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점
비가 보슬보슬 내리는 날이 좋다. 잠이든 새벽녘에 비가 갑작스럽게 내리는 것은 반갑다. 아침 햇살로 맞이하는 아침보다 잠을 푹 잘 수 있는 밝기라 좋고, 빗소리도 좋다. 비가 내리는 날에는 나 자신이 유난히 더 빛이 나는 것 같기도 하고, 기분이 좋다. 비가 오는 날에 도서관을 가는 것도 좋고, 운치 있는 카페에 가는 것도 좋다. 요즈음에는 비가 오는 날에 항상 교육이 있었다. 여러 가지 자기 계발에 관련된 교육을 들으러 가는 날엔 자주 비가 내렸다. 오늘도 역시 교육을 가는 날이었고, 비가 내렸다.
교육을 듣기 전에 주기적으로 하던 머리를 하려던 참이었지만, 안내되었던 것과는 다르게 내가 원하는 시술이 아니어서 그대로 다시 나왔다. 시간을 내서 미용실에 왔는데 허탕을 쳤다는 생각을 잊기 위해, 올리브영에 들어가 헤어 단백질 제품들을 구매한 뒤, 맛있는 브런치가 먹고 싶어 네이버 검색창에 브런치 카페를 검색했다. 전주 ‘아카시아’라는 브런치 카페로 향했다.
브런치는 아침과 점심 사이의 식사로서 아침과 점심요리를 혼합한 식사 스타일이다. 브런치라는 용어는 19세기말 미국에서 등장했다. 워드워즈 호텔(Wordworth Hotel)의 식당장 Guy Beringer가 1895년에 "Brunch: A Plea"라는 에세이를 발표하여 이 용어를 제안했다. 그는 브런치를 "술 빈 병을 삼키는 것"으로, 특히 토요일 밤의 술자리 뒤에 다음 날 아침을 건너뛰지 않고 늦게 먹는 식사로서 소개했다. 브런치는 미국에서 특히 20세기 중반 이후에 큰 인기를 얻었으며 미국의 도시에서는 주말에 브런치 레스토랑이 등장하며 친구와 가족과 함께 늦은 아침 식사를 즐기는 것이 인기를 끌었다. 시간적으로 다양한 종류의 음식을 포함할 수 있었고 다양한 사회적 모임의 기회로 활용되고 있다. 이는 브런치가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며 대화하거나 여러 요리를 함께 공유하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카페에 도착했고 비가 오는 날이었지만 이미 만석이었다. 하지만 다른 한 자리가 남아있었다. 남은 자리에서 브런치를 먹기로 하였다. 비가 쏟아지는 날이어서 그러는지 아점 시간이지만 사람들의 목소리에 힘이 가득했고 소리가 웅장했다. 브런치 카페에 있는 음식들은 뷔페식으로 담아 먹을 수 있는 구조였다. 음식들이 전부 신선해 보이고 좋았다. 요새 파스타가 너무 먹고 싶었는데, 마침 있어서 반가웠다. 자리를 잡은 뒤, 본격적으로 음식을 담기 시작했다.
머리로는 샐러드부터 시작을 해야 했지만, 본능적으로 빵부터 담았다. 빵 위에 연어가 올려져 있고 그 위에 적색 양파가 올려져 있는 샌드위치 같은 형태였다. 보기만 해도 맛있어 보였다. 차근차근 먹고 싶은 것들을 담아 자리로 돌아왔다. 하나씩 음식을 음미했다. 연어 샌드위치는 환상적이었다. 나의 미간이 저절로 행복함을 표현하며 감탄했다. 먹고 싶던 파스타 맛도 일품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그동안 못다 한 수다를 떨며 브런치를 즐길 때, 나는 온전히 음식에 집중하며 소통했다. 브런치 카페에 오고 싶었지만 갈 상황이 안 됐었고 함께 시간을 맞춰 올 사람이 없었기에 혼자 오랜만에 들렸지만 조금은 외롭긴 했고 그로써 자유로웠다. 일상의 혼란과 바쁨에서 벗어나 느긋하게 식사를 즐기며 눈과 입이 즐거움을 얻어 행복했다. 그렇게 비가 내리는 어둑한 하늘 아래에 분위기 있는 혼밥 브런치는 나쁘지 않았다.