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eday Trip

모코시카 다녀오기

by SUKAVIA


구시가지의 성벽 안에 아늑한 보금자리를 마련하고 시간을 보내던 어느 날, 모코시카를 찾아가 보기로 했다. 내가 탄 1A MOKOSICA 행 버스는 구시가지와 신시가지를 빠르게 벗어나고 있다. 버스는 한적한 현지인들의 마을을 지나 낯선 풍경 속으로 진입한다. 다행히 마지막 정거장이 마리나이기에 버스가 멈추길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멈출 듯 멈추지 않는 버스. 아침부터 들떴다.


평상 시라면 커피 한 잔을 마셨을 테지만 오늘만큼은 상큼한 오렌지 향이 가득한 프랑크(franck) 티백 차 한 잔을 끓인다. 보통은 구시가지 인근이나 주변 관광지를 보는 것이 주된 코스지만 뭔가 특별한 두브로브니크의 풍경을 보고 싶어졌다. 크로아티아 여행을 준비 전, 크로아티아 친구에게 지나가는 말로 만약 크로아티아에 간다면, 어디를 추천하겠느냐고 물었다. 그는 자신의 고향인 모코시카 이야기를 꺼냈다. 두브로브니크에 도착하고 계속된 일정에 지칠 무렵, 겸사겸사 그곳을 찾았다.


img.jpg 모코시카. ⓒ Photo by SUKAVIA


두브로브니크 서북부에 위치한 이 마리나는 요트와 보트의 정박지로도 유명하지만 마리나까지의 가는 길이 더욱 아름다운 현지인들의 마을이다. 아드라아틱 해협과 작은 수로를 따라 보이는 풍경은 경험해보지 않고선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인상적이다. 현대식 마리나와 험난한 산세, 굽이굽이 떠 있는 요트들과 보트들의 향연, 수로가 끝나는 그곳에 친구의 고향이자, 내가 찾는 풍경이 나타났다.


버스에 몸을 싣고 떠난 지 약 40분, 저 멀리, 요트의 마스트가 눈에 들어온다. 주황색 지붕 위로 쭉쭉 뻗은 마스트는 정말 한 폭의 그림 같다. 사람이 가장 편안하게 느끼는 색들이 조화를 이룬 까닭에 인공적인 마리나가 주는 삭막함은 찾아볼 수 없다. 사람과 자연이 함께 공존하고 만들어 낸 이 작품은 제아무리 비싼 고급 사진기라고 해도 제대로 표현할 방법이 없다.


내 두 눈에 담고 오래 기억할 수 있기를 기도할 수밖에...


이전 07화Nightma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