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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니램프 Aug 05. 2023

작심삼일 이제 안녕 (2)

배추 셀 때나 하는 것이 포기다

절대 포기하지 말라.

당신이 되고 싶은 무언가가 있다면,

그에 대해 자부심을 가져라.

당신 자신에게 기회를 주어라.

스스로가 형편없다고 생각하지 말라.

그래 봐야 아무것도 얻을 것이 없다.

목표를 높이 세워라.

인생은 그렇게 살아야 한다.    

 

- 마이크 맥라렌     




나에게 실패란 성공하기 전까지의 모든 과정과 같다고 생각한다. 항상 특출 나게 잘하는 것은 없었고 끈기도 약했던 나는 실패로 가득한 인생이었다. 지금도 역시 실패와 다투고 있다. 실패를 함으로써 ‘나는 왜 이럴까’, ‘나 자신과의 약속도 안 지킬 거면서 누가 나를 믿어주길 바라는가’라는 속삭임 속에서도 계속해서도 나는 실패 앞에서 주저앉지 않는다. 마치 복싱이라는 게임에서 상대에게 무지하게 얻어맞아도 계속해서 공격한 상대에게 끝까지 상대하려는 자세와 같은 마음으로 계속 라운딩을 펼치고 있다.      




항상 실패와 함께 하다 보니 실패와 다투지 않고 내 삶에 함께 가야 할 동반자라고도 보인다. 나에게 의미 있는 성공이라는 단어가 명확히 오기 전까지는 그렇지 않을까 싶다. 앞 단락에서 말한 것과 같이 작심삼일이 바로 나였다. 정말 싫은 것을 제외하고는 꼭 해야만 할 것은 포기하지 않았던 것 같다.      




앞 장에서 나의 글을 읽었다면 알 수 있는 에피소드 중 하나를 다시 꺼내보려 한다. 그것은 바로 쇼트커트사건이다. 초등학생 3학년에 이제 올라가는 나를 왜 이렇게 만들었냐면서 엄마 앞에서 엉엉 울고 또 울었다. 역시나 등교를 하니 내 머리를 보고 친구들이 많이 놀렸다. 특히 남자아이들이 내 머리를 가지고 남자 같다며 맨날 놀렸다. 사실 20대 후반까지도 그 생각만 하면 억울하고 분했다. 엄마는 도대체 왜 딸의 머리를 그렇게 자르라고 권유했던 것인가 하고 말이다. 그렇게 학교에 정말 가기 싫은 학생 중 하나였다. 



     

그렇게 초등학교 3학년 때는 특히나 소심한 아이로 지냈는데 엄마께서 항상 반장을 해보라고 하셨다. 난 정말 엄마 말을 잘 듣는 아이 중에 하나였던 것 같다. 그 조용하고 목소리가 기어 들어가는 아이였지만 매 달 반장선거에 나갔다.      




소심하고 조용한 남자 같은 머리를 한 나는 인기라곤 눈 꼽만큼도 없었다. 그래도 계속해서 나갔다. 표는 항상 한 표나 두 표였고 매달 떨어졌다. 나도 왜 그런지 모르겠으나 포기를 몰랐다. 결국 12월에는 친구들의 대부분이 나를 반장으로 뽑아주어 반장이 되었다. 그렇게 나의 우울한 3학년은 막을 내리고 그 누구보다도 활발하게 4학년에 진학하게 되었다.      




시간이 흘러 중학교 3학년 때는 인문계 들어갈 성적이 딱 턱걸이였다. 한두 개만 틀려도 인문계 학교에 진학을 못 할 상황이었다. 그때는 연합고사라는 시험을 치러 고등학교를 선택하여 진학할 때였다. 매번 담임 선생님이 걱정하셨다. 그래도 나는 인문계에 들어갈 것이라고 선생님께 말씀드렸다. 잘하진 못했지만 시험 전날까지 포기하지 않고 공부했다. 시험 날에 시험지를 받아보니 마지막 날까지 공부했던 내용들이 연합고사 시험에 거의 흡사하게 나오게 되어 문제를 술술 풀어갔다.   



   

결국 포기하지 않았던 나에게 인문계 고등학교 진학을 선물해 줬다. 정말 딱 턱걸이로 합격했다. 나의 인문계 고등학교 진학은 나의 곁에 평생 친구들을 선물해 줬고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해 주었다.     



  

다른 자격증 시험들을 공부해도 붙을 듯 말 듯 공부했지만 그래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결국엔 몇 점 차이로 합격해 왔다. 그로써 나에게는 무한한 기회가 열렸다. 힘들어도 주저앉고 싶어도 포기하지 않을 때 나에게 성취감이라는 달콤한 열매를 맺게 해 주었다.      




나는 여전히 지금도 실패와 함께한다. 내가 세운 수많은 계획의 루틴들과 씨름을 하고 있고 어떤 날은 실패를 하기도 한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으려고 한다. 계속해서 씨름하는 중이다. 이 또한 달콤한 열매를 맺기 전의 과정이지 않을까 싶다. 




나는 실패해도 계속 일어나는 포기가 뭔지 모르는 오뚝이처럼 살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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