다.


“에스 툿ㅌ 미어 라이트!!”


(죄송합니다)




“Es tut mir le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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