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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인 Sep 25. 2024

황금나이시작

혹독한무 아픔으로 인한 깨달음

 십이일이란 시간을 누워 보냈다.

움직일 수 없으면 사람은 인생이 끝인 것 같다. 할 수 있는 거라는 건 누워 지나간 추억의 사진들을 뒤적이면서 폰을 넘겼다. 일 년 전 모습이 매번 다르게 보인다. 사진도 예쁘게 찍은 것만 간직한다고 맘에 안 들면 다 지웠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 보니 그때의 찍은 사진이 덧 없이 이쁘고 멋져 보인다. 한 해가 바뀌면서 모습도 변해가고 몸이 고장이 난다. 자꾸 아프고, 한번 아프고 나면 ,

모습이 변해간다. 나이 먹으면서 한 가지 더 늘어가는 게 있다. 약이 추가된다. 무슨 성인병으로 인해 약봉지만 늘어나고, 콩 주워 먹듯이 먹는다. 이렇게 아프고 나니 삶이 얼마나 소중한지 걷지! 못하는 인생은 끝이라는 걸 더욱 깨닫게 되었다. 허리로 인해 너무 이번엔 오래 아팠다. 아픈데도 난 창밖에 보이는 꽃들을 복대하고 물을 주었다. 수족관 물고기도 내가 아니면 밥도 안 준다. 그래도 다행인 건 남편이 내 밥은 챙겨줘 그나마 견딜 수 있었다. 아파서 나도 모르게 신음이 절로 나온다. 남편은 뭐라 한다. 아프면 서글프다. 유일하게 이리 아파도 밖의 꽃이 나를 훤하게 반겨줬다. 말라죽을까 봐 난 물, 꼬박꼬박 주었다.

어릴 적 추억의 봉숭아


봉숭아꽃이 장미꽃처럼 핀다. 너무 예쁘다.

아프면 좋아하는 이도 없다. 나와 함께 사는 남편도 싫어한다. 하지만 자연은 그렇지 않다. 다시 돌아가도 받아 줄 것이다. 부질없는 인생이다.. 욕심도 버리고 살자. 아프니 음식도 맛이 없다.

행복한 노후란 지금이 현재가 중요한 것 같다.

건강할 때 인생을 더 멋지게 추억도 멋지게 자신이 제일 소중하니까 말이다. 그 누구도 대신 아파줄 수도 없고, 자신만이 해결할 수밖에 없다.

깨달음도 스스로 고통 속에서 알아간다. 좀 몸이 나아지면 나의 멋진 삶을 살겠다고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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