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은 식물별로
원하는 물, 햇빛, 통풍이 달라서
처음에는 키우는 방법의 다양함에
종종 당혹감에 빠질 때가 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식물이 좋아하는 환경이
사람이 좋아하는 그것과
많이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추울 때 사람은 찬물을 싫어한다.
그런데 식물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겨울에는 미지근한 물을 준다.
사람도 염소 냄새나는 수돗물을 좋아하지 않듯이
식물도 그렇다.
염소 성분 때문에 잎이 갈색으로 변하기도 한다.
그래서 물을 받아 하루 이틀 두었다가 준다.
수경식물은 물을 갈아 줄 때
기존의 물을 조금 남겨
새 물과 섞어 주라고 한다.
급격한 변화가
식물에게 스트레스가 되기 때문이다.
사람도 생활의 모든 것이 한 번에 바뀌면
더 나은 환경으로 변한다 해도
적응은 버겁다.
그래서 변화는
조금씩, 천천히가 좋다.
분갈이 후에
식물은 일상으로 바로 돌아오지 못한다.
강한 빛은 피하고
비료는 잠시 미룬다.
‘분갈이 몸살’이라는 말처럼
거처를 옮기는 일은
식물에게도 큰 변화다.
줄기가 처지고 잎끝이 마르더라도
새잎이 올라오면
회복의 신호라고 한다.
사람이 새로운 환경에서
조심스레 숨을 고르는 시간과 닮았다.
요즘 나는 새벽 다섯 시에 하루를 시작한다.
처음에는 식물을 아끼는 마음에
일어나자마자 식물 성장등을 켰다.
그러다 틸리아세움을 보고 알았다.
잎이 아래로 축 늘어져 있었다.
아직 자고 있는 거다.
살펴보니
일곱 시가 되어야
잎이 천천히 기지개를 켠다.
사람도 자고 있는데
갑자기 불을 켜면
기분이 상하지 않던가.
그래서 지금은
식물의 아침을 서두르지 않는다.
식물 이름을 외우고
특성을 익히며
어렵다고 느꼈던 순간들.
그걸 사람의 몸과 마음에 빗대어 보니
식물 키우는 일이
조금은 단순해졌다.
어쩌면
식물을 돌본다는 건
좋은 환경이 무엇인지
다시 배우는 일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