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딱한 오아시스
저녁 6시 학술지 1차 심사 결과가 나왔다. 결과는 수정 후 게재라는 결과다. 리젝이 아니라 다행이지만 수정해야 할 내용들을 보니 머리가 아파온다. 이번주는 학위논문도 수정하려고 계획해 놓았는데 학술지 수정 기간을 보니 학술지가 먼저인 것 같다. 저녁 6시에 받은 문자라서 오늘까지만 쉬고 내일부터 집중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당분간 달달한 구움 과자의 힘을 빌려야 할 것 같다. 조금씩 브런치에 글을 적은 것을 살펴보니 나는 달달한 것들을 선호하는 것 같다. 그중 달달한 음료 중에서도 천연 음료를 선호한다. 소스로 만들어진 음료들보다 생과일주스나 착즙 주스를 좋아한다. 느끼하지 않고 상쾌하다. 올해 들어 가장 많이 마신 천연 주스는 작은 공처럼 생긴 것이 특징이다.
공처럼 생겼지만, 겉껍질이 갈색에 가깝고 굵고 딱딱하게 둘러싸여 있다. 이 겉껍질은 코코넛을 보호하고 외부 충격으로부터 안전하게 보존해 준다. 단단한 껍질 덕분에 열대 지역에서 여기까지 신선한 상태로 나에게 전달된다. 마치 한줄기의 오아시스와도 같다. 코코넛은 수분과 영양소가 풍부하며 열대 지역에서 수분 보충용으로 많이 섭취된다. 특히 칼륨, 마그네슘, 칼슘, 비타민C, 비타민 B 등 다양한 영양소가 들어있어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건강에 좋은 음식을 챙겨 먹는 것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맛도 좋고 영양도 좋은 코코넛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지금도 역시 글을 쓰기 전 코코넛 한 통을 뚫어 마시면서 글을 쓰기 시작했고 현재 두통째 구멍을 뚫었다.
코코넛을 보면 외강내유인 모습을 가진 듯하다. 겉을 보기엔 단단한 모습으로 먹기 힘들고 까다롭지 않을까 싶지만, 코코넛의 내부에는 흰색의 열매와 부드럽고 촉촉한 천연 주스를 품고 있다. 나는 가끔 생각한다. 내가 과연 외유내강인지, 외강내유인지 말이다. 내가 생각하는 나의 모습은 외유내강에 가까운 것 같기도 하다. 연약해 보이는 체격이지만 대범한 모습도 많다. 해야 할 말도 잘 못 할 것처럼 소심해 보이기도 하지만, 많은 사람 앞에서 서는 모습을 보면 나라는 사람이 기특하다. 긴장을 자주 하는 편인데, 많은 사람 앞에서 내 이야기를 스스럼없이 하는 모습을 보면 코코넛과 반대되는 외유내강형인 것 같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코코넛처럼 외강내유인 모습도 튀어나오겠지만 그 무엇이든 좋다. 그게 나지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