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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영강 Aug 14. 2024

소설 - 반반한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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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회색 구름만큼이나 내리는 비가 희게 보이는 날이었다. 사람들이 쥐고 있는 것들은 제각

각이었다. 비는 누군가에게는 더욱 내렸고, 누군가에게는 덜 내렸다. 아무튼, 모두가 젖어

있었다. 큼지막한 깃대를 든 사내는 몸이 무척이나 단단해 보였다. 그리고 양옆에서 그를

받치듯 버티고 서 있는 두 여인은 각각 파란색과 빨간색의 손수건을 손에 쥐고 있었다. 사

내가 깃대를 들고 어느 지점으로 이동하자, 파란색 손수건을 든 여인이 반대 방향으로 걸

음을 옮겼다. 흙이 가득한 땅이 물을 머금어 몹시 질퍽거렸다. 맨발인 사람들도 있었다. 시

티서 가져온 신이 수명을 다하였거나, 다하기 직전이거나 한 경우였다. 그리고 흰 비가 안

기는 침울을 벗어던지려는 듯이 그들 대부분은 핏줄 가득한 고함과 함께였다. 빨간색 손수

건을 쥔 여인 앞으로 두 명이 몸을 풀었다. 응원의 목소리는 치우쳐져 있었다. 빨간색 손수

건이 아래로 내려가고, 푸른색 손수건이 위로 솟구쳤다. 그리고, 그들은 달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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