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iu Ming Jul 10. 2024

선장이 떠나도, 배는 폭풍우 속 그대로...

 호구여도 괜찮아 #26 : 하악골융기 (융)

나 혼자 잘 먹고 잘 살면 다 인가...


아들과의 약속을 계기로 글을 쓰려고 마음먹은 이후, 부족한 글 쓰기 실력임에도 반년넘도록 매달려 쓰고 다시 수정하기를 수 없이 반복했다. 그렇게 몇 개월을 써서, 오늘 주제인 회사의 매각 과정까지 왔을 때, 나는 커다란 문가로막 듯, 무슨 어떻게 써야 할지 막막해졌다.


왜냐하면 회사가 매각되고 그리고 그 후의 시간 약 5년 동안, 우선 주주들이 금전적으로 손해를 입었고, 직원들은 삶의 터전을 잃게 됐으며, 무엇보다도 어떤 이들은 억울한 일들로 고소를 당해 재판까지 받게 되었다. 적게는 수백 명이 많게는 만 명 크 작게 러 방식으로 손해를 봤.


나 또한 금전적 손해를 입었고, 삶의 터전도 잃게 됐다. 그리고 회사의 주인이 바뀐 후, 약 1년 반 동안 누구보다도 마음고생을 했다. 분명 나도 피해자였다. 그러나 '다른 사람의 아픔과 상처에 대해 내가 아무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있을까? 그저 동료들의 커리어를 지켜주지 못한 것만 미안해하면 될까? 내가 해야 할 일 앞에서 나는 얼마나 임을 다 했을까?'라는 질문 앞에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마음이 먹먹해져 도저히 글을 써 내려갈 수가 없었고, 용기를 내어 써본 글들도 모두 이기적으로 느껴졌다.


회사가 매각된다는 소식을 들은 후, 나는 이 회사를 오래 다닐 수 없음을 제일 먼저 직감했고, 우리의 배가 침몰할 것이라고 예감했다. 그러나 그것은 회사의 중추 멤버로서 내가 가져야 할 생각과 태도가 아니었다. 나는 누구보다도 용감하고 의연하게 조타실에서 새로운 선장을 맞아야 했다. 그리고 나를 제외한 조타실의 모든 선수가 교체됐을지라도, 꿋꿋이 우리의 배를 지키려 노력해야 했다.


그러나 회사의 대표이사실과 임원실은 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그 누구도 굳게 닫힌 문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 길이 없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침몰의 속도를 조금이라도 늦추거나 하선을 희망한 동료들을 침착하게 돕는 것뿐이었다.


세상을 살면서 힘든 순간이 참 많았다. 사춘기, 군대, 퇴근길에 박쥐를 보던 시절, 모두 하나같이 쉽지 않았다. 그러나 마음이 특히 힘들었던 이 시절은, 가장 괴롭게 기억되는 순간 중 하나다. 우리 배, 즉 회사가 침몰 시작했던 그때로 돌아가, 그동안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남기고 싶다.


이 글은 누구의 탓으로 돌리고 싶어서 쓴 글이 아니며, 나의 이기심을 이타심으로 꾸미고 싶어서 쓴 도 아니라는 말을 덧붙이고 싶다.




회사가 매각된다는 것은 도대체 무엇인가?


나는 회사가 매각된다는 행위가 전혀 실감이 되지 않았다. 사장님의 지시로, 재무 팀장과 함께 사업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증권사들과 미팅을 했고, 회사의 사업을 소개하는 IR 자료를 수십 장 만들어 프레젠테이션 하기도 했다.


중소기업은 성장과 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융통하기 위해 투자자를 찾는 일이 흔하기에, 나는 일반적인 업무 이상의 의미를 두지 않았다. 나는 그저 사장님 말씀을 곧이곧대로 믿고 있었다. 그러나 사장님은 이 미팅들을 통해 사실상 회사의 인수자를 찾고 있었던 것이다. 그는 창립자이자 최대 주주로 40% 가까운 주식을 보유한 회사의 주인이었다.


사장님은 자신의 정당한 권리를 행사하여, 보유한 모든 지분을 처분하고자 한 것이다. 사장님이 언제든 자기 지분을 처분할 수 있다는 것을 직원들은 알지 못했을 뿐, 정당하게 획득된 그의 권리는 언제든지 행사될 수 있는 것이었다.


다만, 이 권리 행사된다는 의미는, 나같이 평범한 서민이 '삼성전자' 주식을 사서, 주가가 오르면 삼겹살을 먹고, 반대로 내리면 택시 대신 버스를 타는 정도의 단순한 미가 아니었을 뿐이다.


