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명동 칼국수
이번 명절, 설날은 나에겐 꿀 같은 시간들이었다
원래라면 하루는 시댁에
하루는 엄마네 집에 편치 않은 마음으로
왔다 갔다 했을 테고 그러다 보면 길다고 느꼈던
연휴가 순식간에 끝나는 울적한 사태가 펼쳐졌는데
이번 명절은 그렇지 않았다는 것!
제대로 푹~ 쉬고, 푹~ 자고 놀고먹고 하며
몸도 마음도 편한 날들을 만끽할 수 있었다
연휴 중 하루, 아침에 눈을 뜨고
남편과 이야기를 나누다 결론은 이곳!
명동칼국수에 다다랐고 말 나온 김에
가자! 하고 후다닥 씻고 준비해서
오픈 시간보다 빠르게 도착했는데...
분명.... 도착.. 했는데??!!
예상하면서도 설마 했던 웨이팅 줄이 있었다
그렇지만 포기하고 싶지 않았고
나름 기다릴만한 줄이라고 생각했기에 기다렸다
오픈시간 몇 분이 지난 뒤부터 차례차례 입장 후
주문을 마치고 자리에 앉았다
빠르게 돌아가는 곳이니 만큼 바로 주문한
음식들이 나왔다
기대하며 한입 싸악 먹어보니
칼국수, 국물을 말할 것도 없고
면발도 쫄깃~!! 환상
마늘이 잔뜩 들어간 이 김치 또한
말할 것 없이 칼국수와도 최고의
조합을 이루었고 계속해서 손이 가는
마성의 맛을 가진 김치였다
칼국수만 먹으면 후회할 거라 생각해
너무 배부를까? 하면서도 주문한 교자만두
먹지 않았으면 엄청난 후회를 남길뻔했다
크지 않은 만두 속 육즙이 가득 차있고
부드러운 속이 함께 어우러져 있었다
여기다 김치도 같이 먹으면
크으~ 환상!!
누군가에겐 기다려지고 즐겁고 행복한 명절이
나에겐 그 어느 때보다도 혼자임을 증명시켜 주는
쓸쓸함의 끝을 달리는 그런 날이었다
그러나, 꿈꾸던 결혼을 하고
품고만 있던 원하던 가정을 이루고 난 뒤에야
비로소 명절의 즐거움을 알게 된 것이다
이제야 난 명절이 좋고
이제야 난 명절이 기다려진다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맛있는 것을
해 먹기보단, 사 먹으며 즐기는
그 하루하루들이 소중하고
그 속에서 더 이상 쓸쓸함 따윈
느끼지 않게 되었으니 가족이란,
얼마나 큰 복이란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