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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산하 Dec 03. 2023

나는 게으른 사람이다.

회피도 포기일까.

곰곰이 생각을 해보면 정말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나는 나와 같은 유형의 사람은 실패자라고 느꼈다. 결과가 없으니까.


그래서 어떻게든 시간을 질질 끌어가며 미적지근하게 공부를 했다. 조금만 더 하면 된다고 말하는 엄마의 말소리 뒤에 숨어서.


나는 엄청 게으른 사람이다.

집중력도 길지 않았고, 새로운 것들을 접할 때도 첫 부분에만 열심이었고 금방 흥미를 잃었다. 그래서인지 중학생부터 공부를 해야 할 시간 부분에서는 한 달 벼락치기 공부만 했다.


그 결과 난 항상 중위권에서 머물렀다.


그런 내가 죽자살자해야 하는 임용고시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었고, 내 의지는 고작 그 정도였을 뿐이다.


얼마나 해야 열정적이고 성공을 할 수 있는 사람일까?

얼마나 공부를 해야지 똑똑한 사람이 되는 걸까?

이렇게 느긋하고 의욕이 없으면 안 되는 걸까?


아니면 정말 내가 하고 싶은 걸 못 찾아서 그런 걸까,


끊임없는 생각이 이어지자 많은 생각이 뭉쳐진 큰 바다 안에 혼자 표류되고 있다고 생각이 들었다.



                                         ******


생각의 늪에서 헤엄치고 있으니 점점 부모님,, 친구,, 세상의 시선들이 모두 점점 두려워져만 갔다. 내가 실패를 거듭해 가는 것이, 뒤처지는 것이 정말 내가 무능해서 이런 결과들을 내는 것이라고 벌써 생각하고 있을까 봐.


나는 그래서 나의 불안을 막아줄 방어기제로 ‘보상’을 택했다.


프로이트의 방어기제의 종류 중 ‘보상’이라는 용어가 있다. 보상이란 성격이나 재능, 신체 등에 있어서 자신이 결함이나 실패가 있다고 생각이 들고 열등감을 느낄 때 다른 분야에서 특별한 인정을 받아 극복하고자 하는 것이다.


나는 임용고시를 포기하고자 마음을 먹고도 미적거리는 나에게 포기할 수 있는 용기로 ‘보상’을 택했고,  나의 자존감과 열등감을 채워줄 다른 것이 필요했다.


그 결과 나는 첫 번째 핑곗거리로 나의 학습 수준과 일에서의 힘듦과 건강 상 조직에서 느껴지는 소외감 등을 무기 삼았다.


두 번째로는 내가 나의 열등감을 채울 수 있는 직업은 무엇일까 생각하게 되었고 그것은 ‘유아교육과 완전히 반대되는 일을 선택하자.’와 더불어 ‘내가 열등감을 느끼고, 공부를 잘하며 임용고시에 합격한 동생보다 돈을 더 잘 벌 수 있고 내가 먹고살 수 있으며, 좋아하는 것을 생각해 보자.’였다.


그러자 미적거리던 임용고시를 저절로 포기할 수 있었다.


이게 내가 회피성 경향이 더해지긴 했지만..

완벽하게 내가 임용고시를 그만둘 수 있는 용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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