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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불혹 1부 1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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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국현 Sep 12. 2023

불혹 10. 사기

<부동산소재소설 1부>

         1     


         “이거 사기인가 아닌가? 잘 봐둬라, 공개 추첨 계약 방식으로 분양한다고 하는 거야, 생각할수록 이것을 기획한 사람은 진짜 머리 잘 썼다고 생각한다. 이거 여기 송도에서 하기 전에, 일산 마두역 D 쇼핑센터에서 했던 분양 방법이다.”

         “난 잘 모르겠는데, 뭐가 문제이지”

         “정 팀장, 저 사람 누군지 알지?”

         “그럼요, 여기 안내서에 ‘SI 연구소 소장 박대우’라고 소개되어 있습니다. 부동산 관련 뉴스 검색에서 많이 노출되는 이름이라서 낯설지 않은데, 실제로 보기로는 오늘이 처음입니다. 어쨌든 ‘말’ 아닙니까?”

         “형기야, 여기 시행사에서 태현이에게 연락이 왔어, 30분 정도 투자 설명회 해달라고, 그러면 300만 원 준다고 했는데, 태현이가 거절했거든, 그래서 저 사람이 하게 된 것이야.”

         “지금 여기는 상가 분양하는 현장이야, 아파트 분양하는 데가 아니잖아, 그런데 추첨해서 호수를 정한다고? 상가를 추첨해서 정한다는 거잖아 그게 맞을까? 난 아니라고 보는데, 암튼 주거용 부동산과 수익형 부동산이 성격이 완전 다른 건데, 사람들은 몰라,”

         “그런 거야?”

         “기차하고 비행기하고 같은 교통수단이지만 완전히 다른 것이지요” 정 팀장이 말한다.

         “오~~” 미희가 정 팀장 어깨를 툭 친다.

         “그냥 떼거리로 몰려다니면서 돈질하는 거야. 사람들 심리를 이용하는 전략을 쓴 것이지, 여기 있는 사람들 반 이상은 동원된 사람이야, 일당 주고 섭외한 사람들이다. 자 들어보자고···, 저 설명회 끝나면 바로 상가점포 호실별로 당첨자가 발표될 것이고, 사람들이 어떻게 그림자놀이를 하는지, 잘 봐둬”

         컨벤션 센터 메인홀을 빌려 부동산투자설명회가 이루어지고 있다. 입구에서는 안내자료와 함께 대형 우산을 기념품으로 주고 있다. 5~6백 명이 모인 듯하다. 앞에는 대형 현수막이 걸려있고, 무대를 설치하는 관계자들이 분주하게 움직인다. 안내 책자를 펼쳐본다. 신축되는 Mall은 크게 쇼핑, 먹거리, 놀거리에 대한 건물 6동이 2열로 배치되었다. 마주 본 건물 사이에는 물이 흐르고 동선을 따라 가로공간을 녹색 조경으로 만들었다. 2층에는 구름다리로 건물 6개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구조로 설계되어있다. 3층은 오피스텔로 지어졌다. 대충 계산하여도 외형이 2,500억이다. 박대우 소장이 ‘상가투자 성공전략’이라는 주제로 청약자들을 대상으로 설명회가 시작되었다.

         설명회가 끝나자 양복 입은 남자가 올라와서 공개 추첨 계약을 바로 진행하겠다고 안내 방송한다. 사람이 많은 관계로 옆 회의실에서 추첨이 이루어지고, 모든 현황은 홀에 설치된 대형스크린과 편의를 위해 세워놓은 전광판에서 볼 수 있을 것이라 한다. 준비한 Box에서 추첨 번호를 꺼내고, 선택된 번호가 대형스크린과 전광판에 나온다. 당첨된 사람이 안내에 따라 서류 확인하고 사인하는 모습이 보인다. 홀에서 사람들이 웅성거리며, 시끄러워진다. 어수선해진다. 당첨되지 않았다는 사람, 탄식하는 사람, 불만을 토로하는 사람 등등이 보인다. 이들은 나이별로 성별로 다양하다.

         “형기야, 저기 떨어졌다고 소리 지르는 양복 아저씨 보이니? 저 아줌마들 댓 명이 모여서 뭐라고 떠들지, 부부처럼 보이는 저 남자와 여자, 모두가 오늘 일당 받고 온 사람이다. 저 사람들 동원된 사람이야.”

