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새로운 곳에서 일한 지 일주일쯤 되어갈 때였을까?!
토요일, 늘 환자가 많아 바쁜 곳이지만 그중 토요일은 정말
대기 순서가 줄지 않는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정도인데...
그날도 토요일이었고 진료실에서 모든 것이 익숙하지 않지만 버벅거림 속 나름 원장님의 호흡에 맞춰 최선을 다해 어시스트를 해나가고 있었다.
많은 환자들 중 열이 나는 환자가 왔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갑자기 원장님은 나에게 “ 듀얼키트 주세요”라고 말을 하셨다.
듀얼? 듀얼? 그래.
독감이랑, 코로나를 동시에 검사하는 키트를 듀얼키트라고 한다는 건 알고 있고 한 번 5년 차 선생님이 어디 있다고 알려주긴 했는데..... 막상 찾으려고 하니 어딨는지 모르겠는 것이다.
그래도 독감키트 있는 곳은 알고 있었고 그 비슷한 곳 어디 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찾다가 독감키트를 일단 하나 뜯어 논뒤 다른 키트는 도저히 못 찾겠어서 밖에 대기실 접수에 있는 5년 차 선생님한테 물어보고자 달려 나간 사이.....
진료실 안에서는 “이거 아니야아아아아아아아아”
순간 내 귀를 의심했다. 그 안에 환자도 있고 밖에 환자들도 있는데 소리를 지르며 아니라고 샤우팅 하는 원장님의 태도를 눈으로 보고 귀로 들었지만 쉽게 받아들일 수 없었다
일단 충격은 마음에 숨기고 밖에서 물어보고 알려준 대로 듀얼키트를 찾아 검사를 끝냈다. 검사 마친 환자는 다른 방으로 안내해 준 뒤 원장님은 독감키트 뜯은 걸 다시 싸놓으라고 했는데 순간 바로 그 모습이 괜한 꼬장을 부리는듯한 모습이라고 강하게 느껴졌다.
그래도 하라면 해야 하니 5년 차 선생님한테 뭘로 싸놓냐고 물어보니 순간 당황한 표정을 지었고 고개를 양쪽으로 저으며 그냥 두면 된다고 말하였다. 그건 꼬장이 맞았던 것
기분이 황당하고 어이없기도 하고 이상하기도 하고...
암튼 검사 기다리는 시간을 틈타 기구를 세척하고 있는데
갑자기 원장님이 나에게 누가 봐도 (따. 지. 러. 왔. 다.)의 걸음으로 성큼성큼 다가오더니 정색을 하며 검사 대기하는 방에 접종한 애기를 두면 어떡하냐고 엄청 뭐라고 하는 것
알고 보니 대기하는 방이 두 개가 있는데 하나는 검사 후 대기하는 곳이고 하나는 접종 후 대기하는 곳인 것이었다. 근데 내가 그걸 반대로 안내했던 것이다.
아니 그걸 처음부터 방의 쓰임을 제대로 말해주지 않았는데 내가 어떻게 알겠는가? 아닌가? 그냥 그건 내가 처음부터 알고 있어야 하는 거였나?
그렇게 두 번의 까임을 당하고 퇴근한 뒤 집으로 걸어오는 동안 어떻게든 내 코투리 잡으려는 것이 확실하다고 느껴졌고 내가 그렇게 잘못한 건가? 생각이 들며 서러워졌고 인성도 덜 됐으며 사람에 대한 배려고 없는 이런 사람은 정말 곁에 있기엔 아니라는 생각이 강하게, 아주 강하게 들기 시작했다.
이렇게 기분이 더러운데 어떻게 일을 할 수 있겠는가?!
난 자신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