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걱
죽은 나무를 깎아 옻칠을 해주고 이름도 주걱이라고 붙여 줬다.
죽은 나무는 단단하고 쓸모가 없어 보이지만, 어떻게 쓰는지에 따라 변한다.
주걱 하면 으레 흥부, 놀부가 떠오를 것이다.
나는 주걱을 볼 때마다 엄마에 대한 추억이 생각난다.
부엌, 아궁이 불을 지피면서 부뚜막에 올라앉아 주걱을 이리저리 저어주시던 엄마.
온 힘을 다해 명령이라도 하듯이 주걱이 분주히 움직인다.
마치 서로가 하나가 된 듯 보였다.
물이었던 도토리 가루가 긴 시간을 걸쳐 걸쭉하게 변해간다.
죽은 나무가 생명이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주걱은 이렇듯 멋진 요리 도토리묵을 만들어 냈다.
사람마다 다르듯이 주걱이 갖는 의미는 다 다르리라 본다. 주걱은 비밀의 열쇠와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