         “와, 이거 가능한 것이야? 그럼, 저 당첨된 사람들은 진짜야?”

         “당연히 진짜지, 저 사람들만 진짜야, 오늘 이 그림을 그리기 위해 6~7개월 전에 영업사원을 300명 깔아서 사전 영업을 시작했어, 이미지 광고라고 하는 TV 및 신문광고가 4개월 전에, 2개월 전부터는 공개 추첨한다는 청약 광고가 신문에 나갔고. 영업사원들이 청약을 유도하였을 거야.”

         “이것입니다. 정 팀장이 가방에서 신문에서 한 페이지씩 잘라낸 신문 종이를 두 장 꺼내서 준다.” 전화번호, 안내 문구 하나 없이 그림만 있는 것 한 장, 깨알 같은 글씨로 청약공고 안내가 빼곡히 적혀 있는 것이 한 장 나온다.

         “저 당첨된 사람들은 영업사원들과 사전에 ‘당첨될 가능성이 있는 상가가 어느 것인지? 경쟁률이 낮은 점포가 어떤 것인지?’ 상담하면서, 청약금 지불하고는 오늘을 오매불망 기다렸을 것이다. 이해되니? 형기야,”

         “네 말은 지금, 저 당첨된 사람들은 원래가 당첨될 사람이란 거잖아. 쉽게 이야기하면 경쟁이 없다. 100% 당첨된다. 뭐 이런 그림이고, 나머지 여기 있는 사람들은 그것을 속이기 위해 연출하는 것이고,”

         “맞다. 저 사람들은 뭐에 속고 있는지 몰라. 다수의 사람이 청약했기 때문에 추첨하는 것이라고 믿는 것이지. 그리고 자기가 운이 좋아서 당첨되었다고, 그리고 투자를 잘했다고, 전생에 자기가 나라를 구한 사람으로 생각할 것이다. 그런데 점포 하나에 한 명씩 할당해서 추첨하는 것이니, 무조건 당첨이야, 그걸 죽었다 깨어나도 모를 거야”

         “대표님, 그럼 사기 아닌가요?”

         “정 팀장, 사기의 정의가 뭔지 알아?”

         “사기는, 음~, 사기가 사기죠.” 우물쭈물한다. “죄송합니다.” 머쓱해져서 웃는다.

         “사기는 고의로 사실을 속여서 사람을 착오에 빠지게 하는 행위야, 그 기준에서 본다면 사기 성립이 될 수 있을 거야, 그런데 사기당한 사람은 자기가 사기당했다는 것을 모른다는 것이지, 실제로 법 적용이 어찌 되는지는 나도 잘 몰라, 암튼 사기가 되는지 아닌지는 나중에 박 검사에게 물어보자. 그놈이 잘 알겠지. 눈에 보이는 것만 보지 말고 숨어 있는 것을 보라고 여기 온 거야”

         “태현이 너, 이런 짓 하거나, 우리에게 시키면 나한테 죽을 줄 알아” 눈을 크게 뜨고 한 대 때리듯이 주먹을 쥐고 미희가 이야기한다.

         “걱정하지 마세요. 오늘은 우리가 공부하러 온 것입니다.”

         “누님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형님, 아니 대표님 꽉 잡고 있겠습니다.” 다들 웃는다.

         “상가는 수익형 부동산이라고 하지, 그러면 수익률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필요한 것이야, 그런데 사람들은 그러한 과정 없이 투자 결정을 내려, 지금 미희하고 정 팀장하고 내가 하는 일이 그런 검증을 대신해주는 것이야, 내가 앞에서 얼굴마담하고, 정 팀장이 현장에서 움직이고, 미희가 고객 및 계약 관리하는 것이야, 정확하고 객관적인 투자에 대한 의사결정, 그것을 의뢰인이 할 수 있도록 우리가 발로 뛰어 조사하고, 컨설팅 보고서 만드는 것이야, 묻지마 투자는 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래서 허구한 날 박 팀장이 현장 돌아다니느라 고생하는 것이지”

         “제 고생을 알아주는군요, 대표님”

         “아마 내일 아침 신문에 ‘분양 완판, 성원에 감사합니다.’ 뭐 이런 광고가 뜰 것이다. 아무튼 내가 보기에 80% 이상 분양할 걸로 보인다. 이것을 일산 마두역 D 쇼핑센터에서 처음으로 기획한 사람에게 내가 진심으로 박수 보내고 싶다. 이것을 보고 내가 감탄했다.”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는 이야기네”

         “그래 맞아, 딱 그렇더라. 일산에서 성공한 분양 방법이야, 그래서 그것을 모방하여 지금 여기 송도에서 써먹는 거야. 어찌 되었든 전략 수립에 우리가 배울 것이 많아.”

