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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순례자 May 21. 2024

14 가자, 친황다오(秦皇島, Qinhuangdao)로

    네 가정이  아이들을 데리고 친황도로 향했다.  T 시에서 친황도까지 약 2시간 30분 정도  버스를 타고 가는 동안, 아이들은 소풍 가는 기분에 들떠 재잘거리며 간식 먹고 , 께 노래 부르면서 신나게 떠들어댔다. 버스가 북경 교외로 들어서면서. 푸른 산들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굽이굽이 이어지는 도로를 따라 멋진 경치가 펼쳐졌다.

  때로는 맑은 호수도 보이고, 깊은 숲 사이로 국립공원의 모습도 드러났다. 북경 근처의 장엄한 산악 지대에서 아이들은

 "와, 정말 예쁘다!"

하며 연신 감탄했다. 도심을 벗어나점점 더  창하게  펼쳐지는  연의 향연에, 나설렘을 감출 수 없었다.

  북경 근교의 아름다운 자연 풍경이 친황도 여행의 백미였다. 창 밖으로 꽃연초록 녹음이 빚어낸 봄날의 눈부신 생명력을 바라보며,  달리는 버스 안에서 오랜만에 편안하고 여유로운 시간을 보면서도,  서서히 나타나는 친황도의 오래된 건축물과 아름다운 경관에 잠시도 눈 뗄 수 없었다.

  드디어 친황도에 도착했다. 도시 전체에 조화롭게 펼쳐진 붉은 벽돌과 아름다운 기와지붕, 정교한 조각상들이 우리를 사로잡았다.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온 것 같아요!"


 섯 명 중에  맞이 인 중학생 동혁이가 말했다. 잘 정돈된 정원과 넓고 푸른 호수, 댜채로운 각종 첨탑이 조화를 이루는 친황도의 모습에서 고풍스러운 천 년의 역사가 느껴졌다.

  친황도라는 이름은 진시황의 역사적 방문과 관련된 전설에서 유래됐다. '친황'(秦皇)은 중국의 첫 번째 황제인 진시황(秦始皇)을 가리키며, '도'(岛)는 섬을 뜻한다. 진시황이 기원전 3세기에 동해(오늘날의 보하이 해)로 항해를 떠났을 때, 불로초를 찾기 위해 이 지역에 들렀다. 그는 불로장생을 꿈꾸며 이 지역의 섬들로 탐험을 나섰고, 그 후에 그의 이름을 따서 친황도라고 불리게 되었다.

   이 도시는 예전 중국 황제들의 여름 별궁이자 휴양지였다고 한다. 황제들은 이곳의 아름다운 풍경과 자연을 즐기며 휴식을 취했다. 또한 북방 방어에 전략적으로 중요했기에, 중국 황제들은 이곳에서 만리장성 축성 사업을 전개했다.   

   21,196km로 이어진  만리장성이 처음 시작되는 동쪽 바다의 끝으로,  친황에서 시작되는 만리장성의 구간은 산하이관(山海關, Shanhai Pass)으로 알려져 있다. 천하 제일관이라고도 하는  산하이관은 명나라 시기에 건설되었으며, 이후 여러 차례 전투와 재건을 거쳐 오늘날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산하이관은 중국 역사에서 여러 중요한 전투의 무대가 되었으며, 특히 1644년 청나라가 명나라를 무너뜨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장소라고도했다.

  이처럼 친황도는 중국 황실의 역사와 문화, 군사 전략에서 큰 의미를 지닌 곳이었다. 그래서 이곳의 독특한 건축물과 자연경관, 문화유산이 세계문화유산으로 인정받게 된 것이다.

  성곽 위에서 동쪽 바다를 바라봤다. 진시왕이 이곳 동해를 건너 우리 백두산으로 불로초를 구하러 왔으리라. 중국을 통일하고  하를 소유한 그의 영원한 삶을 향한 절박한 욕망, 바위에 부딪혀 한 순간 사라지는 파도의 포말 같이 허망한 것이었다.

  파도는 잔잔했고 끝 간데 없이  탁 트인 한 없이 넓은 바다에 가슴마저 시원해졌다. 산하이관 위는 관광객들로 북적댔고 저마다 장성과 바다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다.

  친황도에서 만난 또 하나의 매력은 바로 음식이었다. 진귀한 재료와 정교한 조리법으로 만든 황실 특유의 궁요리가 유명해서, 호텔에 머물면서 아이들과 함께 맛 있는 음식을 먹는 시간은 여행의 큰 즐거움 중에 하나였다. 식사 후에 후식으로 주는 시원한 전통 음료인 매화차와 복숭아차도 인기였고, 신선한 계절 과일도 마음껏 즐길 수 있었다.

  3박 4일 동안 우리는 친황도의 유서 깊은 역사와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보았고, 숙소로 돌아와서는 아이들과 지도에 줄을 쳐 가며, 자료도 함께 찾아보 여행의 즐거움에 완전히 빠져 들었다.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이 도시의 모습과 그 속에서 보낸 행복한 시간들은 잊을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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