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뜨끈한 수제비
이곳은 우리 가족의 제일 오래된 단골집이다
처음 갔을 때가 거의 9년 전?!
이사 간 동네에서 알게 된 곳이고
처음 방문했을 때
둘째는 애기띠 매고 다니던 곳이었는데
그 아이가 초등학교 2학년이 되었으니
정말 오래된 추억이 담겨있는 곳이다
나를? 우리를?
단골로 만들어준 얼큰 칼국수!
처음 이 음식을 먹고 나서
얼큰하면서 맑고 진한 국물 속
부드러운 수제비 맛에
완전히 빠져버려 일주일에 두세 번씩 먹어댔다
지금과는 다르게
뭐 먹을래? 하면 무조건 얼큰 수제비!
그때나 지금이나
언제 먹어도 질리지 않고
언제 먹어도 끌리는 맛인 건 똑같다
이날은 유독 김치까지 맛있었다
그리고 이날은 나의 쉬는 날이었다
아직도 냉면에 푹 빠져있기에
원래 같으면 냉면 먹으러 갔겠지만
너무 추운 날씨로 마음을 접고
이곳으로 달려가
몸도, 마음도 뜨끈해지는
수제비를 먹은 것이다
밖에 나가 먹는 것이 귀찮을 테지만
쉬는 날 내 기분을 맞춰주기 위해
몸을 일으킨 남편에게 고맙고
사실 남편도 이곳의 흰 수제비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미안하진 않다
지금껏 지나온 세월 속
이곳 사장님과 직원분들과도
친밀하게 지내고 있는데
그 인연이 참 감사하다고 느끼는 요즘이다
서로가 서로를 기억하고
지내온 시간에 대해 서로 웃으며 소통하고
이야기 나누는 그런 관계가 정말
뜨끈한 사이지 않을까?!
얼큰 수제비, 참! 맛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