         ‘머리싸움이다’라는 생각이 형기에게 들었다. 자기는 살면서 ‘몸싸움’으로 밥 먹고 살았다. 그런데 지금 송도 컨벤션 센터에서 벌어지는 일을 보니 본능적으로 ‘머리싸움’임을 직감하였다. ‘몸싸움’은 눈에 보인다. 때린 놈이 있고, 맞은 놈이 있다. 불법이고 법적인 제재를 받는다. 그런데 ‘머리싸움’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법적인 처벌은 머릿속에 있는 그것을 불법이라고 입증하고 난 다음이다. 불법과 합법 사이에 있다면 그 누구도 입증할 수 없는 것이다. 힘 있고, 목소리 큰 놈이 이기는 것이다. 태현이가 자기를 여기 데리고 온 이유를 알았다. 도둑질할 것이 무엇인지 느낌이 왔다. 돈에 대한 욕심이 사람 마음에 밀려 들어가면, 어쩔 수 없이 밀려 나오는 게 있다. 그것을 이용한 도둑질이다.      


         2     


         영종도는 한참 개발 중인 미완성 된 도시이다. 비 포장된 도로이다. 허허벌판에 신도시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어이, 사랑하는 정 팀장 뭐가 보이나요?” 뒷좌석 앉아서 창밖으로 공사장에 세워진 타워크레인을 보던 태현이가 운전하는 정 팀장에게 묻는다. 

         “아무것도 안 보입니다. 뭐 온통 공사판인데, 어디로 갑니까?”

         “영종도 역 공사 현장으로 가 보자. 가면 아무것도 없겠지만, 공사 중인 건물들이 보일 거야”

         “오늘은 공부하러 온 것이니, 잘 봐둬”

         “허허벌판에서 뭘 보고, 공부하라는 거야, 나 참”

         “허허벌판을 보고, 걷고, 그러면서 느끼는 것이 공부야”

         “예, 알겠습니다. 정 박사님” 하면서 형기가 농담을 던진다.

         “저기 저 건물 보이지, 호텔로 짓는 건물이다. 수익률 9% 보장으로 분양해서 투자자들을 모았다. 분양형 호텔이라고 하는 것이다. 객실 하나하나를 개별 등기칠 수 있다.”

         “신문에서 본 적 있습니다. 제주도에서 많이 하는 것 같은데···”

         “그래 맞아, 정 팀장”

         “제주도” 형기가 혼자 말을 한다.

         “분양받으면 돈 벌 수 있다고 사람들을 유인한 광고 문구는 크게 2가지다. 수익률 보장, 그리고 저렴한 분양가이다. 중요한 것은 과연 ‘수익률 보장을 믿을 수 있는가?’라는 것이야, 그리고 이 말은 ‘저렴한 분양가인가?’라는 것과 같은 말이다. 즉 수익률 보장은 저렴한 분양가지, 그런데 여기에서 사람들이 착각한다. 수익률 보장과 저렴한 분양가···, 말장난인데 이것을 따로 생각하고 받아들인다는 것이지.”

         “그런 거야?”

         “응, 같은 말이야. 그리고 개발회사가 분양하고 나면, 관리는 위탁운영을 맡겨서 별도의 회사가 운영한다. 개발회사하고는 전혀 관계가 없지, 즉, 개발회사인 시행사는 법적 책임이 없는 것이다. 그렇게 운영해서 투자 수익률 최소 9%를 보장한다는 것이야, 이 말을 ‘믿을 것인가? 말 것인가?’ 형기야 너는 이렇게 이야기하면 믿을 수 있어?”

         “계약서에 보장한다면 믿을 수 있는 것 아냐?”

