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송용 베드 편하네
다음날 가장 먼저 한 일은 새로운 중심정맥관을 심는 시술이었다.
앞서 사용했던 C-Line은 약 두 달가량 단기 치료용으로 쓰이는 관이었는데, 이번에 삽입하는 건 최소 6개월에서 1년까지도 사용할 수 있는 히크만(Hickman catheter)이었다.
앞으로 긴 병원 생활과 수차례의 항암이 이어진다는 뜻이지만, 차라리 이번 한 번의 시술을 끝으로 남은 항암이 전부 끝나길 바랐다.
그렇게 나는 병실에서 이송용 베드로 눕혀져 시술실로 옮겨졌다. 이송용 베드에 누워 바라보는 병원 천장만 벌써 몇 번 째인지. 처음 이송용 베드에 눕혀졌을 땐 누군가 나를 끌어준다는 거에 미안함과 불편함이 들었고 나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부담스러웠지만 이것도 적응이 된 것일까 이제는 오히려 누워 갈 수 있어 편하게 간다며 좋았다.
이날 시술하는 히크만은 길이도 더 길고 봉합 부위도 많아 시술 시간도 더 오래 걸리고 고통도 더 할 거라 짐작했기에 긴장을 잔뜩 했다.
지난번 시술보다 30분 정도가 더 걸렸고 길었던 만큼 힘들고 고통도 컸지만 다행히 시술은 별 탈 없이 끝났다. 고생해서 삽입한 히크만이 오른쪽 가슴 위로 길게 드리워져 거슬리긴 했지만, 아무렴 어떠한가 이 히크만 덕분에 새벽마다 주삿바늘을 찔러가며 채혈을 하지 않아도 되었고 항암제나 항생제를 맞을 때도 더 이상 손등에 줄줄이 주사를 꽂지 않아도 되니 그 불편이 훨씬 덜했다.
새로 관도 심었겠다 곧바로 항암을 시작하는 줄로만 알았는데 히크만을 심고 하루 정도는 안정화 시간이 필요해, 이날은 항암이나 항생제 투여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