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두번째 중심정맥관 시술

이송용 베드 편하네

by 선옥

다음날 가장 먼저 한 일은 새로운 중심정맥관을 심는 시술이었다.


앞서 사용했던 C-Line은 약 두 달가량 단기 치료용으로 쓰이는 관이었는데, 이번에 삽입하는 건 최소 6개월에서 1년까지도 사용할 수 있는 히크만(Hickman catheter)이었다.


앞으로 긴 병원 생활과 수차례의 항암이 이어진다는 뜻이지만, 차라리 이번 한 번의 시술을 끝으로 남은 항암이 전부 끝나길 바랐다.


그렇게 나는 병실에서 이송용 베드로 눕혀져 시술실로 옮겨졌다. 이송용 베드에 누워 바라보는 병원 천장만 벌써 몇 번 째인지. 처음 이송용 베드에 눕혀졌을 땐 누군가 나를 끌어준다는 거에 미안함과 불편함이 들었고 나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부담스러웠지만 이것도 적응이 된 것일까 이제는 오히려 누워 갈 수 있어 편하게 간다며 좋았다.


이날 시술하는 히크만은 길이도 더 길고 봉합 부위도 많아 시술 시간도 더 오래 걸리고 고통도 더 할 거라 짐작했기에 긴장을 잔뜩 했다.


지난번 시술보다 30분 정도가 더 걸렸고 길었던 만큼 힘들고 고통도 컸지만 다행히 시술은 별 탈 없이 끝났다. 고생해서 삽입한 히크만이 오른쪽 가슴 위로 길게 드리워져 거슬리긴 했지만, 아무렴 어떠한가 이 히크만 덕분에 새벽마다 주삿바늘을 찔러가며 채혈을 하지 않아도 되었고 항암제나 항생제를 맞을 때도 더 이상 손등에 줄줄이 주사를 꽂지 않아도 되니 그 불편이 훨씬 덜했다.


새로 관도 심었겠다 곧바로 항암을 시작하는 줄로만 알았는데 히크만을 심고 하루 정도는 안정화 시간이 필요해, 이날은 항암이나 항생제 투여가 없었다.


keyword
월요일 연재
이전 22화2달 만에 퇴원, 나흘 만에 입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