         “계약서에 근거를 남길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 그런데 그 계약서 한 귀퉁이에 조그만 글씨로 ‘수익률은 2~3년 보장한다.’ 또는 ‘상황에 따라 수익률을 변동 가능성이 있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그러면 답이 없지.”

         “다 사기로군” 형기가 툭 한마디 내뱉는다.

         “그리고 이런 글이 없다고 해서, 괜찮은가? 하면 그것도 아니다. 실제로 위탁관리 회사가 운영해보았는데, 손실을 보았다고 하면 뭐 어떡할 거야? 소송한다고? 재판한다고? 어느 세월에? 수 분양자들이 서로가 으샤으샤 하면서 의견이 모아질 것 같아? 법으로 해결할 수는 있다고 해도 실익이 없어, 시행사들이 그것을 뭐 계산 안 했을 것 같아, 다 계산하고 움직이는 거야”

         “그럼 이것도 사기인 거죠? 대표님”

         “이것은 사기가 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 입증할 방법이 없고, 설사 사기라고 해도 위탁관리회사하고 어떻게 소송을 해, 뭐가 사기야? 사기라는 것을 입증하기가 어려워, 그냥 변호사들만 좋은 일 시키는 것이지. 시행사는 이미 법적 책임이 없을 터인데, 설사 있다고 한들, 세월아 네월아~인데.·”

         “이것을···, 사람들이 생각 안 하고 투자한다는 거 아냐? 네 말은”

         “이해 안 되는 게 정상이다. 개발사업자는 돈 벌고 가는 것이고, 분양받은 사람들은 망한 것이고, 아니 망했다는 표현보다는 투자 실패이지. 수익률을 미끼로 던진 것이다. 투자자들은 그것이 진짜 가능한 것인지 아닌지 전혀 생각 안 해, 그냥 믿는 것이다. 환상이지, 신기루 같은 것이다. 좀 전에 송도컨벤션 센터에서 보고 왔잖아. 사람들은 뭘 보고, 부동산 투자하는 것일까? 다들 고민해봐,”

         “뭐 답은 뻔한데요, 대표님, 환상 아닙니까? 내가 전생에 나라 구한 놈이다.” 다들 크게 웃는다.

         “나는 정말 이해 안 된다. 사람들이 바보들이 아니고서야,”

         “그래, 사람들이 바보다. 나도 이해 안 돼, 예를 들어 수익률 9%를 2년간 보장하는 조건에 2억 원에 분양한다면, 그 수익률 9%의 금액이 2억 원에 포함된 것으로 봐야 하는 것 아닌가?”

         “그게 맞는 것이지”

         “그래 맞아. 세상에 어느 사업자도 손해 보면서 사업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불확실한 미래, 될지 안 될지도 모르는 것을, 확실한 수익률로 보장한다고, 그러면 애초에 그 숫자는 허수야, 가짜지, 그런데 사람들은 그 숫자를 믿는다. 웃기는 세상이지. 자기 돈 내고, 자기 돈 돌려받으면서 좋다고 한다.”

         “그런 바보 멍청이들이 어딨어?”

         “그렇지! 그리고 사기당했다고 한다. 웃기지? 세상이 요지경이다. 투자가 무슨 의미인지, 생각 자체를 안 하는 사람들, 돈에 눈이 먼 사람들이다.”

         “진짜 웃기는 세상이다. 이런 일이 실제로 벌어진다는 것이 놀라울 뿐이다,”

         “나도 평소에는 생각조차 못 했지, 그런데 이수역에서 분양전단지 돌리면서 세상이 이렇게 돌아가고 있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부동산에 뛰어들었고, 지금까지 온 거야, 정 팀장도 그때 만났지, 정 팀장, 이제 광교 신도시 가자.” 


         3     


         광교신도시는 한 달 전에 미희가 LH 홈페이지 검색하다가 수의계약으로 나온 땅을 알게 되었고, ‘이런 게 있네’라고 중얼거렸는데, 옆에 있다가 ‘뭔데’ 하고는 홈페이지 공고내용을 보았다. 그날 오후 두 사람은 땅을 보러 왔다. 그때와 다른 것이 없다. 아무것도 없다. 사방이 흙먼지 내고 달리는 트럭뿐이다.