이쯤에서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싶다. "대표이사가 최대주주로서 주식을 처분하는 것이 잘못일까?"

당연히 잘못이 아니다. 사장님이 자기 소유의 지분을 처분하는 것은 절대적으로 개인의 자유이다.


회사의 성장에 가장 많이 기여했고, 리스크를 감수하며 스스로 설립한 스타트업에 자신의 인생과 가진 모든 것을 올인했던 사장님은 반드시 보상을 받아야 한고 생각한다. 스스로 성장시킨 회사의 보유한 주식을 처분하여 부자가 되는 것은 젊은 사업가들에게 창업의 목표가 되기도 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통하는 상식이며, 유니콘 기업이 가장 많이 탄생하는 미국에서도 흔한 일이다.


그러나, 회사가 주식 시장에 상장한다는 것은, 타이타닉과 같은 큰 여객선이 바다로 출항하는 것과 같다.

그렇기에 회사가 상장하는 순간부터, 선장과 같은 사장은 모든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선장은 수백억에 배를 팔고 휘파람을 불며 멋지게 배에서 내리더라도, 선장을 믿고 배와 운명을 같이했던 주주들과 직원들은 폭풍우 속의 배에 그대로 남겨지게 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그 배는 선장 혼자의 것이 아니며, 주주 모두의 것이다. 그 배는 아주 많은 사람들의 염원으로 출항할 수 있었고, 그만큼 많은 사람들의 운명 그 배의 운명과 함께할 수밖에 다. 상장하는 순간부터, 대표이사는 수백 가구가 아닌 수만 가구의 삶에 영향을 미사실을 사장님이 모를 리 만무다.




선장이 떠나도, 주주와 직원은 배에 남아있다.


침몰하는 배는, 배에 타 있던 주주와 직원들을 차가운 바다로 끌고 간다 (이미지 : 영화 타이타닉)


물론 나 개인적으로도 억울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십 년 동안, 황무지 같던 중국 사업도, 날카로운 칼날 같던 글로벌 Q사 프로젝트도 어렵게 개척했고 끝내 성공시켰다. 비록 사장님은 약속한 보상을 하지 않았지만, 나는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다'는 정도의 행운은 허락될 줄 알았다.


해리 포터가 볼드모트를 물리치고, 어벤저스가 타노스를 해치우고, 프로도가 사우론과의 싸움에서 끝내 승리한 것처럼, 나도 글로벌 Q사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기에, 영화 속의 주인공들처럼 안정적인 미래가 펼쳐질 것이라고 믿었다. 주인공을 아무리 미워하는 작가라도 이런 어처구니없는 시련만 주지는 않을 것 같았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나는 비극적인 영화 속의 주인공처럼 작가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기분이었다.


영화 '타이타닉'의 주인공, 잭(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처지가, 나와 크게 다르지 않게 느껴졌다. 나는 배의 잡부로 시작해 무릎을 꿇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정말 어렵게 수뇌부가 모인 조타실까지  올라갔지만, 그 흔한 삼겹살 회식도 한 번 해보지 못한 채, 이제는 배의 침몰과 함께 자신의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회사는 영화 타이타닉처럼, 어두운 밤바다에서 빙산 충돌하거나, 겨울 바다의 높은 파도에 좌초될 수도 있었다. 그러나 나는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어쩌면 높고 거센 파도를 한두 번 참으며 텨내고, 빙산에 부딪혀 구멍 난 배를 고쳐 쓰면 이 위기를 지나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나는 타이타닉의 가장 높은 곳으로 올라가서 최대한 멀리 바라보 앞날을 예측하려 노력했다.


그러나, 하늘을 덮을 듯 사나운 파도 뒤에서, 숨죽이고 있는 어마어마한 해일까지 시야가 닿을 수 없었다.




호랑이 없는 배에 여우가 초대하는 삼일천하 파티


최대 지분 40%의 막강한 권력을 가졌랑이 선장이 없어진 배는, 다음 주인이 배의 모든 금액을 지불하기 전까지, 여우 같은 사람들이 속속 등장하기 마련이다. 우리 배에서는 물고기가 물을 만난 듯, 권모술수 부장이 모든 경영진들을 부추기기 시작했다. 그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자신의 라인을 주요 요직에 배치했으며, 자신을 이사에서 상무로 승진시키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평소 전략과 처세에 능했던 권 부장은 중요한 시점에,

세 가지 잘못된 판단으로 기존의 경영진 모두를 첫인상부터 미운털이 박히게 만들었.

첫째, 인수자들이 오기 전에, 무리해서라도 조직개편을 강행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

둘째, 인수자들은 현재의 경영 문제를 분석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이를 무시해 된다고 주장한 것.

