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오신 분이 오고 난 후 인수인계 기간이 되자 마음속 큰 부담감이 사라져 가니 부디 끝나는 날까지만 큰 실수 없이 유종의 미를 거두고자 다짐하며 있는 동안 꾀부리지 말고자 매일을 다짐하고 내 안에선 최선을 다하며 일을 하고 있었지만 이방인이 된 것만 같은 느낌은 어쩔 수 없었다.
모두가 나를 불편해하는 그 느낌, 떠날 사람이니
그러니 평일 하루 쉬는 날은 더욱 달콤하게 다가왔고 특히
이번 쉬는 날은 나에게 더욱 특별했는데 왜 그랬냐, 나의 새로운 앞날이 좌지우지되는 순간이었으니 말이다.
수요일, 기다리던 연락을 받고 날을 잡았던 시간에 맞춰 면접을 보러 갔다. 지금 다니는 곳과는 다르게 집에서 버스를 타야 하지만 거리가 멀지는 않아 금세 도착했다.
큰 병원 입구, 북적북적한 사람들 사이로 높은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면서부터 벌써 느껴지던 위압감..
9층, 안내받은 대로 간호과 문 앞에 서서 심호흡을 한 번 푹 내 쉰 뒤 노크를 두 번 똑똑! 했고 안에선 네, 들어오세요.라는 차분한 어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떨림과 미소를 담은 얼굴로 문을 열었고, 밝은 목소리로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첫인상부터 느낌 좋은 간호과장님이 반겨주셨고 한참 이어진 면접. 분명 나를 마음에는 들어하신 거 같은데 아직 몇 명의 면접이 더 남았다고.. 그래도 결과여부는 늦어도 금요일까진 연락을 주신다고 하셨다.
그렇게 또 한 번의 인사를 한 뒤 그곳에서 빠져나와 집으로 돌아오는데 길이 이상하게 어딘가 찝찝했고....
그 찝찝한 마음은 집으로 돌아와 남편과 이야기하며 이유를 알아내고 풀 수 있었다. 일단, 원래 받던 것보다 월급을 많이 깎았고 공휴일도 다 쉬는 것이 아니라고 하니 휴일이 거의 없고.. 걸어서 출근하는 지금과는 달리 버스를 타야 하니 거리가상대적으로 멀었던 것.
솔직히 그렇게 따지고 보니 단지 큰 병원이라는 것이 것 말고는 딱히 더 좋은 건 없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남편은 어차피 오래 일 하려면 이렇게 큰 병원에서 일해야 좋은 거라고 하니 그건 또 맞는 말이지만 그보단 사실
이 병원에 취직하고 싶은 진짜 마음은..
지금 직장에서 퇴사하고 며칠 쉰 뒤 바로 딱 이곳에서 일하게 되면 걸림돌 없이 일사천리로 착착 부드럽게 진행되면서 한 번에 계획한 대로 이루어지니 얼마나 좋은가? 그렇게 쉽고 편하게 길을 이루고 싶은 마음과 나는 될 사람이라고 증명하고 나타내 보이고 싶은 마음이 컸던 것이었다.
그래서 마음속에선 돼도 좋고 안되면 말고라는 이중적인
양면의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되길 바라는 더 큰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초조함으로 보냈다는 게 맞다.
목요일은 신경 안 쓰고자 하니 안 쓸 수 있어 그냥 평상시처럼 보냈지만 연락 준다는 금요일은 온 신경이 모두 핸드폰에 초집중되었다.
쓸데없는 문자 하나하나에도 빠르게 반응했고 모르는 번호의 전화도 울리자마자 받으며 반응하고 점심시간이 되면서는 더욱 심해졌다. 그렇게 기다려도 2시가 넘도록 연락이 오지 않으면서 안 됐구나 생각하며 남편에게 안 됐나 보다 이야기했지만 속으로는 백 프로 포기하지 못하고 은근한 마음으로 계속해서 기다리고 있던 중 5시가 넘어 연락이 왔다
간호과장님이 두 분인데 한분이 개인 사정으로 자리에 안 계셔 이야기를 못 나눠 월요일까지 답변을 주겠다는 애매한 내용의 문자.
된 것도 안된 것도 아닌 사람 애태우는 내용.
금요일까지 기다린 것도 힘들었는데 주말을 또 애태우는 마음으로 보내야 한다니.. 안 됐구나 싶었지만 조금의 희망을 포기하지 못해 마음에 품은 채 알겠다는 답장으로 마무리 후 허무한 금요일과 주말을 보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