         “이런 허허벌판을 볼 수 있는 것은 지금뿐이다. 몇 년 뒤 광교라는 새로운 신도시가 완성되면, 이곳에 전철역이 들어오고, 아파트가 들어오고, 상가들이 생기고, 사람들이 북적거린다. 그때에는 이런 허허벌판이 있었다는 것을 그 누구도 상상 못 한다.” 

         “그래, 뭔 말인지 알겠다.” 형기는 사방에 보이는 땅들이 신비롭게 보인다.

         “우리는 현재의 모습을 보고 있지, 이 현재가 미래가 되면 여기 땅은 천문학적인 돈으로 바뀌는 것이다. 지금 우리가 타임머신 타고 미래에서 시간여행 온 사람들이라고 생각해봐. 그러면 미래에 돈 되는 것이 뭔지는 우리만 알고 있어, 지금 뭔가 작업을 할 수 있다면, 그게 뭘까? 우리는 지금 그러한 시간의 과거에 있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는 왜? 뭘 보러 온 거야”

         “정 팀장, 저쪽으로 쭉 가봐, 저기 고압선 보이지, 저 근처에서 차 세워”

         “여기, 여기 Stop. 자 다들 내려봐” 다들 차에서 내린다. 차에서 내려 흙을 밟는다. 차에는 흙먼지가 잔뜩 앉아있다. 신발에 흙먼지가 바로 앉는다. 저 멀리 달리는 트럭 뒤로 흙먼지가 뿌옇게 일어난다. 바람이 불면서 흙먼지가 네 사람에게 날린다. 손을 허공에 휘젓는다. 미희는 손수건을 꺼내 입을 가린다.

         “자, 봐, 뭐가 보이냐?” 

         “아무것도 없는데요?, 저기·· 저거 고압선, 그리고 휜 구름이 보입니다.”

         “형기야, 여기가 너하고 나하고 같이하는 첫 사업이 될 것이다. 저 위에 고압 전선 보이지? 저것 때문에 저 땅에 입찰한 사업자가 아무도 없다. 현재 사업성이 떨어지는 땅이라고 보는 것이다. 그래서 LH에서 수의계약으로 나왔다. 우리는 미래에서 온 사람들이다. 과거 사람들이 사업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한 이 땅을 우리가 사 올까 한다. 우리의 첫 개발사업이 될 것이다. 사업성이 떨어지는 땅이 아니라, 버려진 땅, 쓸모없는 땅으로 만들어서 헐값에 살라고 한다.”

         “뭐라고? 내가 잘못 들은 거 아니지? 아니야, 누가 봐도 이것은 아니다. 건물을 못 올리잖아, 난 이해 안 된다.”

         “저도 이해 안 됩니다. 대표님, 이것은 형님이 잘못 판단한 것 같습니다. 형기 형님하고 같은 의견입니다. 이것은 진짜, 아닌 거 아닌가요?”

         “최근에 신문 뉴스 본 사람 있나? LH 직원이 개발 예정지에 자기와 누이 이름으로 땅을 20억 원 매입하였다. 개발 예정지로 발표되고, 매입한 땅은 90억 원으로 상승하였다. 이런 사실이 발각되어 부동산은 전부 몰수되었고, 대법원에서 내부정보를 이용한 투기라고 2년 형을 받았다. 그런데 윤미혜 국회의원은 지역구로 있는 지역의 도시 개발 예정 계획을 해당 관청과 회의하면서 알게 되었다. 그리고 개발 계획이 발표되기 전에 자기와 자기 아들, 그리고 조카 명의로 6개의 부동산을 사들였다. 이 사람은 대법원에서 무죄가 되었다.”

         “윤미혜 국회의원 이야기는 TV로 몇 번 나왔다.”

         “진짜, 욕 나오더라. 누구는 징역이고, 누구는 무죄이고···”

         “그게 세상의 법칙이야, 그래서 오늘의 마지막 공부다.” 

         “또, 뭐~요” 

         “내가 사기를 칠까? 안 칠까?

         세 사람을 둘러본다. 누구나가 보고 듣는 세상의 흔한 사건을 기회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있고, 그런 사건이 있었는지조차 잊어버리는 사람이 있다. 미희는 태현이 눈빛이 수정구슬처럼 빛나는 것을 보았다. 



사진출처 :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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