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그만둘 거야

by 은조

일하면서 느껴야 하는 기분 더러움은 하루에도 몇 번씩 있었고 일상이 그런 식으로 반복되다 보니 짧은 순간 퇴근하면서도 퇴근해서도 집에 가서도 기분 더러움이 사라지지 않았다.


그 기분은 온전히 나의 정신을 지배했고 내 주변 사람들에게도 비칠 수밖에 없었다. 그러면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몸도 힘들고 마음도 힘드니 부정적으로 변해가고 모든 것에 아무런 의욕도 사라져만 갔다.


그 감정은 더해져 아침에 눈을 뜨는 출근해야 한다는 생각에 불행해졌고 하루를 시작하기도 전에 하루를 끝마치고 싶기만 했다. 출근하며 걸어가는 길에도 내가 다시 이 길로 집으로 돌아갈 순 있을까? 하는 알고 있는 사실에도 부정하는 상황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나는 그렇게 죽지 못해 살고 있었고 살아있기에 일을 계속해야 했다. 이런 마음을 나와 가장 가까운 남편에게 고백하기가 어려웠다. 사실 나 스스로도 나약한 건 아닌지 의심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물렁 물렁하다고 생각했기에-


나조차 내가 너무 굳세지 못한 건가, 모든 사람들이 일을 하다 보면 나 같은 상황을 반드시 겪을 텐데.. 그렇다고 그럴 때 모든 사람이 나와 같은 감정을 느끼고 나처럼 행동하지 않을 텐데..


가족, 친구 등등 주변 시선이 두려웠고 그것을 판단받을 것이 무서웠다. 그래서 안으로 삼켰다. 힘들어도 스스로를 다그치며 이런 건 다 참으며 사는 거라고 너만 힘든 거 아니라고 약해질 거 같을 때면 더 심하게 왜 이렇게 나약하냐고 비난을 퍼붓고 견디며 모두가 잠든 저녁 술을 눈물로 흘려보내야 했다.


그런 생활을 얼마쯤 이어갔을까?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 이 눈을 영원히 뜨지 않아도 괜찮을 거 같은데. 스무 살, 세상에 아무 미련이 없을 때처럼 다시 지나가는 차들이 무섭지 않고 시간이 소중하지 않게 되고 두려움이 사라지면서 더 이상 살고 싶지 않다는 걸 인지하게 되었다. 점심시간에-


한 동안 놓고 있던 글을 꾸역꾸역 써보고자 한 글자 한 글자 눌러가던 내 손이 만들어낸 문장에 그 세상에 보인 것이다.


그 순간 확고하게 마음을 다잡아야 했다. 남편에게 이야기를 해야 했다. 나만을 생각해야 했으니, 그만둘 것이라고 말해야 했다.



keyword
월, 화, 수, 목, 금 연재
이전 06화6. 그렇게 잘못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