셋째, 인수자들은 경영에 관심이 없으며, 모든 경영권을 지금의 경영진에 맡길 것이라고 주장한 것.


정말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은 세 번째다. 주식에 단돈 십만 원을 투자해도 하루 종일 주가 창을 보는데, 수백억을 투자하는 사람이 처음 보는 경영진에게 전권을 주고, 스스로 자처해서 허수아비가 될 것이라는 생각은 어디서 나온 근거 없는 자신감인지 모르겠다. 여하튼, 그의 철저하게 틀린 예상 덕에 꼴 보기 싫던 삼일천하는 하루도 못 가서 막을 내렸다.


한편, 배에 새롭게 탄 점령군은 날카롭게 조직을 파고들었다. 점령군은 기존의 경영진을 신속하게 정리했다. 사의 많은 직원들은 십 년에서 이 십 년간 함께한 선배이자 임원들이, 손쉽게 정리되는 모습을 보며 안타까워고, 이로 인해 불안해했고, 분위기가 동요기 시작했다.


영악한 권 부장 또한 그에게 향하는 칼날을 피할 수 없었다. 권 부장이 해고 통보를 받는 날, 그는 당일 오후 세 시에 이르게 회사를 나섰다. 십 년을 넘게 다녔던 회사를 인사도 하지 않고, 아무 물건도 챙기지 않은 채 떠나는 그를 보며 복잡한 감정이 들었다. 지난 8년간 권 부장의 권모술수에 맞서 싸우며 나는 살아남는 법을 배웠고, 때로는 절망하게도 했다. 나의 첫 번째 스승과는 그렇게 이별하게 되었다.


권 부장의 팀원들은 바람 앞의 촛불이 되었다. 평소 힘든 일은 참고 견뎌내라고 했던 그들은 열흘도 가지 못하고 밑바닥을 드러냈다. 권 부장이라는 '빽' 없이 아무것도 못하는 그들은 "도대체 그동안 어떻게 회사를 다닌 것이냐?"는 새로운 경영진의 한탄 앞에 모두 꼬리를 자르듯, 사표를 던지고 자기 자리에서 도망다.


이렇게 허접한 사람들을 상대로 분노, 이불킥을 던 순간들이 억울하게 느껴졌다.

자신을 전략가로 칭했던 그들은 모두 얼간이에 불과했다.




앞 뒤 보지 않고 배에서 뛰어내리는 사람들


경영진의 문은 철저히 닫혀 있었다. 나도 조타실에 앉아 있을 뿐, 현재의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수 없었다. 그러나 다른 직원들은 여객실, 갑판 혹은 엔진 기관에 있었기, 알 수 없는 상황에 더욱 답답해했고, 배의 침몰이 어디까지 진행 됐는지 궁금해했다. 직원들은 준비되지 않은 탈출을 막무가내로 시도하거나, 자신이 타고 있는 배를 마치 사이비 종교인 것처럼 맹신하며, 다른 사람들의 탈출도 이유 없이 말리려 애썼다.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은 상황에서, 급한 마음에 탈출을 시도했던 이들은, 차가운 바다에 지는 신세를 신히 피했을 뿐, 그저 구명보트에 오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구명보트에 급하게 올랐던 이들은 준비되지 않은 이직으로 마음고생을 하며, 다시 몇 번의 이직을 반복하기도 했다. 코스닥 상장사 정도 되는 배가 가라앉는 데는 꽤 시간이 걸리기에 충분한 준비의 시간을 가졌어도 됐지만, 그들도 나도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둘째, 침몰하는 배를 끝까지 잡고 있던 사람들은 두 부류였다.

첫 번째는 배 밖으로 나갈 능력이나 용기가 없어서 침몰하는 배에 남아 있는 사람들이었다. 이들은 불안과 공포 속에서 배 안에 머물러 있었고, 새로운 출구를 찾지 못하거나 두려워서 문 밖을 나지 못했다.

두 번째는 침몰하는 배 안에서 무엇인가를 공짜로 얻고 싶어 했던 사람들이었다. 이들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침몰하는 배에서 가능한 한 많은 것을 챙기려 했고, 목적을 위해서는 타인의 위험이나 회사의 앞날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러나,   결코 실현되  없었다. 침몰하는 배 안의 모든 것은 새로운 배의 주인, 즉 인수자들의 것이며, 그들이 자신의 것이라고 점찍은 것을 뺏길 리 없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맨 몸으로 겨울 바다에 빠져버린 경우이다. 이들은 처음에는 직장을 잃은 것으로 시작해서 점점 더 나아가 모아 놓은 돈을 잃었고, 커리어가 망가진 결과를 받아들이게 되었다. 이들은 아주 평범하고 성실한 사람들이었으며, 어떤 잘못도 없이 법적인 문제에 휘말려 결국 재판에 회부되는 처지에 이르렀다.


