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백 대신 집을 사고 싶었는데, 결국 사지 못한채 해외로 나오게 되었다.
여기서도 네이버 뉴스 읽을 수 있고 부동산 카페, 블로그 글도 똑같이 읽을 수 있는데, 몸이 한국에 있지 않아 그런지 자연스럽게 관심이 줄어드는 느낌이다. 한가지 다행인 것은, 지금이라도 막차 올라타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조바심도 조금은 줄고 있다는 점이다.
약간은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되었다고나 할까?
그래도 관심을 갖고 계속 모니터링은 할 예정이다.
최근 부동산 끝물 투자로 막대한 손해를 입은 분의 글을 읽었다.
예전 같은 동네 살던 분이라서 더 관심있게 읽은 것 같다. 그런데 글 읽는 내내 남 일이 아니라 내 일처럼 느껴졌다. 지난 부동산 상승기 동안 그 분이 느꼈던 롤러코스터 심정을 너무나 공감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 분은 좋은 집을 갖고 있었는데도 계속되는 비교와 후회, 남탓으로 불행한 삶을 자초했다고 한다. 나 역시 매일 뉴스 보다가 어디 가격이 급등했다는 기사를 읽으면 묻지마 투자라도 하고 싶을 정도로 헛욕심이 많았다.
한가지 다른 점이 있었다면, 나는 덜 부지런했던 탓에 그런 묻지마 투자를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다는 점이다.
한 순간의 잘못된 계약으로 이후 수년간 원금 손해며, 대출 이자며, 갖은 마음 고생과 가족과의 갈등까지 겪어야했던 그 분의 글을 읽노라니 정말 간담이 서늘해졌다.
거금의 부동산 계약은 정말 신중히 해야하고, 때로는 아무것도 안하는 게 차라리 나을 수도 있다는 것을 간접 체험할 수 있었다.
이제 열흘만 있으면 수중에 약간의 시드머니가 주어진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가져보는 여윳돈이다.
라테값 아끼며 1억 모으기를 한 값진 결과라면 좋으련만, 실은 우리 부부 보험대출, 사내대출 등으로 구성된 돈이다. 이번에 아이가 대학 들어가면서 받은 저리의 학자금대출도 포함되어있다.
앞으로 매달 각자의 월급에서 조금씩 갚으며 녹여나갈 예정이어서, 대출이라기보다는 마치 자산이 생긴 듯한 기분이다.
그래서 요즘은 자산가들이 할 법한 고민을 하고 있다.
돈을 어떻게 굴릴 것인가..
내가 이런 고민을 하고 있다니 묘한 기분이 든다.
그런데 갖고 싶은 부동산을 사기에는 너무 가진 돈이 적고, 그렇다고 아무거나 사기에는 너무 위험하다.
부동산 양극화 시대, 우리가 맞닥뜨릴 수밖에 없는 고민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