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테 당해도 서러운 게 비교인 거 늘, 그 수모를 아들에게 겪으니 정말 지하 저 끝까지 텅, 하고 마음이 떨어져 버렸다.
요즘 방학이다 보니 평소 평일과는 다르게 티브이 시청도 하고 저녁 시간이 잠들기까지 많이 남으면 핸드폰 하는 시간도 가지게 되었다.
그렇게 미디어에만 빠져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 당연히마음이 편하지 않다. 여기서 더 문제라고 생각이 든 건, 중간중간 비어있는 시간의 공백을 견디지 못하고 자극의 자극으로만 즐거움을 찾아 느끼려고 하는 현실이라는 것이다.
특히 우리 아이들은 평일, 누리지 못하고 버텨냈던 보상을
주말에 받는다고 생각하며 정말 주말에는 핸드폰을 손에서 놓지 않을 정도이다.
그러니 당연히 웬만하면 평일엔 특히 핸드폰은 절대 하지 못하게 하고 싶은데 상황의 흘러감에 따라 지난주 몇 차례 하게 두었더니만 새로운 한 주가 시작되었는데도 아들 녀석이 저녁이 되니 스스로 핸드폰 할 타이밍을 잡고 있는 것이다.
밥을 먹으면서 시계 힐끗
영어시험을 보면서 시계 힐끗
시험에서 틀려서 다시 봐야 하니 한숨이 절로 나오고
그런 모습에 나는 분노가 솟아오르고
계속되는 핸드폰 요구에 응하지 않고 하지 말라고 이야기
했더니 아들 입에서 튀어나오던 말
“ 우리 집은 해외여행도 못 가면서”
너무나도 갑작스럽고 상황에 어울리지 않은 말이라 꼬장이라 생각하여 다시 물었다. 그게 이 상황이랑 무슨 상관이냐고
-친구는 해외여행 간대
-우리도 제주도 갔다 왔잖아
-해외라고, 제주도가 해외야?
-(말문이 막혀서 한 박자 쉬고) 우리도 내년에 가면 되지
-방학에 가지도 못하고
-근데 그게 핸드폰이랑 무슨 연관이라고 말하는 거야?
-친구 엄마는 반찬 투정해도 착하고 화도 안내
그리고 핸드폰도 하루에 많이 하게 해 준대
-그걸 네가 어떻게 알아? 그리고 비교하지 마
-비교가 아니고 차이를 알려주는 거야
-차이랑 비교는 다른 거야
이미 이때부터 논점은 흐려지고 서로의 감정에만 내 새우며 상처를 내고 있었다. 아들은 이렇게 말하고 방으로 들어가
버렸고 다행이다 생각하며 내 감정을 삭이고 있었다.
아들의 장점? 이면 장점인 것은 본인은 팍 속에 있는 말 다
지른 뒤 생각하며 시간을 가지곤 금방 감정을 삭이며 모든
것이 괜찮아진다는 것이다. 상대방은 그게 아닌데-
다시 아무렇지 않게, 무슨 일 있었냐는 듯 나에게 와서 말을 걸고 대하는데 속 좁은 이 엄마는 최대한 마음을 풀어보고자 했지만 아들처럼 자연스럽게 말이 나가지 않았다.
방어할 틈도 없이 훅 들어온 여행이든 엄마이든 여러 가지
비교에 스스로 자격지심 마음이 피어오른 것이다.
아들은 단지 핸드폰 많이 시켜주는 엄마가 있어 친구가 부럽다고 이야기하고 싶었을 뿐이고, 핸드폰을 하지 못하는 나에게 그거에 대해 말하고 싶었을 텐데, 내가 이번에도 너무 깊이 들어갔다고 걸 알고 있다.
시간이 지난 지금은 이렇게 아들의 마음만을 온전히 바라볼 수 있지만 그 순간에는 그러지 못했다.
잠들기 전, 우리의 굿 나이트 인사
사랑한다고 말해줘야 하는데 감정이 회복되지 않은 엄마는 넘어가려고 했다. 그렇지만 속이 좋은 아들 녀석은 놓치지
않고 엄마를 불러 인사를 해달라고 했다
-(최대한 밝은 목소리로) 사랑해, 잘 자 아들
-무슨 사랑하는데 영혼이 없어
-(부글부글) 영혼 있어. 사랑해 얼른 자
-됐어, 하지 마
-(후..) 응 잘 자
마지막까지 내 속을 박박 긁던 아들 녀석
이렇게 있었던 일을 남편에게 이야기하면 아들의 마음을
구체적으로 짚어주며 마음에 없는 이야기 한 거라고 말해줄 것이고 그럼으로써 내가 더욱 치졸한 엄마가 되겠지만 이런 감정에는 언제쯤 마음이 단단해질는지
아무리 그래도 속상하고 속상한 마음은 감출 수 없다
나도 사람이고 엄마도 감정이 있으니까 말이다.
그러나 그걸 삼키고 견뎌내고 버텨내는 게 엄마인 걸까?
잘 모르겠는 엄마 노릇 중이다.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