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퐁의 연휴가 많았던 지난주, 지나가고 다시 새로운 한 주가 시작되었다.
이 한 주가 특별하게 느껴지는데, 그 이유는 두 달 반이라는
아이들의 길고 긴 방학이 끝나고 개학했기 때문이다.
정말 언제 끝나나? 끝이 있긴 한 걸까 싶었는데 막상 그 시간들을 다 보낸 지금 조금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그렇지만 그 감정은 그때뿐, 책가방을 실내화 주머니를 이고 지고 가는 아이들의 모습이 그렇게 사랑스러울 수가..
앞으로는 절대 이렇게 길고 긴 시간들을 온전히 함께 있는
시간을 가지기는 사실상 불가능인 것만큼 아이들에게도 나에게도 뜻깊은 시간이었고 무더웠던 한여름의 꿈같은 순간들이었다.
어느 순간 아이들과 거의 온종일 붙어있는 것이 적응되어서 오히려 조금 떨어져 있으면 이상하고 보고 싶은? 그런 마음까지 생겼으니 서로에게 많은 영향을 끼친 하루하루였다고 말하고 싶다
방학 잘 보내서 좋고, 개학해서 좋은데 왜인지 마음 한편에 찝찝하고 불편한 마음이 감정을 짓누르는 것이다.
그게 무슨 감정을 다루지 못해서 그런 걸까 생각해 보다가 몇 가지 원인들을 알아낼 수 있었는데 그중 하나는 주말,
남편과 길거리를 지나가다 예전 직장에서 일할 때 겪었던
진상이라고 느꼈던 사람이 지나가길래 그 사람에 대해 좋지 않은 말들을 하며 걷던 그때 무심결에 고개를 돌렸는데..
내 옆쪽으로 창문이 훤히 내려간 차 안에 그 진상의 가족이 앉아서 우연인 건지 나의 말을 들어서였는지 순간 눈이 딱 마주친 것이다. 어매
정말 들었는지 못 들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이런들 저런들 내 마음속엔 찝찝함이 가득했고 역시 언제 어디서든 말조심의 중요성을 강하게 느끼게 되었다
그것도 그건데 아이들의 하교하는 모습 속 내가 있으니 버퍼링 걸리지 않고 부드럽게 물 흘러가듯 이곳에서 저곳으로 옮겨지는 상황이 느껴지니 좋았는데 좋으니 자꾸 욕심이 나기 시작하며 마음이 불편해졌다.
분명 아이들의 방학 동안만 쉴 것이라고 시작했던 나의 쉼이었으니 개학한 이젠 다시 시작할 때가 되었는데 마음이 일하는 것에 따라가지 못하는 그 마음의 욕심.
그렇다고 아예 손을 놓고 있을 수도 없고 올라온 구인 내용들을 보면 나이 든 경력이든 구하는 조건이 모두 맞을 순 없겠지만 맞지 않는 것들이 많으니 막막해지기 시작하며 불안이 깃들어왔다
이러다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면 어쩔까? 내가 갈 곳이 있을까? 내가 이곳으로 가는 것이 맞는 건가? 끝없는 고민들이 불안으로 변해 한숨만 절로 나오게 만들어버렸다.
이렇게 무기력하고 부정적으로만 생각하며 살기 싫은데 그런데, 그래도 도저히 마음이 나아지지 않는다
이런 작은 감정에도 이렇게 이리저리 쉽게 끌려가는 내 마음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주변 엄마들을 보며 스스로를 비교하는 내 마음 때문에도
힘든 하루였는데 그걸 아는지 신기하게도 아들이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며 선생님이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건 바보라고 좋은 걸 보면 나도 그렇게 잘해야지 생각하고
따라가는 것이 맞는 거라고 그러셨다고 그래서 자기는 좋은 것을 더 따라 하며 칭찬을 받을 거라는 말을 하는데..
상당히 마음속에서 쿡쿡 찔렸고 말하진 않았지만 나보다
낫다 싶어 부끄럽기도 했다
그 말을 듣고 여러 생각을 하던 중.
매일 저녁 자녀의 기도라는 말씀이 적힌 글들을 읽는데,
오늘의 말씀은 연약한 존재라 실수하고 넘어지기도 하겠지만 자비로 용서해 주시니 담대히 일어나라는 말씀을 접하게 되었다.
오늘의 나의 감정들에게 매우 와닿는 말씀이었고 정말 내 마음을 꿰뚫고 읽도록 이어주신 거 같아 그나마 마음이 많이 괜찮아졌다. 실수하는 연약한 존재라는 그 말.
연약하기에 실수할 수 있다는 그 울림의 말.
다신 같은 실수 하지 않도록 이끌어주심에 다시 한번 명심해 보고 다짐해 본다. 나는 기본적으로 자존감이 상당히 낮은
사람이라는 것을 너무나도 뼈저리게 느끼며 나를 돌아봐야겠다고 그것을 채우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꼭 나쁜 것이라고만 느끼지 않을 수 있는 이유를 찾았으니
그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말하고 싶은 그런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