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아지트
오랜만에 남편과 데이트 다운 데이트를 했다
그 속에는 아들이 자유시간을 원해서였는데
겉으로 집에도 못 들어간다고 우는 소리했지만
마음속으로는 아들에게 상당히 고마워하고 있었다
어디를 가야 제대로 즐길 수 있을까
고민을 가진채 걷기 시작했다
남편과 참 잘 맞는다
서로 걷는 걸 좋아하니-
걷다 보니 옆 동네에 금방 도착했고
또다시 시작된 어디 갈까? 고민했지만
걸어오며 이야기 나왔던 남편의 아지트로
자연스레 발길을 옮겼다
아주 오랜만에 방문한 곳!
사장님도 남편도
서로를 보며 많이 반가워했고
그 모습을 보는 나도 설레었다
피자를 주문하고 기다리며
먼저 맥주 한 잔 짠~!
분위기도 좋고
기분도 좋고
색다른 맥주잔
차가운 맥주가 청량함을
불러일으킨다
피클의 시큼함?을 싫어하는 나도
이곳만의 특별한 오이 피클이
어찌나 입맛을 자극시키던지!
처음엔 왜 이렇게 많이 주셨나 싶었지만
먹다 보니 순식간에 사라져 갔다
피자와 먹지 않아도 맥주랑 만이라도
찰떡궁합을 자랑하던 오이피클
평소 아이들과 있을 땐
잘 먹지 않았던 마르게리따 피자!
색도 알록달록
너무 예뻐서 따로 찰칵!
그렇게 피자와 오이피클과 맥주를
먹다 보니 배가 불러왔고
그럼 그만 먹을 법도 하지만?!
참 잘 맞는 우리 부부는 멈추지 않고
덜 배부른 오징어 안주를 선택했다
물론 완전체 네 명으로 함께 있을 때
안도감과 행복감이 올라오지만
가끔 이렇게 둘만의 시간을 보낼 때면
잠시나마 연애 때 기억 속 빠져 착각하며
그때 그 설렘이 솟아올라 행복해진다
나에게 이런 행복을 느끼게 해 주기 위해
남편은 피곤하고 힘들어도 끝까지 위해주고
분위기 맞춰준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니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가끔 미웠던 순간이 있었더라도
눈 녹듯 다 사라져 버리게 된다
내가 말했던가?
고맙고 사랑해 남편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