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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순례자
Aug 03. 2024
어둠 밀어내기
어둠 밀어내기
일주일에 한 번은 모두
전기
를
끄고
촛불을 밝
혀
시대처럼
다가온
어둠을
창밖으로 밀어냈으면 좋겠다.
등화관제가 있었던 때처럼
일주일에 한 번은 모두
전기를 끄고
어두운 거실에 둘러앉아
개나리, 진달래, 벚꽃이며,
새로 전학 온 친구며,
처음 자전거를 배우던 때를 이야기하며
부모의 따뜻한 가슴에 안겨 있는
어린아이의 마음으로 돌아가면 좋겠다.
어두운 밤하늘에 별빛은 멀고
하
루 일
과를
마친
우리는 모두
자기 발자국 소리를 들으며
집으로 돌아
오고
밤에 절망을 뒤적거린다.
TV에서는 십 대 소녀들이
쓰러질 사람처럼
춤추며
숨 가쁘게 노래하고
컴퓨터 속에는 타인의 절망을 디디고
우뚝 선 용사들이 왕궁을 차지하려
무덤을 오르내리고
재벌 집 아들과 청순한 소녀의
회오리 같은
사랑 얘기에 넋을 빼앗기면
문득 창가 가득히 눈이 내리고
뱀처럼 굽은 눈 쌓인 언덕길을 내려다보며
불꽃같은 삶을 다짐하던
내 청년의 서늘한 눈빛이 퍼뜩
뇌리를 스쳐간다.
이대로 살다 보면 언젠가 우리는
눈 쌓여 비탈진 언덕길에
함부로 차여
바닥에 깔리는
창백한 연탄재로
살아갈지도 몰라
일주일에 한 번은 모두
전기
를
끄고
어두운 거실에 둘러앉아
서로의 눈을 마주 보고
부모의 따뜻한 가슴에 안겨 있는
어린아이의 마음으로 돌아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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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저편에서
01
기억의 저편에서
02
어둠 밀어내기
03
오솔길에서
04
아담의 사과
05
사랑의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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