함께 일한 동료들이 잘 됐다는 소식을 들을 때는 아주 쉬웠다. 그저 축하하고 함께 기뻐하면 됐다. 그러나 동료들에게 심각한 문제가 생겼다는 안 좋은 소식을 을 때는, 차마 위로의 말도 건넬 수 없었다. 그래서 참 많이도 속으로 사장님을 원망했다. 세상에는 내가 도울 수 있는 일보다 도울 수 없는 일이 더 많았다.


이 모든 결과가  장님 때문은 아니다. 러나 료들은 재판을 받고 있는 중에도, 수백 억을 챙겨 혼자 호위호식하실 사장님을 생각하면 부아가 치민다. '내가 속이 좁은 탓이겠지, 그저 누군가를 원망하고 싶어서겠지' 라며 애써 스스로를 자책할 뿐이다.




그리고 태풍 속의 나



회사의 기획팀으로서, 나는 인수자들에게 사업 설명회를 진행해야 했다. 회사의 과거, 현재, 미래를 정리하여 보고하는 일로 수십 장의 동영상이 포함된 자료를 준비했다. 어렵게 준비한 사업 설명회를 진행하는 날, 나는 최대 다섯 명 정도를 예상했지만 약 세네 배의 사람들이 왔다.


그들 그동안 내가 봐온 평범한 사업가의 모습이 아니었다. 화려한 색상의 정장과 카우보이가 쓸법한 중절모, 화려한 금색 장식이 주렁주렁 달린 선글라스 등으로, 사업가라기보다는 예술가에 가까워 보였다. 금 돌이켜보면 들은 아마도 투자 자였을 듯하다.


처음에는 나는 회사를 다시 건강하게 만들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고 믿었다. 회사가 다시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렇기에 최선을 다했다. 새벽 출근을 하든 밤늦은 시간 퇴근을 하든 최선을 다하면 다시 동료들과 일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 수 있다고 믿었다. 이번에도 자세를 낮추어 사람들과 소통하면, 더 큰 나무와 숲을 만드는 길이 열릴 것이라 믿었다.


하지만 세상에는 내가 모르는 세계가 존재했다. 경영진의 방문은 굳게 닫혀 있었고, 조타실에서 기존 사업을 관리하고 보고하는 나도 회사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수 없었다. 회사는 알 수 없는 사업 목적을 하나둘 추가했고, 그때마다 신사업진행을 위한 초기자금이 투자되었다.


사업의 영역이 다양해지면 회사의 외형이 커지고, 회사도 직원도 성장의 기회가 많아질 것이라 생각하며 최선을 다했으나, 시간이 갈수록 이상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나는 그동안 스스로 목적을 위해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남들에게 크게 피해가 되지 않는다면, 자본주의 시장경제 법칙에 따르며 살아야 한다고 믿었다. 그러나 나는 스스로를 잘못 알고 있었다. 누군가의 피해가 나의 이익이 되는 일이라면, 나는 그것을 할 수 없는 사람이었다.


사실 내가 잘못하는 것은 딱히 없었다. 그저 출근했고, 수명 업무를 하고 퇴근하는 것뿐이었다. 떳떳하지 못하다고 생각할 이유가 없었다. 그러나 나는 평생 그렇게 회사에 있는 것이, 불안하고 싫었던 적이 없었다. 한 번은 새벽 네 시까지 잠 못 이루다가, 회사에 갈 수 없는 핑계를 만들고 싶어서, 소주반 병정도 억지로 마신 적도 있다. 물론 나는 그날도 꾹꾹 참으며 출근해야 했다.


자아가 배신당하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미생)


매일 알 수 없는 곳에서 모르는 사람들로부터 전화가 왔다. 특히 언론의 가면을 쓴 사람들의 비열한 전화는 참아주기가 참 힘들었다. 나는 한계에 다 달았다. 더 이상 견딜 수가 없었다.


나는 '미생의 오 과장'처럼 자아가 배신당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기로 결심했다.

의 자아를 잃어버리, 나는 더 이상 내가 알던 내가 아니게 된다고 생각했다.

아들로서, 남편으로서, 아빠로서 살아온 시간과 보여준 모습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다.


나는 조용한 퇴사, 이직을 준비하기로 결심했다.

사장님이 타이타닉을 버린 후, 10개월이 지나 있었다. 늦은 깨달음과 늦은 결심이었다.


                    

이전 25화 중소기업 제갈량, '삼일천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