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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 앞에서는 장사 없지

[6] 걱정 끝

by 은조

개인적으로 여행의 묘미는

그 지역에서 유명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는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

그 부분을 상당히 중요시하는데..


아주 오랜만에 갔던 강릉에서의 여행 첫날

한파로 인해 밖에 돌아다니기가 힘든 날씨였다

그러니 야외로 나갈 엄두가 나지 않아

호텔에 체크인 후 무언가를 시켜 먹기로

계획을 변경해야 했다.


속초에서의 경험으로

대수롭지 않은 계획이었다


이야기 끝에 회 먹기로 합의 보고

배달 어플을 켜서 찾아보는데

어. 머. 나

배달이 마땅치가 않은 것이다


겨우 찾은 한 곳은 너무 늦게 여는 것.

그렇게 배달시킬만한 곳을 계속해서 찾아가던 그때

이른 아침부터

부지런히 움직인 탓인지

피곤함이 순식간에 몰려왔다


이미 출발할 때 여행의 설렘을 사라져 가고

기분이 다운되어 가던 그때!

후기를 찾고 찾아 겨우 마음에 드는 곳을

발견해 체크인 시간에 맞춰 주문을 성공했다


그리고

얼마뒤 체크인을 하기 바로 직전


이렇게 맛깔난 회가 도착!


조금은 신난 마음으로

일단, 체크인 먼저 한 뒤

짐을 꺼내 방으로 다 올려놓고

호텔 편의점으로 가서 곁들일 음료(술)를 사러 갔다


무엇을 고를까 고민하는데

남편은 옆에서 다른 사람에게 맡겨두고 온

사업장에 자잘한 문제들로 기분이 좋지 않아 보였고

신경을 쓰지 않기에 결국 내가 먹을 것들만 사서

정신없이 방으로 돌아왔다


걱정 가득하고 마음이 좋지 않은 남편 모습과

깊은 피곤함까지 몰려오다 보니

나 또한 생기를 잃어가고 있었는데....


배달 온 회 뚜껑을 딱 연 남편은

꽤 만족스러웠는지 기분이 조금 나아졌고

처음엔 먹는 둥 마는 둥 핸드폰만 부여잡고 있다가

어느새 다 해결이 됐는지


애써 텐션을 다시 올리려 노력하며

이제 맛있게 먹자며 큰소리로 말했다


남편의 어설픈 텐션에 따라

억지로라도 나의 텐션도 올리려 노력했고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땐

억지가 아닌 음료(술)의 힘으로

기분이 한껏! 좋아진

여행 첫날의 저녁이었다


만약 회의 상태가 좋지 않았다면?!

어우, 그 결말은 상상하기도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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