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선물이다

by 권민정

"모든 게 선물이었다"



"향기롭고 따뜻해서 봄이 온 줄 알았는데 네가 온 거였구나!"

초등학교 교문 위에 노란색 플래카드가 가로로 걸려 있다. 초등학교 입학식 날, 학교 앞에서 그 문장을 보고 '아! 저건 시 구나!' 생각했다. 선생님들이 아이들을 저렇게 따뜻하게 사랑을 담고 맞아 주니 이 학교 학생들은 행운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걷기 좋은 계절, 오랜만에 탄천에 갔다. 솜털 가득한 버들강아지가 메마른 나뭇가지에 가득 달려 있었다. 봄이 가까이 왔음을 느끼게 하는 갯버들이다. 꽃들은 아직 싹이 나오지 않았고 둔덕은 누렇다. 그러나 곧 초록으로 덮일 것이고 꽃으로 산책하는 이들을 유혹할 것이다. 남자 중학생 2명이 하천에 신발을 신고 들어가 뭔가를 찾는 것 같은데 발이 시린 지 잠깐 있다 나온다. 아직은 물이 차가운 것 같다.


오랜만에 커피 볶는 집에 갔다. 맛있는 커피가 생각나면 자주 들르는 집이다. 코로나 때문에 항상 바깥에 있는 의자에 앉아 하천을 바라보며 커피를 마셨다. 겨울 동안 잘 가지 않다가 오늘은 따뜻해서 밖에 앉아 카페라테를 마셨다. 여름날, 비 오는 날에 그곳에 앉아서 내리는 비를 바라보며 마시는 커피는 정말 환상적이다.


건너편 하천 둔덕 위, 좁은 길에 운동 기구가 놓여 있고 노인들이 벤치에 앉아 해바라기를 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긴 의자가 4개는 있는 듯, 그곳은 해가 잘 드는 곳이라 노인들이 쉬기에 좋다. 집에 오는 길, 햇볕 따뜻이 비치는 곳에 놓인 벤치에 앉아보았다. 따뜻했다. 봄볕을 만끽하는 기분이다.


이어령 선생님이 돌아가시고 마지막 인터뷰를 보았다. 그가 한 말이 생각난다.

"뒤늦게 깨닫는 생의 진실은 모든 게 선물이었다는 것입니다."

오늘은 아이들을 돌보고, 탄천을 산책하고,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봄 햇살을 쬐면서 하루를 보냈다. 선물로 받은 것이었다. 이어령 선생이 말하지 않아도 항상 품고 있는 진실, 인생은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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