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로 또 같이

by 은조

생각해 보면 우리 집은 따로, 또 같이의 방식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형태의 가족인 듯하다.


방학이 시작하고 매일 아침 정해진 시간에 나는 아이들을

데리고 남편 체육관 문 열 겸 아이들 줄넘기시킬 겸 나간다.

아침에 조금 더 자고 싶지만 방학중 규칙이 정해짐으로써

시간들이 얽히게 하고 싶지 않아 무조건 일어나서 나간다.


때론 버겁게 일어나야 하는 나와 달리 편하게 누워 자고

있는 남편이 얄미운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밤늦게까지 일하니 피곤할 것이란 걸 알기에 최대한 조용히 집을 나선다.


오늘 아침도 같은 일상의 아침이었다.

애들과 나는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나가려고 하는 순간 갑자기 정말 갑자기 남편이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같이 가자 “


좋았다. 피곤했던 컨디션은 온대 간대 다 사라지고 마냥 좋았다. 나란 인간, 참 단순한 사람-

같이 체육관으로 갔고 아이들과 남편은 따로 운동하면서도 같이 운동하기도 하는 조화로운 모습을 보여줬고 그 조화를 보고 있던 내 마음속 흡족함이 피어올라왔다


아침 운동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우린, 보이지 않은 룰에 따라 아들이 먼저 씻고 딸이 씻고 남편이 씻었고-

나는 아파트 계단 타기 운동을 하러 나섰다.

1시간 뒤 집에 돌아오니 남편은 방에서, 아이들은 거실에서 티브이를 보고 있는 너무나도 평범한 각자 따로의 모습들


아이들 점심을 차려주면서 혼자 마음속으로 고민을 하고 있었다. 주말에 일정이 있어 그전에 뿌리염색 하러 미용실을 가야 하는데 아이들의 학원까지 방학한 터라 하루종일 같이 있어야 하니 미용실 갈 수 있는 비어 있는 시간이 없는터라

언제 가야 하나 생각하고 있는데, 정말 신기하게도 내 얼굴을 읽은 아들이 물었다.

“엄마 무슨 생각해?”


미용실을 가야 하는데…. 하며 이야기를 하니 같이 가자는 것이다. 순간 내가 왜 그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 싶었다.

나는 막연히 아이들을 잠깐 집에 둘이 있으라고 해야 하나? 싶다가도 불안하니 엄마가 퇴근하고 나면 잠깐 봐달라고 부탁해야 하나? 했었는데 아들이 딱, 같이 가자고 하니 모든

고민이 사라지게 되는 웃긴 상황으로 이어진 것이다.


더 이상 고민 없이 바로 미용실 예약을 마치고 아들은 게임을 딸은 티브이를 나는 집안일을 하며 따로의 시간을 보내다

다시 같이 미용실에 갔고, 1시간가량 잘 기다려준 아이들에게 고마워 아이들의 최애 맛집인 곳으로 가서 수제비로 먹음으로써 저녁을 해결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오자마자 다시 이어지는 따로의 시간들-

너무나도 지극히 평범한 일상이지만 이런 상황들이 오늘

내 마음속에 깊이 남아버렸나 보다


저녁, 매일 쓰는 일기장을 펼치고 고민 없이 제목을 썼다.

- 따로 또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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